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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학폭 의혹' 벗은 이영하, 항소심도 무죄..."홀가분한 마음, 더 단단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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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학교폭력 가해 의혹에 대한 굴레를 벗었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영하는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 2-2부(이현우 임기환 이주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수폭행·강요·공갈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영하는 항소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긴 재판을 치렀는데 내 인생에 없었으면 하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결론이 나와서 다행이다. 우리나라 운동부에 그런 (폭력적인) 문화가 사라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지난 2021년 초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였다. 선린인터넷고 1년 후배 A 씨가 온라인과 TV 시사고발프로그램을 통해 이영하와 LG 트윈스 소속 투수 김대현에게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영하와 김대현이 모두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A 씨는 2022년 상반기 스포츠윤리센터에 두 사람을 신고했다. 윤리센터는 용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결국 재판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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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은 1차 공판 당시 공소 요지로 "이영하가 동기생 김대현과 함께 A씨의 손을 전기 파리채에 억지로 넣고 폭행을 행사했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5년 1월 대만 전지훈련 기간 라면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A씨에게 바닥에 병뚜껑을 놓은 자리에 머리 박기를 지시한 점, 2015년 8월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웨이트장에서 이영하와 김대현이 전기파리채에 손을 넣으라고 강요한 점, 선린인터넷고 체육관 입구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강제로 시킨 점 등 수차례 같은 내용으로 괴롭혔다고 열거했다.

반면 이영하의 변호인은 공소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 중 18개에 대해서는 부동의하고 공소 내용을 모두 개별적으로 소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조사 과정에서의 피해자의 진술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점, 증거가 불충분한 점 등 해당 혐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영하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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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는 1심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2023 시즌 프로야구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2024 시즌도 정상적으로 준비하면서 25경기 2승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5로 활약 중이다.

2심도 1심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영하와 똑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김대현도 1, 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학교 폭력 가해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영하도 김대현처럼 검찰이 상고를 포기할 경우 무죄가 완전히 확정된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는 김대현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상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하는 학교폭력 재판을 받으면서 경제적으로 손해가 컸다. 2022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지 못해 연봉 고과 산정에서 삭감 요인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1심 판결이 지난해 5월 31일에 나오면서 이전까지는 연봉 계약을 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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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진행 기간 이영하를 미계약 보류선수로 분류했던 두산은 지난해 5월 이영하와 1억2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했다. 이영하는 팀에 곧바로 합류했지만 동계 훈련을 홀로 소화했던 탓에 곧바로 기량을 보여주기가 어려웠다.

이영하는 올해 2월 소속팀 두산의 해외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참가, 순조롭게 몸을 만들었다. 2024 시즌에는 개막 후 팀의 주축 불펜투수로 꾸준히 활약 중이다.

이영하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을 때도 안도했지만,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으니 더 홀가분하다"며 "올 시즌에는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이제 더 편안해졌으니 선수로서 내가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내가 재판받는 동안 가족, 지인들이 무척 힘들어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더 괴로웠다. 이제 정말 끝났으니 정신적으로 더 단단한 사람이 되겠다"며 "프로 선수가 이런 일로 재판받는 것에 실망한 팬들이 계실 것이다. 이제는 야구 선수 이영하로만 봐주셨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한국 야구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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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는 2016년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계약금만 3억 5000만 원을 받는 등 프로야구 전체가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영하는 2017년 1군 데뷔 후 2018 시즌 40경기 10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하며 두산 주축 투수로 발돋움했다. 2019 시즌에는 29경기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9 WBSC 프리미어12에도 참가, 첫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기쁨도 맛봤다.

이영하는 이번 학교 폭력 가해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FA(자유계약) 등록일수를 크게 손해 봤다. KBO리그는 한 시즌에 1군 등록일수 145일을 채워야 'FA 관련 1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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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는 학교폭력 관련 재판이 시작된 2022년 등록일수 140일, 1심이 이어진 2023년 121일로, 두 시즌 모두 FA를 위한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거액의 장기계약을 노려볼 수 있는 생애 첫 FA 자격 취득이 최소 2년은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영하는 "선수 생명이 길지 않기 때문에 FA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한 게 아쉽긴 하다"며 "하지만, 일단 나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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