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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천우희만 빛난 '더 에이트 쇼'...포장만 바뀐 '알던 맛'이 아쉽다[정승민의 정감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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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민의 정감록(鄭監錄)'은 개봉을 앞두거나 새로 공개된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솔직한 리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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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아닌 흥미로운 역사 서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더 에이트 쇼'지만, '알던 맛'이라는 아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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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다는 이유로 쫓기거나, 삶을 포기하려 했던 8명. 그러나 누구보다 돈이 고팠던 이들의 계좌에 난데없이 거액을 입금하며 메시지를 보내는 정체불명의 세력들은 이들의 삶을 다시 한번 붙잡는다.

돈에 허덕였던 이들이기에, 의심하는 것은 당연했다. 달콤한 말로 끌어낸 뒤 몹쓸 짓을 하는 건 여느 영화나 드라마 같은 상상 속에서도 등장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액과 함께 온 메시지가 썩은 동아줄이라고 할지라도 이들에게는 마지막 한 줄기 빛이었기에 잡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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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어떻게 알았는지 마침 앞에 도착한 리무진을 타고 정체불명의 공간으로 향하는 8명. 도착해보니 훈련소처럼 사회의 것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오로지 보급되는 옷으로만 생활해야 하는 '더 에이트 쇼'가 펼쳐졌다.

그렇게 적응하다 보니 방 한편에 보이는 빨간 숫자들. 그런데 웬걸, 이 숫자들은 1분이 지나면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생활에 필요한 건 이 숫자들로 구매가 가능했다. 이곳에서 얼마든지 시간만 보내면 빨간 숫자를 본인이 원하는 액수로 만들어 들고 나가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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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부적으로 마련된 규칙에 따라 8명의 참가자가 생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협동이 필요했다. 역시 인간은 집단 지성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이들도 역시 원대한 일확천금의 꿈을 위해, 무엇 하나 제공되지 않는 환경 속 생존을 위해 의기투합하기 시작한다.

협동 속에서도 역시 모든 사람의 성격은 같지 않듯 일치하지 않는 가치관은 사람과 사람을 충돌하게 했고, 과거 고대~근대 가진 것의 차이에서 발생했던 권력과 계급의 형성도 목도하게 된다.

말 그대로 가만히 있다가 돈만 벌어가면 되는 단순하고도 혹한 '더 에이트 쇼'지만, 가만히 있지 않아 더 가혹해지는 '더 에이트 쇼'. 과연 8명은 각자 원하는 바를 얻고 쇼를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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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경제'를 테마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격돌하는 인물들의 원초적인 욕망을 그려낸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각색한 만큼, 모두가 평등할 것 같았던 구조는 보는 사람이 불쾌해질 만큼의 불평등 구조로 변화한다.

모두가 함께 먹고 자고 살며 '협동' 속 일생을 영위하면 될 것 같았던 고대 시대에서 점차 재산의 축적으로 지배층이 생기고, 계급이 분화되며, 불평등 구조가 지속됐던 인류의 고질적인 사회적 현상은 무(無)에서 시작한 '더 에이트 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렇기에 '가진 것에서의 차이'로부터 촉발하는 불평등 구조 형성 과정을 지켜볼 때는 시리즈가 아닌 역사 서적을 보며 인류 사회의 근간을 훑어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에피소드 중반 펼쳐질 '장기자랑' 때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주최 측을 보며 미디어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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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에는 각기 다른 8명이 등장하는 만큼, 각 회차 초반에는 이들이 '더 에이트 쇼'에 참가하며 각자의 운명을 선택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후 갈수록 기괴해지는 시리즈 오프닝도 이어지는데, 모두가 공동의 목표로 참여했지만 결국 이들의 말로는 처참하다는 메시지를 함축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메시지 탓에, 넷플릭스 희대의 역작 '오징어 게임'과 흡사한 점도 관찰할 수 있다. 즉 '더 에이트 쇼'는 참가자의 수가 적고, 죽음 대신 재화로 게임이 이어지는 '오징어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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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또한 유사하다. 능청스러운 류준열과 교활한 박정민, 폭력을 겸비해 강압적인 박해준, 가시를 품은 장미 같은 이주영은 다른 작품에서도 본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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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모두의 열연 속 유일하게 돋보였던 건 천우희의 변신과 도전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답게 천우희는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어서는데, 전작들에서 보여준 청순하고 유머러스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리고 날카로운 웃음으로 광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때는 인지도를 넓힌 '써니' 때를 생각나게 한다.

예고편을 통해서도 드러났듯 천우희는 관능적이면서도 솔직 당당한 매력을 뽐낸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있다면 천우희가 맡은 '8층'이 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에이트 쇼'는 지난 17일 공개됐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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