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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무협 회장 “반덤핑·상계관세 남발 안돼… 한국산 철강 쿼터 완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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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식 회장, 취임 후 첫 美방문

상무 부장관 면담서 반덤핑·상계관세 남발 우려

尹 “한국산 철강 쿼터 신축적 운영 필요”

조선일보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왼쪽)이 13일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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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윤진식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은 13일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을 만나 “미국 대선 이후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쿼터 완화 조치 논의를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미 당국이 한국산 알루미늄 압출재에 대한 0~2.42%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한국이 구조적으로 대미(對美) 무역 흑자를 낼 수 밖에 없는데 반덤핑·상계관세 제소 등이 무분별하게 남발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했다.

윤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했다. 윤 회장은 그동안 정부가 하지 못하는 민간 차원의 대미 통상 활동을 강조해왔는데, 이날 그레이브스 부장관에게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규모와 기여 수준에 상응하는 충분하고 차별 없는 대우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상무부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제조업 투자가 한국에서의 부품·중간재 수출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점을 설명하며 “반덤핑·상계관세 제소 등이 무분별하게 남발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한국은 중요한 동맹국이자 경제 파트너”라며 “관련 부처에 의견을 전달하고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회장은 2018년부터 ‘263만톤(t) 무관세’로 물량이 묶여 있는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에 대해서도 “대선 이후 쿼터 조치 완화 논의를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한국은 2018년 미국과의 철강 관세 협상 때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였다. 미국 내 철강 수요가 늘어나도 수출길이 막혀 있는 상황인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미 리더십의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경합주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철강 노조 눈치를 보고 있어 대선 이후에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조선일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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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은 14일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공동으로 특파원 간담회를 가졌다. 백악관이 이날 중국산 전기차, 전기차 배터리 등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린 거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한다”면서도 “한국 기업에 그렇게 불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윤 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대미 통상, 수출 환경, 기업 투자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워싱턴지부를 미주지역본부로 개편하면서, 워싱턴을 중심으로 미국 정부 대응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15일엔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만나 한국인 전문직 비자 쿼터 법안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류 회장은 군수사업을 하는 풍산 대표이사 회장으로, 미국 내 공화당 인맥이 막강한데 이번 방미 기간 빌 해거티 상원의원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해거티는 트럼프 정부에서 2017~2019년 주일 미국 대사를 지냈고, 트럼프 재집권시 요직에 기용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20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자 트럼프 장녀인 이방카 당시 백악관 선임고문이 “나의 친구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했을 정도로 트럼프 일가의 신뢰가 두텁다. 류 회장은 “워싱턴DC만큼이나 각 주(州)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며 “대기업과 협력 업체가 꼭 같은 주에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내 다양한 곳에 진출해 정치적으로 힘을 쓸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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