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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충격 인종차별' 벤탄쿠르, 결국 FA 징계 받나? 벌금+출장 정지 가능성...토트넘은 아직 침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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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27)가 경솔함의 대가를 치르게 될까. 그가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을 향해 뱉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벤탄쿠르는 토트넘 동료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농담을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이 발언으로 FA 조사를 맞닥뜨리게 될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벤탄쿠르는 최근 우루과이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놨다. 그는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당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사실상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 유니폼을 달란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문제는 벤탄쿠르의 다음 발언. 그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진행자 역시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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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시아인들 외모에는 차이가 없다는 인종차별적 시각이 드러난 발언이다. 남미에 동양인 차별 의식이 얼마나 만연한지 알 수 있는 방증인 셈. 아무리 익숙지 않은 다른 인종을 보면 구분하기 쉽지 않다지만,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당연히 인종차별이라는 논란이 커졌고,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잡음을 피하지 못했다. 벤탄쿠르는 게시된 지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사과문을 올리면서 일부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현재 사과문은 내려간 상황이다.

게다가 벤탄쿠르는 'Sonny'가 'Sony'라고 적는 실수까지 범했다. Sony는 손흥민의 애칭이 아니라 일본의 전자제품 기업 이름이다. 무엇보다 벤탄쿠르가 정말 미안했다면 자신이 인종차별적 발언에 무감각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해야 했다. 단순히 '나쁜 농담'으로 취급하며 넘어간 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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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은 영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주장 손흥민을 향한 팀 동료의 발언인 만큼 비판을 피하지 못하는 중이다.

'디 애슬레틱'도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나쁜 취향의 농담' 발언을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동시에 "지난해 11월에는 프리미어리그(PL) 경기 도중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한 크리스탈 팰리스 서포터가 3년간 축구 경기 입장 금지 징계를 받았다"라며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짚기도 했다.

'더 선' 역시 "벤탄쿠르는 그의 발언으로 빠르게 비난받았다. 그는 격렬한 반발이 일자 인스타그램으로 사과를 전했다"라며 "벤탄쿠르의 충격적인 발언은 손흥민이 웨스트햄전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팰리스전에서도 또 다시 인종차별을 당하기도 했다"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팬들도 분노 중이다. '스퍼스 웹'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벤탄쿠르가 그런 발언을 하다니 미친 일이다. 단순한 나쁜 농담이 아니라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다. 손흥민이 이를 마음에 두지 않길 바랄 뿐이다. 둘이 프리시즌을 위해 합류할 때 괜찮길 바랄 뿐"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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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토트넘 구단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손흥민도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벤탄쿠르의 사과문도 사라진 만큼 이대로 일단락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다만 FA 차원에서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 텔레그래프도 그가 FA 조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FA는 축구계에서 일어난 인종차별적 행동을 직접 조사하고 판결하는 기관으로 경기장 밖에서 일어난 일도 예외는 아니다.

동료 선수들 간에 일어난 인종차별 행동도 당연히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는 5년 전 뱅자맹 멘디에 대한 인종차별을 했다는 이유로 1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약 8800만원)라는 징계를 받았다. 당시 그는 멘디의 어릴 적 사진과 흑인을 연상케 하는 스페인 과자 브랜드 캐릭터 사진을 함께 올리며 '누군지 맞춰 봐'라고 적었다. 실바와 멘디는 친한 사이에 나온 장난이라고 해명했으나 FA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에딘손 카바니 역시 202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팬을 향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에게 감사를 전하며 '네그리토(Negrito)'라고 불렀다가 3경기 출장 정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 7586만 원) 처분을 받았다. 카바니는 애정이 담긴 표현일 뿐이라고 억울해 했지만, F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벤탄쿠르도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놓은 만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일리 메일, 베르나르두 실바, 에딘손 카바니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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