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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NBA 미국 프로 농구

[플레이 볼!] NBA 플레이오프, 짜릿한 뒤집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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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6 파이널에서 전력이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워리어스를 4승3패로 꺾고 우승한 르브론 제임스가 케빈 러브와 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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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미 프로농구) 플레이오프가 지난달 20일 대장정에 들어갔습니다. NBA는 동·서부 각 8팀씩 16팀이 1라운드부터 7전4선승제 시리즈를 벌이기 때문에 플레이오프만 두 달 가까이 진행됩니다.

농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이변이 드물게 일어나는 탓에 NBA 플레이오프에서 하위 시드 팀이 상위 시드 팀을 잡는 업셋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합니다. 올 시즌엔 동부 6번 시드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부상 병동’이 된 3번 시드 밀워키 벅스에 3승2패를 거두며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농구에서도 부산 KCC가 정규리그 5위 팀으로는 처음으로 파이널에 올랐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4위 서울 SK, 4강 플레이오프에선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차례로 꺾었죠. 파이널 상대는 3위 수원 KT. KCC는 1일 3차전을 잡으며 2승1패로 앞섰습니다.

NBA에서는 올해 몇 차례 업셋이 일어날까요?

이번 ‘플레이볼!’의 주제는 NBA 플레이오프를 맞아 역사에 남을 업셋 시리즈를 꼽아 봤습니다. 2000년 이후로 다섯 시리즈를 추려보았으니 함께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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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1번 시드 댈러스 매버릭스를 꺾고 관중들과 함께 환호하는 워리어스 가드 배런 데이비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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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42승40패·8번 시드) 4-2 댈러스 매버릭스(67승15패·1번 시드)

NBA 플레이오프의 이변을 꼽을 때 항상 등장하는 시리즈입니다. 2007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서부 8위 워리어스가 1위 매버릭스를 4승2패로 물리쳤죠.

잠시 설명을 하자면, 당시 워리어스는 스테픈 커리 이후 왕조를 건설한 그 명문 워리어스가 아니었습니다. 1993-1994시즌 서부 6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1라운드에 피닉스 선스에 3전 전패하며 탈락한 이후 1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만년 약체였죠. 마지막 우승은 릭 배리가 파이널 MVP를 받은 1974-1975시즌이었습니다.

워리어스는 이 시즌부터 돈 넬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습니다. 역대 최다승 2위 감독인 그가 감독 경력 말년에 맡은 팀이었죠. 팀의 주축은 국내 팬들에게 ‘배산적’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배런 데이비스. 데이비스는 시즌 평균 20.1점으로 공격을 이끌었죠.

인디애나 페이서스 시절인 2004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경기에서 관중들과 패싸움을 벌였던 스티븐 잭슨(16.8점)도 당시 워리어스의 주축 선수였습니다. 제이슨 리차드슨(16.0점)과 몬타 엘리스(16.5점) 등이 데이비스, 잭슨과 함께 공격 선봉에 섰죠. 워리어스는 42승40패, 거의 5할 승률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습니다.

반면 매버릭스는 NBA 30팀 중 최고 승률을 기록한 팀이었습니다. 0.817은 역대 7위 기록이었죠.

2006년 파이널에 올랐으나 마이애미 히트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매버릭스는 시즌 MVP 더그 노비츠키(평균 24.6점)의 활약을 앞세워 승승장구했죠. 조시 하워드(18.9점)와 제이슨 테리(16.7점)가 뒤를 받쳤습니다. 당연히 매버릭스와 워리어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전망은 매버릭스의 압승이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워리어스의 기세가 매버릭스를 집어삼켰습니다. 1997-1998시즌부터 매버릭스를 맡아 2004-2005시즌 도중 사임한 넬슨 워리어스 감독은 자신이 너무나 잘 아는 매버릭스를 손쉽게 요리했죠.

워리어스는 원정에서 데이비스의 33점 14리바운드 8어시스트 활약을 앞세워 1차전을 97대85로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2차전은 홈 팀 매버릭스의 112대99 승리였죠.

워리어스 홈에서 열린 3~4차전. 워리어스 선수들은 환상적인 플레이로 홈 팬들을 열광에 빠뜨립니다. 3차전에선 리차드슨이 30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109대91로 이겼고, 4차전에서는 데이비스의 33점 활약과 함께 103대99로 승리했죠.

