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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이종석과 얼굴 맞대결 펼친 ‘설계자’ 강동원 “날카로워 보이려 4kg 감량, 낯선 제 얼굴 좋더라고요”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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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강동원. 사진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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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와 감독은 이름값을 주고받는 관계다. 배우는 유명 감독과 작업하길 선호하고, 무명 감독은 유명 배우가 출연해주길 원한다. 감독이 발굴하는 배우가 있고, 배우 덕에 기회를 얻는 감독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배우 강동원은 자신의 이름값을 성실히 나눠왔다.

최근 ‘파묘’로 1000만 감독 반열에 오른 장재현 감독 데뷔작 ‘검은 사제들’에서도, 지난해 큰 화제를 모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의 ‘가려진 시간’(2016)에도 강동원이 출연했다. 이일형 감독의 ‘검사외전’(2016), ‘택시 운전사’(2017) 장훈 감독의 ‘의형제’(2010)도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도 김성식 감독의 데뷔작이다. 모두 강동원이 출연하면서 데뷔의 기회를 얻었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설계자’도 강동원과 신인 감독의 조합이다.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가 원작이다.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분)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범죄 스릴러다. 강동원이 극의 중심을 잡고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한다. “진실에 접근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라는 주제 의식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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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개인적으로 신인 감독들과 작업하는 걸 좋아한다. 의욕적이고 욕심도 많다. 이제 신인 감독들이 제 또래거나 어려졌지만, 같이 작업하면 재밌다. 이요섭 감독님도 장재현 감독님처럼 언젠가 1000만 감독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말이 필요없는 미남배우다. 국내 미남 배우 계보 최상단에 그의 이름이 있다. 창작자들은 그의 선한 미소를 활용하고 싶어한다. 아직도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아름다운 피사체’로 군림하고 있다.하지만 ‘설계자’의 영일은 차갑다. 동료들을 위하는 듯하지만, 뒤에서 의심을 멈추지 않는다.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고, 때론 광기도 느껴진다.

“저음에 감정 없는 캐릭터로 톤을 잡았어요. 조그만 회사의 CEO면서, 소시오패스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자기 사람들에 대한 집착도 있고, 약간의 가스라이팅도 하는 리더죠. 재키(이미숙 분)한테도 뭐라 했다가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하잖아요. 월천(이현욱 분)처럼 외로운 친구에게 마음을 줄 듯 말 듯 하고요. 영일이 점점 미쳐가는 감정변화가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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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을 넘나들고 장르가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변해도, 카메라가 강동원을 의존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설계자’에서도 유난히 클로즈업이 많다. 어둡고 갑갑하면서도 냉혹한 인상이 넓은 스크린을 채운다.

“영화에서 제 표정이 좋더라고요. ‘내가 이런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얼굴도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날카로워 보이려고 4kg 정도 감량하고, 68kg까지 줄였어요. 아쉬운 지점이야 늘 있지만, 그래도 더 좋아진 지점도 보여 다행이었죠. 대사 없이 클로즈업 찍을 때 가만히 있는 게 힘들고 어려워요. 긴장을 많이 했고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투샷이 ‘설계자’에서 탄생했다. 어딘가 어두운 듯 냉랭한 영일 역의 강동원과 영일 곁에서 따뜻하고 인간적이며 사람을 두루두루 잘 챙기는 짝눈 역의 이종석이다. 이요섭 감독은 둘을 흑미남과 백미남으로 구분했다.

“종석씨는 예전에 사석에서 한 번 본 적 있어요. 저녁 자리였어요. 그렇게까지 친분이 깊진 않았는데 출연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당시 종석씨가 제대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군대 얘기를 주로 했어요. 흑미남과 백미남은 딱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까무잡잡하고, 종석씨는 피부톤이 하얗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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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타율이 좋은 강동원이라도 요즘 극장가에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천박사’가 추석 대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강동원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추석 극장가에서 1위를 했는데 하루 관객이 20만명이 안 됐어요. 해외여행객은 4배로 늘고, 극장가는 4분의 1로 줄어서 되게 충격적이었어요. 요즘엔 시나리오도 많이 줄었어요. 투자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요. 걱정이 많아서, 사람들하고 만나면 늘 이런 이야기를 해요. 답은 하나로 모여요. 결국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강동원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한 넷플릭스 영화 ‘전, 란’과 전지현과 호흡하는 드라마 ‘북극성’ 출연을 확정했다. 아울러 제작자로서도 준비 중이다. 2026년에는 기획과 주연을 맡은 액션물이 나올지도 모른다.

“지금 열심히 쓰고 있어요. 내년에 들어가지 않을까 해요. 판타지 액션이 될 것 같은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서. 계속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게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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