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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황선홍에 KO승' 신태용은 물러서지 않았다…정정당당한 공격 축구로 압도적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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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공격하는 여우' 신태용 감독이 한국을 상대로도 맞불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결과보다 내용이 더 압도한 승리라 한국에 충격을 안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만들어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인도네시아는 승부차기에서도 차분하게 성공 릴레이를 이어간 끝에 한국을 제압했다. 무려 11명이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단 한 명의 실패도 없었다. 오히려 한국이 먼저 무너졌고, 인도네시아는 11명 전원 성공하면서 준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대진이 결정됐을 때만 해도 한국의 여유로운 승리가 예상됐다. 한국은 올림픽 티켓이 걸린 이 연령대 예선에서 상위권 입상이 단골이었다. 이번 대회도 파리 올림픽 진출을 통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가는 걸 목표로 한다. 반대로 인도네시아는 U-23 아시안컵 출전이 처음이다. 당연히 8강에 오른 것도 역사상 최초다.

신태용 감독도 준준결승 상대가 한국으로 정해지자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솔직히 힘들다. 항상 대회에 나가면 애국가를 부르며 최선을 다했는데 한국과 경기하게 돼 심리적으로 힘들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도 선수단의 신뢰 속에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결속력은 한층 더 올라갔다는 평가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은 스피드, 체력, 피지컬 모두 좋다. 어렵겠지만 수비를 뚫기 위해 세부 계획을 세우겠다"라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은 조국을 잡기 위해 최선의 카드를 꺼냈다.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승리 방정식을 만들어나갔다. 뒤로 물러서는 건 신태용 감독의 성향과 맞지 않다. 지도자 생활 내내 다채로운 전술을 바탕으로 공격을 펼쳐왔고, 인도네시아에서도 같은 방식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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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국을 상대로는 후방에 무게를 둘 것 같았으나 반대였다.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황선홍호를 물러서게 했다. 전반 시작부터 라인을 올려 한국의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방해했다. 한국의 약점을 확인하자 인도네시아는 기가 살았다. 그럴수록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선수들을 독려하며 공격을 지시했다.

인도네시아는 전반부터 달려나갔다. 초반 45분의 점유율에서 51.1%로 한국에 앞섰고, 슈팅 시도에서도 7대1로 일방적인 우위를 보여줬다. 할 만 하다고 생각됐는지 달려들기 시작한 인도네시아는 전반 15분 네덜란드 혼혈 스트라이커 라파엘 스트라이커의 선제 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당황한 한국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31분 상대 연계 플레이에 수비가 허물어지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마르셀리노의 슈팅이 벗어나 안도했지만 사실상 실점이나 다름없던 장면 노출에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반대로 인도네시아는 기가 살았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추가시간 엄지성의 헤더가 수비 맞고 굴절돼 들어가는 불운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어렵게 균형을 맞춘 한국이 주도하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봤지만 정반대였다. 인도네시아는 바로 앞서가기 위해 공격에 임했고, 이강희와 백종범이 서로 볼을 미루는 사이 스트라이크가 다시 앞서가는 골까지 뽑아냈다.

전반부터 2-1로 앞서기 시작한 인도네시아는 후반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한국도 후반에는 이영준과 정상빈을 투입하며 4-4-2로 전술을 바꿔 공격적인 의지를 보였는데 오히려 인도네시아가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10분대 스트라이크에게 연달아 찾아왔던 찬스를 한 번이라도 살렸다면 한국을 일찌감치 침몰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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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1골 차이의 불안한 리드에도 수비보다 공격으로 한국을 차단했다. 인도네시아의 체급을 끌어올린 전술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며 황선홍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종료 9분 전 정상빈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힘겨운 시간이 더해졌지만 인도네시아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연장에 돌입하기 전 선수들을 모아 강하게 독려했다. 경기 내내 웃으면서 여유를 보였던 신태용 감독이 다그치자 인도네시아는 연장부터 승부차기까지 힘을 짜냈다. 끝까지 한국이 살아날 요소를 차단한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4강에 올리면서 파리 올림픽까지 내달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반대로 신태용 감독에게 막힌 황선홍호는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연속 본선 진출을 9회에서 마무리하게 됐다. 황선홍호의 실패로 한국은 40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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