당시 오라클 아레나는 워리어스 팬들의 함성에 폭발할 듯 끓어 올랐습니다. “We Believe(우리는 믿는다)”란 슬로건 아래 팬들은 똘똘 뭉쳤습니다.

매버릭스는 홈 5차전에서 118대112로 반격합니다. 하지만 워리어스의 기세를 완전히 꺾진 못했습니다. 워리어스는 홈 6차전에서 잭슨이 33점으로 폭발하며 매버릭스에 111대86 대승을 거둡니다. NBA 역사에 길이 남을 업셋이 완성된 거죠.

하지만 이 기세는 2라운드까지 이어지진 못합니다. 워리어스는 유타 재즈에 1승4패로 무릎을 꿇고 맙니다. 그래도 역대 승률 7위 팀 매버릭스를 꺾은 ‘위 빌리브’ 워리어스의 1라운드는 팬들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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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에서 스퍼스를 꺾고 홈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그리즐리스의 잭 랜돌프.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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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플레이오프 1라운드

멤피스 그리즐리스(46승36패·8번 시드) 4-2 샌안토니오 스퍼스(61승21패·1번 시드)

2003년과 2005년, 2007년 NBA 정상에 올랐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팀 던컨이 30대 중반이 되면서 서서히 내리막길로 가는 듯 했지만, 2010-2011시즌 61승21패로 서부 콘퍼런스 1위를 하면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마누 지노빌리와 토니 파커가 공격을 이끌었죠.

스퍼스는 기세 좋게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8번 시드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발목이 잡히고 맙니다. 팀 동료와 주먹다짐을 벌이는 등 사고뭉치로 불리다 그리즐리스로 이적한 뒤 성숙해진 포워드 잭 랜돌프가 ‘인생 시리즈’를 보여줬기 때문인데요.

1차전에서 25점 14리바운드로 101대 98로 스퍼스를 침몰시킨 랜돌프는 2차전을 내주고 맞이한 홈 3차전에서도 25점으로 91대88 승리를 이끕니다.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4차전까지 104대86으로 가져간 그리즐리스는 연장 접전 끝에 5차전을 내줬지만 홈 6차전에서 99대91로 승리하며 역대 네 번째로 8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나가 1번 시드를 잡은 팀이 됐습니다. 랜돌프는 6차전에서 31점을 퍼부으며 영웅이 됐죠.

그리즐리스는 2라운드에서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습니다. 3승3패로 맞선 7차전에서 듀랜트가 39점을 쏟아낸 선더에 패하고 말았지만, 그리즐리스가 보여준 8번 시드의 반란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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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에서 쓰러진 데릭 로즈. 그는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며 오랜 시간 결장해야 했다. /중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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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플레이오프 1라운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35승31패·8번 시드) 4-2 시카고 불스(50승16패·1번 시드)

2011-2012시즌은 파업으로 인해 성탄절인 12월 25일에야 리그가 시작됐습니다.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이 시즌에서 동부 콘퍼런스 1위를 차지한 팀은 시카고 불스였죠. 50승16패로 승률이 0.758에 달했습니다.

당시 불스는 데릭 로즈가 핵심이었습니다. 2010-2011시즌 평균 25.0점 7.7어시스트로 MVP를 수상한 로즈는 이 시즌에도 21.8점 7.9어시스트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에서 로즈는 자신의 선수 경력에서 가장 뼈아픈 부상을 당하고 맙니다. 4쿼터 1분여를 남기고 무릎을 다쳤는데 진단 결과 왼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었습니다. 로즈는 이 부상으로 그다음 시즌까지 통째로 건너 뜁니다.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특유의 폭발적인 운동 능력을 회복하지 못했죠. 각종 부상이 겹치며 ‘유리 몸’이 된 로즈는 이후 시즌엔 한 번도 평균 득점 20점을 넘기지 못했고, 뉴욕 닉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등 여러 팀을 전전했습니다.

하지만 일찍 은퇴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로즈는 지금도 코트 위에 서 있습니다. 물론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뛰는 올 시즌에도 부상으로 24경기 출전(평균 8.0점)에 그쳤죠. 스포츠에 만약이란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만약 로즈는 ‘건강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안타까운 선수입니다.

