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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계모·언니들이 핍박했다”...‘콩쥐’ 민희진에겐 뉴진스가 전부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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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25일 하이브 반박 기자회견을 연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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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와 언니들이 나를 핍박하고 있다. 결론은 늘 콩쥐가 이기지.”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 박지원 사장과 나눈 카톡 내용이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데뷔 앞길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민 대표는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사이가 틀어졌고 박 대표가 중간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박 대표 역시 방 의장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에 그칠 뿐 민 대표에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민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와 대립 중인 ‘경영권 탈취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가 주장하고 있는 경영권 탈취에 대해 “의도한 적도, 기획한 적도, 실행한 적도 없다. 직장생활 하면서 푸념한거다. 부대표와 내 캐릭터를 모르면 우리의 대화가 진지한지 웃긴건지 알 수 없지 않나. 우리의 대화를 다 짜집기해서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고 하이브의 주장에 반박했다.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자신이 하이브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으며 얼마나 부당한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서 집중 토로했다. 그 중심엔 뉴진스가 있었다.

민 대표는 “어느날 하이브 박지원 사장이 연락와서 쏘스뮤직 차기 걸그룹이 먼저 나가야할 거 같다고 연락이 왔다. 사쿠라, 김채원(이상 현 르세라핌)이 속한 그룹이 먼저 나오게 됐다고 내게 통보했다”며 달라진 하이브의 입장에 배신을 느꼈다고 했다. 민 대표에 따르면 하이브는 뉴진스 홍보에 대해 ‘전원 신인 멤버’라는 걸 숨기라고 했다. 이유는 르세라핌에 더욱 이목이 집중이 돼야했기 때문이라는 것. 하이브가 ‘하이브의 첫 걸그룹’, ‘민희진의 걸그룹’이라는 말로 민희진 기획의 그룹 론칭을 소개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르세라핌과 ‘민희진의 걸그룹’에 대한 기대치가 비슷할 수 있게끔 의도했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하이브 다니면서 매일 사측과 싸움의 연속이었다. 비상식을 요구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뉴진스 데뷔에 차질이 생기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계속되자 민 대표는 하이브 측에 여러 차례 내부 고발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돌아온 건 ‘감사’였다.

민 대표와 하이브, 즉 방시혁 의장과의 이견이 지속되면서 민 대표는 회사에 대한 불만을 마음 한켠 오랜 기간 품고 있었다. 민 대표는 방 의장과 나눈 입사 초기 때와 뉴진스 데뷔 때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뉴진스 데뷔 때 내게 ‘즐거우세요?’라고 문자하는 게 정상적인가. 대화 내용이 이상하지 않나요? 나를 생각하고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거듭 경영권 탈취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적 아이덴티티가 중요했다. 민 대표는 “나는 뉴진스가 중요하다. 경영권 생각도 없다. 뉴진스의 대표가 내가 아니어도 된다”며 “우리의 브랜딩, 유니크함이 기성화 되는 걸 보기 싫었다”고 말했다. 데뷔 홍보 때 겪었던 부당함에 이어 최근 데뷔한 아일릿의 ‘뉴진스풍’을 꼬집은 것. 민 대표는 “뉴진스를 죽이려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이의제기했다”며 “아일릿 안무를 보면 뉴진스와 르세라핌 모두 섞인 모습이다. 두 그룹의 장점을 모두 가져다쓰는 하이브가 신경쓰는 그룹처럼 됐다”며 하이브의 기획력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민 대표는 “레이블화를 했으면 자율적으로 경쟁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놔둬야 한다. 오너의 확실한 로드맵이 있다면 카피가 나올 수 없다. 카피가 나왔다면 오너가 지적해야 하는 게 맞다”며 “방시혁 의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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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대표가 25일 기자회견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의혹에 반박했다.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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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지난 22일 어도어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정황을 파악했다며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 감사팀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이들이 경영권 확보 후 독자 행보를 시도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어도어 경영진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했으며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까지 받은 정황을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하이브는 확보한 전산 자산 등으로 토대로 필요시 법적 조치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민 대표 측은 회사 탈취 시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한 차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당시 민 대표 측은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이익을 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와 하이브의 대립이 길어지면서 다음달 컴백을 앞둔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컴백에도 빨간불이 켜지는듯 했다. 이와 관련 민 대표는 27일 예정된 뉴진스 신곡 뮤직비디오 릴리즈와 컴백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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