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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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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내려놨습니다”…‘짐’ 버리고 ‘감’ 잡은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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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호투 패턴 되풀이하다

100승 달성 후 제 모습 찾아

“ABS 신경 안 쓰고 던질 것”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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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가 개막하기 전, 야구계는 류현진(37·한화·사진)의 등장과 함께 한화의 약진을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두 자리 승수는 거뜬하고 2점대 평균자책의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오면서 천하의 류현진도 이런 기대감에는 압박을 느꼈다.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류현진은 “처음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류현진은 3월23일 LG와의 개막전에서 3.2이닝 6안타 5실점(2자책)으로 물러났다. 리그 복귀전 결과는 초라했다. 그래도 의심하는 시선보다 다음에 대한 기대의 시선이 훨씬 많았다. 류현진은 바로 다음, 3월29일 대전 KT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한동안 이런 패턴이 반복됐다. 기복이 심했다. 리그가 기억하는, 압도적인 위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부진한 다음에 치른 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하면서 회복하기를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4월5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4.1이닝 9피안타 9실점으로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실점도 기록했다.

KBO리그 타자뿐 아니라 새로 도입된 ABS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5이닝 7실점(5자책)으로 대량 점수를 내준 4월24일 KT전 이후 ABS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KBO리그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4월30일 대전 SSG전 이후엔 안정적으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류현진은 “뒤돌아보면 ABS 판정에 신경 쓰고 볼넷을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았다.

류현진은 지난 8일 부산 롯데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주춤한 뒤로는 3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선발이 둘 다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진이 붕괴한 한화는 류현진이 잘 던진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 ‘에이스’의 덕을 톡톡히 봤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몸도 조금 늦게 올라왔고, ABS에 적응하는 데도 문제가 있었다”며 “이젠 KBO리그에 충분히 적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몸 상태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ABS는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던지려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류현진은 11경기에 나가 3승4패 평균자책 4.50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의 개막 전 예상은 빗나가고 있고, 류현진 자신도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그는 “KBO리그 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도 “(평균자책 등은) 어느 순간 제자리를 찾아갈 거라 생각해서 지금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스탯티즈 기준, 류현진의 수비무관자책(FIP)은 3.05로 리그 3위에 해당한다. 팀 수비가 지금보다 안정되면 평균자책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 다 내려놨다”며 미소 지은 류현진은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모든 선발투수가 그렇듯 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류현진은 ‘이름값’을 찾아가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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