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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이 일본 귀화한 셈" 엘클라시코 뒤집은 충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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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재민의 ‘빨간 맛 축구’

이번 주 ‘레드재민의 빨간 맛 축구’는 엘클라시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홍재민 기자는 영국 버벡칼리지에서 축구산업 경영을 공부했고, 오랜 기간 유럽 축구를 취재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The JoongAng Plus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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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257번째 ‘엘클라시코’ 도중 언쟁을 벌이는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어(왼쪽)와 바르셀로나의 쥘 쿤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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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명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유서 깊은 라이벌전 ‘엘클라시코(El Clasico)’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레알은 지난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32라운드에서 주드 벨링엄의 결승골에 힘입어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3-2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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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레알은 정규리그 7연승 행진과 함께 시즌 25승(6무1패)째를 거두며 리그 선두(승점 81)를 달렸다. 7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2위 바르사(70점)와의 격차를 11점으로 벌렸다. 아울러 통산 257번째 엘클라시코를 승리로 장식하며 역대 전적에서도 105승52무100패로 근소한 우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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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클라시코는 매년 전 세계 축구팬 6억5000만 명이 시청하는 클럽 축구 최고의 빅 매치다. 단순히 강자끼리 격돌해서가 아니다. 엘클라시코의 90분에는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정치·이데올로기가 몽땅 담겨 있다. 특히 선악 구분이 뚜렷하다. 레알은 ‘힘센 악당’, 바르사는 ‘핍박받는 주인공’이란 인식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다윗과 골리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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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과 바르사의 이미지는 뚜렷하다. 레알은 권력과 부, 중심 등을 떠올리게 한다. 카톨릭의 순백색 유니폼, 스페인 왕가를 상징하는 보라색이 팀 컬러다. ‘레알(real)’이라는 명칭 자체가 ‘로열(royal·국왕의)’이란 뜻이다. 레알 소시에다드, 레알 사라고사 등 스페인 왕가의 공인을 받은 몇몇 클럽만 구단 명칭에 ‘레알’이란 명칭을 사용한다. 홈 경기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 금융 중심가에 있다. 서울로 치면 여의도나 테헤란로 한가운데에 홈그라운드가 있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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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의 반대말은 바르사다. 마드리드에서 동쪽으로 600㎞ 넘게 떨어진 카탈루냐 지방을 본거지로 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스페인 국적이지만, 정체성을 카탈루냐에 둔다. 카탈루냐어는 스페인어(카스테야노)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르다. 왕정이 아니라 공화정, 보수보다 진보를 추구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카탈루냐는 돈까지 잘 번다. ‘스페인의 유대인’이라는 표현이 스페인 내에서 카탈루냐 사람들이 갖는 이미지를 잘 말해준다.

◆누가 천사, 누가 악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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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팬의 눈에는 레알이 ‘빌런(악당)’, 바르사가 ‘히어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에서, 리오넬 메시가 바르사에서 각각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었다는 사실도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다. 지금도 바르사는 고된 재정 상태를 간신히 버티는데, 레알은 갑부 회장 덕분에 승승장구하는 것 같아서 괜히 얄밉다. 독재자 프랑코와의 연관성은 레알의 악당 이미지를 심화시킨다. 1970년대 수퍼스타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는 독재자 프랑코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레알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바르사와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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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의 정체성은 ‘대기업이나 재벌이 아닌 팬들이 직접 운영하는 축구팀’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소시오(socio·시민 주주)와 바르사의 관계를 ‘축구판의 낭만’처럼 여긴다. 그런데 알고 보면 레알도 시민구단이다. 지배 구조와 운영 방식이 바르사와 똑같다. 레알이 바르사보다 재정적으로 풍족한 이유는 선출직 회장과 임원진의 뛰어난 경영 수완 덕분이다.

◆엘클라시코의 결정적 장면들

1994년 바르사의 주축이던 미카엘 라우드럽(덴마크)이 라이벌 레알로 이적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997년에는 정반대로 레알에서 뛰던 루이스 엔리케(현 파리생제르맹 감독)가 바르사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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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피구가 레알로 이적한 이후 첫 출전한 엘클라시코. 분노한 바르셀로나 팬은 돼지머리를 집어 던졌다. [사진 FC 바르셀로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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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두 팀의 적대감은 극에 달했다. 당시 바르사는 기세등등했다. 창단 100주년이던 1998~99시즌에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핸드볼 등 운영하는 모든 종목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고 영웅은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였다. 그런데 피구는 역대 최고 몸값을 받고 바르사를 떠나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손흥민이 갑자기 일본인으로 귀화해 ‘아시아 올해의 선수’ 상을 받은 격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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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칼럼니스트 홍재민


2년 후, 바르사의 홈 구장 캄프 누에서 2002~03시즌 첫 엘클라시코가 열렸다. 레알이 코너킥 찬스를 얻은 직후 피구가 코너 플래그 쪽으로 걸어가자 핸드폰, 동전, 기왓장, 자전거 체인, 술이 담긴 위스키병 등이 경기장 안으로 날아들었다. 가장 충격적인 투척물은 스페인 전통 음식 코치니요 아사도(Cochinillo Asado·통돼지 바비큐)에 쓰일 돼지머리였다.

■ 영국에서 축구산업경영학을 전공한 스포츠 인플루언서 홍재민 씨가 ‘칼칼한’ 칼럼으로 속시원하게 축구를 요리합니다. ‘레드재민의 빨간맛 축구’ 더중플에서 챙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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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재민의 빨간 맛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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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민 축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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