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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토트넘, 벤탄쿠르 입장 발표 안 해?"…美 매체도 놀란 '손흥민 인종차별'→"공식 인정+최소 경고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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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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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같은 팀 동료인 손흥민을 포함해 아시아인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토트넘 홋스퍼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매체 '컬쳐포인트'는 15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이번 사건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라며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최근 큰 논란을 일으킨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을 거론했다.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우루과이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포함해 아시아인들의 얼굴이 다 비슷하다고 말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 발언은 오는 20일 미국에서 열리는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나왔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벤탄쿠르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우루과이 매체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인터뷰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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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의하면 인터뷰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네 유니폼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한국인 유니폼을 가져다 줄 수 있나?"라고 물어봤다. 벤탄쿠르가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이기에, 사실상 손흥민 유니폼을 줄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벤탄쿠르도 질문을 듣자 "쏘니?"라고 되물었다.

이후 진행자가 "세계 챔피언의 것도 좋다"라고 말하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아시아인의 외모가 거의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는 벤탄쿠르의 말은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벤탄쿠르에게 농담일지 몰라도 그가 평소 동양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줬기에 많은 팬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사과문을 작성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쏘니 내 형제여! 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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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가 널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줘! 사랑해 내 형제!"라며 손흥민 계정을 태그해 사과했다.

벤탄쿠르에 사과에 대한 손흥민의 답변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토트넘도 별다른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데 미국 매체 '컬쳐포인트'는 토트넘이 이를 조용히 넘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는 먼저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최근 한국인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해 논란이 됐다"라며 "그의 팀 동료가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아이러니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이 끊임없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는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중 가장 최신 사건이다"라며 "이번 사건에서 벤탄쿠르가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글로벌 세계에서 어떻게 이 고비를 넘을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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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토트넘에 이번 사건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라고 조언했다. 그들은 "오늘날의 상황에서 다른 사건에 비해 가볍다고 하더라도 토트넘은 이 문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인봉차별이 여전히 스포츠에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인 인정은 팀이 선수들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 편견에 맞서 싸우고, 올바른 편에 서 있다는 걸 팬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인이 아닌 거의 모든 선수들은 커리어 중 어느 시점에서 어떤 형태이든 인종차별을 당했다"라며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라리가 경기 중 발렌시아 팬들에게 극심한 학대를 받았고, 가해자들은 최근 징역형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 간의 라리가 경기에서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한 가해자들은 최근 징역 8개월과 축구장 출입 2년 금지라는 처벌을 받았다. 스페인 축구 경기에서 인종차별로 유죄 판결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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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도 "비니시우스와 손흥민은 인종과 민족이 다를 수 있지만 요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인종차별적인 농담도 특정 문화에 대한 무지와 비수용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어조를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가 꼭 처벌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엄중한 경고로 충분할 것"이라며 토트넘이 공식적으로 인종차별 사건을 인정하고 벤탄쿠르에게 최소한 경고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이미 잉글랜드 내에서 수년간 여러 차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기에 많은 팬들이 토트넘의 행보를 주시 중이다. 지난해 2월에도 손흥민은 웨스트햄 원정 2-0 승리 후 웨스트햄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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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토트넘은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경기 중 손흥민에게 직접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이 있었다는 걸 인지하게 됐다"라며 "우리는 손흥민을 지지하며 다시 한번 SNS 회사와 당국에 조치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3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손흥민이 또다시 인종차별을 당했다. 당시 인종차별을 한 44세 남성은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와 60시간 봉사활동, 그리고 벌금 1384파운드(약 243만원)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팀 동료가 인종차별을 하는 보기 드문 사건으로 인해 토트넘은 아직 어떠한 입장문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매체들의 조언대로 토트넘이 벤탄쿠르의 잘못을 인정해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컬쳐포인트 홈페이지, 벤탄쿠르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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