다시 2012년 플레이오프 얘기로 돌아와 볼까요?

로즈의 23점으로 1차전을 잡은 불스는 2차전부터 로즈 없이 식서스를 상대합니다. 그리고 식서스는 2~4차전을 모조리 잡아내며 불스 팬들에게 로즈의 공백을 실감 나게 했습니다.

당시 식서스 주축은 즈루 할러데이와 안드레 이궈달라, 엘튼 브랜드 등이었는데 다른 강팀에 비해선 빈약한 라인업이었지만,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불스를 제압한 거죠. 불스는 2차전에서 92점, 3차전 74점, 4차전 82점으로 묶였습니다. 3차전에선 설상가상으로 불스 골밑을 지켰던 조아킴 노아도 부상을 당하며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됩니다.

저 득점 시리즈가 됐던 양 팀의 5차전은 불스의 77대69 승리. 하지만 식서스는 6차전에서 이궈달라의 20점 등에 힘입어 불스를 79대78로 물리치고 2라운드에 진출합니다. 식서스의 끈끈한 농구는 2라운드에서도 4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를 괴롭혔지만 7차전 끝에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식서스는 이후 트레이드로 데려온 앤드류 바이넘이 부상으로 통째로 시즌을 날리는 등 암흑기에 들어가며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합니다. 그랬기에 식서스의 2012년 플레이오프 분전은 더욱 팬들의 기억에 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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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파이널 7차전에서 이궈달라의 슛을 블록하는 르브론 제임스.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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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파이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57승25패·1번 시드) 4-3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73승9패·1번 시드)

동·서부 콘퍼런스 1번 시드 팀끼리 맞붙은 파이널인데 왜 NBA 역사에 남을 업셋이냐고요?

2015-2016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NBA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다승인 73승을 올린 팀이기 때문입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먼 등이 활약한 1995-1996시즌 시카고 불스의 72승10패를 넘어섰습니다.

거리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쏘아대는 3점슛으로 현대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스테픈 커리의 위대한 시즌이었죠. 커리는 이 시즌에 3점슛 402개를 성공했는데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은 단일 시즌 최다 3점슛 기록입니다. 득점(평균 30.1)과 스틸(2.1개), 자유투 성공률(90.8%)에서도 1위에 올랐습니다.

커리 못지않은 고감도 3점슛으로 커리와 함께 ‘스플래시 듀오’라 불린 클레이 탐슨도 이 시즌에 3점슛 276개를 꽂았습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트리플더블을 13차례나 기록하며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쳤죠.

워리어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휴스턴 로키츠를 4승1패로 가볍게 제압합니다. 2라운드에서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4승1패로 꺾었죠. 콘퍼런스 파이널에선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만났는데 케빈 듀랜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이 버틴 선더에 꽤 고전했습니다. 선더는 1차전에 이어 3~4차전을 잡으며 워리어스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죠.

하지만 워리어스는 커리가 31점을 올린 홈 5차전에 이어 원정 6차전에서도 탐슨이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인 11개의 3점슛을 터뜨리는 등 41점으로 ‘인생 경기’를 펼치며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습니다. 대망의 7차전에서 워리어스는 후반 커리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96대88로 승리, 결승 진출을 이뤄냅니다.

워리어스의 결승 상대는 2015년에 이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전년 파이널에서 캐벌리어스를 4승2패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던 워리어스의 2년 연속 우승을 점치는 전문가가 많았습니다. 캐벌리어스는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다승 팀인 워리어스보다 16승을 덜했기 때문이죠.

르브론 제임스와 카이리 어빙, 케빈 러브 삼각 편대가 건재했지만, 전체적인 전력에선 워리어스에 밀린다는 평가. 캐벌리어스는 그래도 플레이오프에선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에 4승, 애틀랜타 호크스에 4승, 토론토 랩터스에 4승2패 등 무난하게 결승에 올랐습니다.

