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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전창진 KCC 감독 "기회 주신 구단에 감사…담배 한 대 피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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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다시 우승 사령탑…슈퍼팀 이끌고 사상 첫 5위 팀 우승 신화

연합뉴스

헹가래 받는 전창진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KCC 전창진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수원=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감독을 다시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창진 감독이 지휘한 KCC는 5일 경기도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5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 88-70으로 대승했다.

4승 1패로 시리즈를 끝낸 KCC는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패권을 탈환했다.

전창진 감독 개인으로는 2007-2008시즌 이후 무려 16년 만에 다시 리그 정상에 우뚝 서는 순간이 됐다.

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강양택, 이상민, 신명호 코치와 스태프 등 고생해준 분들 덕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선수들도 정규리그 5위에 그친 성적을 창피하게 느껴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고 우승의 공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에 돌렸다.

KCC는 이번 시즌 허웅, 이승현, 라건아, 최준용, 송교창 등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해 '슈퍼 팀'으로 불렸으나 정규리그에서는 5위로 부진했고, 플레이오프부터 다른 팀으로 변모해 사상 최초로 5위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전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았던 시즌이었는데, 플레이오프 시작 4∼5일을 앞두고서야 선수들이 다 모일 수 있었다"며 "이런 구성원이 한 팀에 모이기 쉽지 않은데 이 멤버로 정규리그를 쭉 치렀다면 5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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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세리머니 하는 전창진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KCC 전창진 감독이 그물을 자른 후 손을 흔들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그는 "부상자가 있는데도 언론에서 '슈퍼 팀이 졌다'고 나올 때는 기운이 빠지고, 마치 우리가 지기를 바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털어놓으며 "선수들이 단단해지는 과정이 됐고, 선수들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플레이오프에서 더 열심히 했다"고 칭찬했다.

원주 TG삼보와 동부 시절인 2002-2003, 2004-2005, 2007-2008시즌 등 세 차례 정상에 오르며 최고의 감독으로 주목받다가 승부조작, 도박 혐의를 받아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졌던 자신의 과거도 돌아봤다.

이후 법적인 혐의를 모두 벗어 2019년 KCC 사령탑에 복귀한 전 감독은 개인 통산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잘 아시다시피 제가 감독을 다시 하기 쉽지 않았다"며 "KCC에서 불러주셨는데, 기회를 주신 구단에 조금이라도 보답한 것 같아서 미흡하지만 그래도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故) 정상영 명예회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찾아뵙고, 해냈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1963년생인 전 감독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우승한 60대 사령탑이 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독으로 시대 변화를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았다"며 "코치들이 옆에서 잘 도와줘서 버텨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예전처럼 훈련 많이 하고, 정신력으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며 "잘 만들어진 선수들을 포장해서 경기를 잘하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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헹가래 받는 전창진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KCC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전창진 감독은 "그동안 프로팀들의 챔피언전 우승 모습을 보면 많이 부러웠다"며 "지금 기분은 좋은데, 표현을 잘 못 하겠고, 예전 우승과 비교하면 남다른 느낌인 것이 사실"이라고 기뻐했다.

새 연고지인 부산에서 치른 첫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한 그는 "정규리그 5위에 그친 바람에 우승의 좋은 모습을 홈 팬들과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3, 4차전에서 많은 팬이 응원을 해주셔서 선수들도 힘이 많이 났다"고 팬들에게도 인사했다.

"(우승 세리머니를 하다가) 양복 윗도리를 잃어버렸다"면서 기자회견실에 들어왔던 전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고는 "담배 한 대 피우러 가겠습니다"라고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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