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는 김진수 |
(고양=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주민규(울산)는 의심할 여지 없이 현재 K리그에서 제일 좋은 공격수입니다."
주민규의 늦깎이 A매치 데뷔골을 도운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전북)는 9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진수는 지난 6일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왼쪽 풀백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한국의 7-0 대승에 기여했다.
김진수는 한국이 1-0으로 앞선 전반 20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 주민규의 헤더 골을 도왔다.
만 34세 주민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A매치 데뷔 골을 작성했다.
김진수는 "싱가포르전 전날 민규 형과 크로스를 여러 번 맞춰 봤는데, 실제로 경기에서 골로 나와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팀 두번째 골 넣은 주민규 |
"민규 형의 A매치 데뷔 골인지 몰랐다"는 김진수는 "그 크로스에 헤더를 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상당히 퀄리티가 있는 선수다 보니 득점으로 연결했다"며 "앞으로 나만 크로스를 잘 올리면 (주민규가) 계속 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시 김도훈호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후배들의 성장도 독려하며 자신 역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수는 "계속 좋은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떤 선수가 들어오든 대표팀에 더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건강하게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어린 친구들이 얼마나 잘하고 싶고, 얼마만큼 준비해서 이 자리까지 왔는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힘을 조금 더 받는다"고 덧붙였다.
대화 나누는 김진수-이재성-정우영 |
싱가포르전에서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수비진의 호흡에 대해서는 "어떤 선수가 들어와도 자기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라며 "처음 맞춰보는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소집 명단 발표 직후엔 21세에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단 황재원(대구)에게 먼저 연락해 "네가 열심히 한 걸 안다. 소집 때 잘해보자"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싱가포르전에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던 황재원은 지난 8일 열린 대표팀 오픈 트레이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공격과 수비에서 볼 터치가 적었다. 스스로 점수를 많이 못 줄 것 같다"며 다소 속상해했는데, 이에 대해 김진수는 "황재원이 부담스러울까 봐 경기 이후 따로 조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뷰 하는 김진수 |
김진수는 김도훈 대표팀 감독과 김두현 전북 현대 감독이 강조하는 '포지셔닝·밸런스'에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정에서 모처럼 대승을 거둔 김도훈 임시 감독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포지셔닝, 밸런스, 라인 브레이킹을 세 가지 키워드로 설정했는데, 포지셔닝이 잘 이뤄진 덕분에 경기를 끝까지 주도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A매치 휴식기 직전 소속팀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 감독 역시 취임 기자회견에서 시간, 공간, 포지셔닝, 밸런스를 강조했다.
김진수는 "김도훈 감독님은 황재원이 오른쪽에서 위치를 올렸을 때 내가 반대쪽에서 좀 더 중앙 쪽으로 들어가서 밸런스를 유지하라고 하셨다"며 "투톱·쓰리톱 여부에 따라서 내 위치가 위·아래로 달라지고, 공간에 대한 포지셔닝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점에서 두 분의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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