예상대로 시리즈는 흘러갔습니다. 홈 1~2차전을 가져간 워리어스는 원정 4차전도 승리하며 3승1패로 앞섰습니다. 역대 파이널에서 1승3패로 뒤진 팀이 역전 우승한 사례는 없었기에 모두 워리어스의 정상 등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절체절명 위기에서 캐벌리어스가 반격을 시작합니다.

캐벌리어스는 원정으로 치른 5차전에서 르브론과 어빙이 나란히 41점으로 폭발하며 112대97로 승리했습니다. 둘은 파이널에서 함께 40점 이상을 득점한 역대 첫 듀오가 됐죠. 캐벌리어스는 홈 6차전에선 르브론이 또 41점을 올리며 115대101로 무난히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7차전. NBA 역사에 길이 남은 명승부가 나왔습니다. 4쿼터 89-89로 맞선 상황.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속공 찬스에서 이궈달라가 결정적인 슛을 던진 찰나 코트 반대쪽에서 미친 듯이 달려온 르브론이 이를 블록해 버리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캐벌리어스로 넘어갑니다. 그 유명한 르브론의 ‘체이스 블록’이죠.

그리고 종료 53초를 남기고 어빙이 커리를 앞에 두고 3점슛을 꽂아버립니다. 워리어스는 더는 반격하지 못했고, 캐벌리어스가 93대89로 승리하며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오하이오주 출신 르브론이 고향 팀에 안긴 귀중한 우승이었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는 캐벌리어스 우승으로 북미 4대 스포츠에서 1964년 NFL(미 프로풋볼)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이후 52년 만에 챔피언이 되는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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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1번 시드 밀워키 벅스를 무너뜨린 히트의 에이스 지미 버틀러.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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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플레이오프 1라운드

마이애미 히트(44승38패·8번 시드) 4-1 밀워키 벅스(58승24패·1번 시드)

밀워키 벅스 팬이라면 최근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히트라면 치가 떨릴 만합니다. 벅스는 2019-2020시즌 56승17패로 동부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는데 2라운드에서 만난 5번 시드 히트(44승29패)에 1승4패로 밀리며 탈락했습니다.

다음 시즌 벅스는 1라운드에서 히트에 4전 전승을 거둔 뒤 승승장구하며 우승까지 차지해 설욕에 성공했는데요. 그런데 2년 뒤 2023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두 팀은 다시 만납니다.

히트(44승38패)는 패자부활전 격인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두 경기나 거치며 올라온 팀. NBA에선 정규리그가 끝나고 콘퍼런스 7~8위, 9~10위가 별도의 단판 승부를 벌이는데 7~8위 경기의 승자는 플레이오프 7번 시드를 차지하고, 패자는 9~10위 경기의 승자와 다시 한 번 맞붙게 됩니다. 그 경기에서 이긴 팀이 8번 시드의 주인공이 되는데 히트가 그렇게 어렵게 그 자리를 꿰찼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올라온 히트의 상대는 시즌 전체 승률 1위(0.707·58승24패) 팀인 벅스. 대부분 전문가가 벅스 우세를 예상했지만, 히트는 1승1패로 맞선 상황에서 ‘승부사’ 지미 버틀러의 30점을 앞세워 3차전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4차전. 버틀러는 무려 56점을 퍼부으며 팀에 3연승을 안기죠. 히트는 5차전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벅스를 128대126으로 물리칩니다. 종료 2초 전까지 116-118로 뒤져 있던 히트는 버틀러의 극적인 앨리웁 득점으로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결국 시리즈를 따냈습니다. 버틀러는 이날도 42점을 터뜨렸죠. 1라운드에서 역대 여섯 번째로 8번 시드 팀이 따낸 시리즈 승리였습니다.

히트는 이후에도 업셋을 이어갑니다. 2라운드에서 5번 시드 뉴욕 닉스를 4승2패로 제압했죠.

콘퍼런스 파이널에선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를 상대했습니다. ESPN은 분석을 통해 셀틱스가 파이널에 올라갈 확률을 97%, 히트가 올라갈 확률을 3%로 잡았는데 히트는 보란듯 7차전 승부 끝에 파이널에 진출합니다.

너무 힘을 뺐는지 파이널에선 덴버 너기츠에 1승4패로 힘없이 패하고 말았지만, 버틀러의 투혼을 앞세운 히트의 2023년 플레이오프 여정은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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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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