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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컨디션 난조, 하지만 MLB 22승 클래스 있었다… 한화가 에이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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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 새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28)는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갑작스럽게 컨디션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5회가 넘어가면서부터 팔이 무거운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실제 바리아는 경기 초반 구위를 앞세워 6월 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는 SSG 타선을 찍어 눌렀다. 최고 시속 151㎞가 나온 묵직한 패스트볼과 종잡을 수 없이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조합이 일품이었다. 1회 최지훈 추신수 박지환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깔끔하게 출발했다. 구속을 놓고 보면 1회부터 전력 투구를 하는 양상이었다. 아무래도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이라 완급조절보다는 초반부터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인상이 강했다.

바리아는 2회 선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태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김민식을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어 고명준과 7구 승부에서는 루킹 삼진을 뽑아내며 2회까지 아웃카운트 6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맹위를 떨쳤다.

3회에도 김성현을 유격수 땅볼, 정준재를 헛스윙 삼진, 그리고 최지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 갔다. 팀이 3회 3점을 지원하자 바리아도 힘을 냈다. 4회 선두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지환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했고,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맞은 뒤에도 오태곤을 3루 땅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다만 3회부터 구속이 떨어지는 등 약간의 이상징후가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경기 후 “아무래도 나흘 휴식 후 등판이라 그런지 갑작스럽게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하더라”고 했다. 하지만 바리아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아니었다. 투수가 매 경기, 매 이닝 좋은 컨디션에서 던질 수는 없다. 바리아는 떨어진 구속으로도 충분히 상대 타자들을 잡아냈다.

5회에도 김민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고명준에게 유격수 강습 안타, 김성현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정준재와 최지훈을 범타로 요리하고 최대 위기를 넘겼다. 6회에도 추신수를 중견수 뜬공, 박지환을 1루수 직선타, 에레디아를 포수 파울플라이(번트)로 처리하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날 바리아는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자신의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69까지 낮췄다.

바리아가 떨어진 구속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주무기인 슬라이더 덕이었다. 바리아의 슬라이더는 다양한 코스로 떨어지며 SSG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유도해냈다. 제대로 맞히지도 못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이날 탈삼진 8개를 다 슬라이더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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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유형의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기에 더 그랬다. 바리아는 이날 포심과 슬라이더, 그리고 좌타자 상대로 간간히 던진 체인지업까지 세 가지 구종만 던졌다. 선발 투수로서는 구종이 비교적 단순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슬라이더의 위력이 워낙 좋다. 때로는 횡적인 움직임을 가지는 슬라이더를 던지고, 때로는 종적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을 가진 슬라이더를 던진다. 손목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원하는 곳에 슬라이더를 넣을 수 있는 커맨드를 가졌다. 슬라이더를 깎는 장인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경기 후 바리아 또한 자신의 슬라이더에 대해 “좋은 변화구라고 자신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내면서 “나에게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구종이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 어느 카운트에서든 존에 넣을 수 있는 구종이다. 그렇다고 다른 변화구에 자신이 없다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구속과 움직임, 그리고 낙폭을 보면 단순히 분석한다고 해서 정타를 맞힐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타자들이 충분히 그 공과 궤적을 눈에 익혀야 승산이 있는데 바리아는 시즌 중반에 들어온 선수로 다른 팀 타자들이 그럴 기회가 별로 없다. 앞으로도 슬라이더의 높은 구종 가치를 기대해도 좋을 이유다.

성격도 차분하고, 메이저리그 생활을 오래 한 만큼 자신의 루틴도 확실하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칭찬이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바리아는 데뷔 시즌 10승(9패)을 거두는 등 화려하게 등장했다. 지난해까지 에인절스에서 6년을 뛰며 메이저리그 통산 134경기(선발 62경기)에서 22승32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KBO리그에 온 외국인 투수 중 이 정도 선발 등판 기록을 가진 선수를 찾기도 어렵고, 그 와중에 이런 평균자책점을 가진 선수도 찾기 어렵다. 한화가 삼고초려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이날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경험 덕이었다. 나흘 휴식 후 등판해 96구를 던진 바리아는 “솔직히 1년 반 동안 불펜을 주로 담당했기 때문에 100퍼센트 회복이 된 느낌은 아니었다. 실제로 5회 이후부터는 초반보다 팔이 좀 무거웠다”고 인정하면서도 “내 결정구인 슬라이더로 돌파구를 잘 마련해 6회까지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의의를 뒀다.

한국 생활도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이날 처음으로 대전 구장 마운드에 선 바리아는 “팀이 승리한 것이 정말 기쁘고, 나의 2승째가 홈 데뷔전이었는데 결과가 잘 마무리 돼 팬 여러분께 기쁨을 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첫 홈경기 등판이었는데 큰 응원 덕분에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 이런 함성 속에서 야구를 한 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다”면서 앞으로 대전에서 만들어나갈 커리어를 고대했다. 시즌 구상 당시 행복한 선발진과 꽤 많이 엇나가고 있는 한화로서는 바리아의 가세가 천군만마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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