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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감독도, 타격코치도 믿었다… '삼성 4번 타자' 김영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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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번 타자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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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김성래, 양준혁, 이승엽,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의 4번 타자는 리그 최고의 강타자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삼성은 4번 타자에 어울리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그런 삼성 팬들의 갈증을 채울 선수가 나타났다. 프로 3년차 거포 김영웅(21)이다.

삼성은 최근 2시즌 동안 4번 타순에 10명의 타자가 기용됐다. 올해는 주로 외국인 타자 맥키넌이 섰지만, 변동이 잦았다. 어떤 선수들은 타순에 예민하다. 작은 변화에도 멘털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팀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4번'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김영웅은 아니다. 김영웅은 지난 9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부터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4번 타순에 거둔 성적은 타율 0.300(20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시즌 기록(타율 0.295, 9홈런)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 거포 신예의 등장에 삼성 팬들도 '노래는 임영웅, 야구는 김영웅'이라며 환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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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하이파이브를 하는 삼성 김영웅과 박진만 감독. 사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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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은 "몇 경기 하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4번 타자다운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중요할 때 해결해주고, 홈런이 필요할 때 홈런도 쳤다. 출루도 한다"고 했다. 김영웅의 평소 성격은 내성적인 편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김영웅이 이겨낼 거라 생각했다. 박진만 감독은 "(부담이)분명히 있을 때 잘 이기고 있다. 타석에서 자신감이 있다. 벤치에서 봤을 때도 '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진영 타격코치 역시 김영웅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했다. 이 코치는 "전형적인 4번 타자 유형이 아니지만, 나도 4번 타자로 나선 적이 있다. 네 번째 타자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며 "상대 팀의 분석이나 견제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걸 잘 이겨내고 있다"며 대견해했다.

이진영 코치는 김영웅의 타격 기술 못잖게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이 코치는 "영웅이는 거의 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에 대한 데이터를 열심히 체크하고, 영상을 확인하면서 내게 물어본다. 이미 알고는 있겠지만, 나와의 대화를 통해 더 확신을 가지고 접근하면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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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규에게 조언하는 이진영 삼성 타격코치. 사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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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웅 자신도 "다른 타순에 설 때보다는 부담감을 느끼긴 하지만, 최대한 타순을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며 "지금은 그저 경기에 나서는 게 재밌고 좋다"고 말했다.

김영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박진만 감독으로부터 "배트를 짧게 쥐어보는 건 어떤가"라는 제안을 받았다. 배트 끝 둥그런 노브 부분을 잡고 장타를 노리던 김영웅이 좀 더 정확하게 맞히면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김영웅은 배포 있게 "지금의 타격 자세가 제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고, 박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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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번 타자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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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웅은 "프로 1, 2년 차에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나만의 것'이 확실하게 있어야 1군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행착오 끝에 '배트를 길게 쥐는 타격 자세가 내게 맞다'라고 확신했다.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감독님께서 받아들여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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