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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포체티노는 미국 자본을 우습게 봤다…"훈련 세서 부상 많아" 지적에 "NO"→결국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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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미국인 구단주들을 너무 우습게 봤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시즌 끝나자마자 전격 경질되면서 1년 만에 떠난 가운데 첼시 수뇌부와의 갈등이 컸음이 드러났다. 윗선은 포체티노 감독의 훈련 방식이 너무 세다고 판단하고 바꾸기를 원했으나 포체티노 감독은 이를 고수했다. 돌아온 것은 경질이었다.

첼시는 2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클럽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서로 헤어지기로 합의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포체티노 감독의 해임을 알렸다.

포체티노와 그의 사단인 헤수스 페레스, 미두엘 다구스티노, 토니 히메네스, 그리고 세바스티아노 포체티노도 함께 첼시를 떠난다. 지난해 7월 수많은 후보들을 제치고 첼시 재건의 막중한 임무 아래 2019년 토트넘을 떠난 뒤 4년 만에 런던으로 돌아온 포체티노는 한 시즌 만에 다시 백수가 됐다. 다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이에른 뮌헨 등에서 그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와 곧 다른 직장을 찾을 수도 있다.

포체티노 감독의 거취는 지난 20일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끝난 직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첼시 구단주들이 시즌 종료 인사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시했으나 포체티노에 대해서만큼은 언급하지 않을 것부터 의혹이 불거졌다.

이사진이 22일 회의를 통해 그의 유임 여부 결정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결론은 1년 만에 그를 내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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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012~2019년 토트넘을 지휘하면서 각광 받았다. 특히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 손흥민,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잘 키워 토트넘의 히트 상품으로 만들었고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란 성과도 냈다. 토트넘에서 트로피는 얻지 못했으나 첼시의 풍부한 자본과 포체티노의 육성 경험이 결합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으로 보는 축구종가 전문가들이 많았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출신이라 엔소 페르난데스, 모이세스 카이세도, 티아구 실바 등 스페인어 혹은 포르투갈어를 하는 선수들과의 소통도 원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사실 포체티노 감독의 마무리는 완벽했다. 첼시는 전반기 부진, 12위까지 떨어졌으나 리그 마지막 5경기를 전부 이겨 순위를 6위까지 끌어 올렸고 다음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클럽대항전 진출권도 확보했다. 유로파리그 혹은 콘퍼런스리그에 출전한다. 첼시가 포체티노 감독 부임 뒤 7000억원이라는 많은 돈을 순식간에 쏟아부은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첼시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 다음 시즌 만큼은 기대되는 마무리였다.

하지만 그 속에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첼시 수뇌부는 포체티노 감독의 훈련 방식이 부상을 일으킨다며 바꾸기를 원했으나 포체티노 감독은 이를 무시하며 오랜 기간 자신이 하던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 포체티노 감독이 윗선의 조언을 정면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토드 볼리와 클리어 레이크 캐피털 밑에서 지속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모든 면에서 이사회와 협력해야 하고 건설적인 비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며 영입에 있어서 너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불행하게도 그 사람은 포체티노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포체티노는 자신의 방식이 최고라고 믿는 경험 많은 코치"라면서 "그는 자신의 훈련 방법을 검토하고 변경함으로써 첼시의 부상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제안을 절대 듣지 않을 것"이라고 양 측의 갈등 중심에 선수 관리가 있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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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부상 문제는 이번 시즌 최대의 화두였다. 스쿼드에 30명이 넘는 선수가 있었으나 부상으로 대부분의 선수가 빠지며 베스트11을 꾸리기가 힘들 정도였다.

부상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았다. 수비진에서는 주장인 리스 제임스와 왼쪽 풀백인 벤 칠웰, 센터백인 웨슬리 포파나 등이 경기에 많이 나오지 못했고 중원에서는 이번 시즌 영입한 로메우 라비아와 카니 추쿠에메카 등이 장기 부상으로 결장했다. 두 시즌 연속 분데스리가에서 20골 이상 넣은 크리스토퍼 은쿤쿠도 첼시로 오자마자 부상 당하며 이번 시즌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은쿤쿠는 지난해 12월 복귀했다가 다시 부상으로 주저 앉았다.

수뇌부는 부상 문제를 포체티노 감독의 훈련 방식에 문제가 컸다고 파악한 모양이다. 감독 경력만 15년이 넘는 포체티노 감독 입장에선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전 클럽에서도 비슷한 훈련을 했지만 부상 문제가 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첼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 부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물러나고 미국인들이 구단을 인수했다. 미국 자본의 냉정함을 포체티노 감독은 간과했다.

갈등은 훈련 방식만이 아니었다. 이적과 관련된 문제도 있었다.

'가디언'은 "포체티노는 지난해와 올여름 많은 영입을 원했고 그는 팀의 상황 때문에 그의 가장 중요한 두 선수인 트레보 찰로바와 코너 갤러거를 매각하려는 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는 브렌트퍼드의 세트피드 코치인 베르나르도 쿠에바를 데려오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포체티노의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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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프리미어리그 페어플레이 규정 때문에 몇몇 선수를 팔아 적자 폭을 줄여야 하는 입장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반대했다.

포체티노 감독과 이별한 첼시는 새로운 감독을 구하고 있다.

일단 젊은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구단 최상층과 소통이 되는 감독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 전 브라이턴 감독 같이 화끈한 지도자는 피하고 싶어 한다"며 "입스위치 타운을 승격으로 이끈 38세의 인상적인 감독인 키어런 맥케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밝혔다.

영국 더 선은 맥케나 외에도 엔초 마레스카 레스터 시티 감독, 한스 디터 플리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조세 무리뉴 전 AS로마 감독, 세바스티안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 미첼 산체스 지로나 감독 등이 후보라고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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