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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황금사자기 결승행 대구상원고, "15년 전 한 풀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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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화랑 코치(사진 중앙)는 이세민(사진 좌)과 이동영(사진 우)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서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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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 날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 한을 후배들이 꼭 풀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 준결승전 제1경기가 끝나자 대구상원고 코칭스태프는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2015년 황금사자기/청룡기 선수권에서 결승에 오른 이후 9년 만에 전국무대 결승에 올랐다는 기쁨도 컸지만, 코칭스태프들도 모두 현역 시절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꼭 한(限)을 풀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김승관 감독을 비롯하여 박화랑 코치, 그리고 황석호 코치의 시계는 2009년 여름으로 잠시 돌아갔다.

2009년 대통령배 결승전은 대구상원고와 덕수고의 일전으로 진행됐다. 1회 들어서마자 덕수고는 8점을 뽑아내면서 대회 2연패를 이루는 듯 싶었다. 선발 서영국이 나경민(현 롯데 코치), 양효석(前 KT), 이인행(현 NC 스카우트), 김경도(前 두산) 등이 버틴 타선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도 컸다. 그 순간, 당시 대구상원고 박영진 감독(현 구미대 감독)은 1회가 끝나기도 전에 사이드암 에이스 박화랑을 투입했다. 박화랑은 당시 대통령배 역투로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오른 터였다. 기교파 박화랑의 역투에 힘입어 대구상원고는 이후 추가 2실점만 하면서 서서히 위기를 극복해 갔다.

이후 대구상원고 타선은 야금야금 덕수고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영준(前 키움), 김진영(前 한화), 한승혁(한화) 등이 버틴 마운드는 고교 최강이었으나, 포수 김민수(삼성), 외야수 겸 투수 김정수(前 한화)와 4번 타자 황석호(前 KT, 현 상원고 코치)는 당시에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9회가 시작되기 전 스코어는 9-10까지 따라잡힌 상황이었다. 바로 그 상황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2루 주자가 3루에 닿았을 때 3루심이 아웃 판정을 내면서 종료됐다. 세이프 타이밍이었지만, 3루심의 아웃 선언에 상원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에 절망감을 준 것도 사실이었다. 한동안 선수단 모두 주저앉으며 일어날 줄 몰랐던 것이 벌써 15년 전 일이었다.

물론 2루 주자가 3루에서 세이프가 선언되었다고 해도 투 아웃 상황이었기에 경기가 뒤집힌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발만 더 갔다면 우승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선수단 사이에 있었기에 당시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했던 것이었다. 김승관 감독도 당시 수석 코치로 목동구장 현장에 있던 터라 박화랑-황석호 코치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래서 세 명의 감독-코치진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당연했다.

홍익대 졸업 이후 가장 최근에 합류한 이진석 코치도 2015년 황금사자기 준우승 멤버였다. 그래서 9년 전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경험을 또 다시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 네 명의 감독-코치진이 "이번에야말로 우승"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도 고개를 끄덕여지기도 한다.

2009년 대통령배 대회에서 역투를 펼친 '투수 박화랑'은 현재 모교 코치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좌완 이동영과 우완 이세민은 박 코치의 노력이 더해진 제자이자 아끼는 후배들이기도 하다. 15년 전 기억을 누구보다도 잘 떠올린 박 코치는 "컨벤션고나 덕수고 모두 좋은 팀이다. 누가 올라오건 관계없다. 만약에 덕수고가 올라온다면, 우리 후배들이 꼭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컨벤션고가 올라온다고 해도 최선을 다 하여 꼭 우승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후배들을 믿는다."라며 미소지어 보이기도 했다.

사진=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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