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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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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KBO의 아쿠냐 주니어인가… 쳤다 하면 MLB급 타구, 얼마나 더 무서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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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타석에 들어서자 이름을 환호하는 KIA 팬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이 선수라면 하나를 쳐줄 것이다”는 믿음이 경기장을 감돌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런 기대와 부담감을 어깨에 짊어진 선수는 올해 21세의 김도영(KIA)이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을 보면 이는 전혀 헛된 기대가 아니었다.

김도영은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 하나를 추가하며 4월에만 10개의 홈런과 1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사상 30홈런-30도루, 심지어 에릭 테임즈(전 NC)처럼 40홈런-40도루를 기록한 팔방미인은 있었지만 한 달에 10홈런-1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건 김도영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시기를 보냈다. 쳤다면 장타였고, 뛰었다 하면 살았다. 게다가 김도영은 올해 3년차, 21살의 선수다.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김도영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26일 잠실 LG전에서도 안타 두 개를 치며 2타점을 기록,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갔다. 김도영은 시즌 28경기에서 타율 0.336, 10홈런, 26타점, 27득점,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55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득점 생산력에서는 리그 최고를 다툰다.

김도영의 상승세를 견인한 것, 그리고 앞으로의 지속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은 타구 속도다. 투수의 공이 빠를수록 타자가 대처할 시간이 줄어들어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타자의 타구도 빠를수록 야수가 대처할 시간이 적어 안타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선수의 현재 컨디션을 타구 속도를 보고 대략적으로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힘만 좋아서 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콘택트만 좋아서 되는 것도 아니다. 타구 속도가 좋으려면 두 가지가 다 받쳐줘야 한다. 김도영이 그렇다.

현재 김도영은 평균 타구 속도에서 리그 1위를 다투고 있다. 보통 타구 속도는 거포의 영역인데, 누상에 나가면 언제든지 뛸 수 있는 김도영이 그런 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감이 절정에 오른 최근에는 쳤다 하면 하드히트(시속 152.9㎞ 이상의 타구)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김도영은 5번의 타석 모두 하드히트를 기록했다. 첫 타석은 160.2㎞, 두 번째 타석은 161.9㎞에 비거리 103.6m, 세 번째 타석은 171.6㎞에 비거리 127.8m, 네 번째 타석은 156.2㎞에 비거리 107.9m, 그리고 다섯 번째 타석은 무려 179.6㎞에 비거리 92.1m를 기록했다. 투수들이 공포를 느낄 정도의 좋은 감이다.

26일 잠실 LG전에서도 김도영은 3회 좌중간 안타 때 173.4㎞의 타구 속도를 기록했다. 비거리 95.4m를 날아가는 동안 2.8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4회에도 타구 속도 155.9㎞를 기록하며 이날도 하드히트 두 개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방망이에만 걸리면 여지 없이 좋은 속도가 나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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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도영은 지난해에도 타구 속도 자체는 좋았다. 다만 타구 속도에 다소 기복이 있었다. 잘 맞은 타구는 시속 170㎞ 이상을 곧잘 넘겼지만, 그렇지 않은 타구는 속도가 크게 떨어져 평균으로 치면 올해처럼 1위를 다툴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존 설정이 확실해지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 김도영은 자신의 존을 확실하게 정해두고, 그 존에 들어오는 공을 최대한 앞에서 강하게 때리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존에 들어오지 않는 공에 대해서는 스윙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타구 속도가 일정하게 호조를 보일 수 있는 배경이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이제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도 많이 파악이 됐을 것이다. 본인이 타격 포인트 자체가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은 타석에 들어갔을 때 여유가 없다는 소리다. 지금은 그만큼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그런 포인트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작년, 재작년 같은 경우는 잘하고는 싶은데 잘 안 되고 부상을 당하다 보니까 본인이 좀 급해지면서 타석에서 빨리 해결을 보려고 하는 그런 느낌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포인트 자체가 앞에 갔다 뒤에 갔다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졌다. 지금은 본인이 치고자 하는 공만 완벽하게 때린다”고 그 비결을 분석했다.

김도영은 메이저리그의 최고 호타준족 중 하나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플레이를 본다고는 했지만, 롤모델까지는 아니라고 했다. 실제 두 선수는 포지션이 다르다. 하지만 전체적인 폭발력의 그림이 사뭇 비슷하다. 아쿠냐 주니어 또한 빠른 발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크지 않은 체구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다이내믹한 점이 있다. 선수와 리그의 수준 차이는 있겠으나 KBO리그에서는 김도영이 그런 흥분을 자아내고 있다. 아쿠냐 주니어는 지난해 41홈런-73도루를 기록했다. 김도영의 올해 144경기 환산 페이스는 51홈런-56도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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