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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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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인종 차별 벤탄쿠르, 토트넘 구단 차원 징계 없는 이유는..."다 휴가라 신경도 안 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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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구단이 주장의 권위를 스스로 망가트리고 있다.

우루과이 '엘 옵세르바도르'는 17일(한국시간)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사과한 내용이 영국 'BBC'에 게재됐다. 이는 '인종차별적 모욕'이라는 표현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라면서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준비 중인 벤탄쿠르는 팀 동료인 한국의 손흥민과 민감한 문제에 연루됐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벤탄쿠르는 '포르 라 카미사'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과 한국인을 언급했다. 그는 '쏘니(손흥민 애칭)? 아니면 쏘니의 사촌이든. 어쨌든 그들은 거의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영상은 손흥민이 아이돌 그 이상인 한국은 물론 영국에도 전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사건은 지난 15일 발생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농담을 던지던 중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말았다. 그는 손흥민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며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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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사실상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 유니폼을 달란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문제는 벤탄쿠르의 다음 발언. 그는 "손흥민 사촌은 어떤가. 어쨌든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진행자 역시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물론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싫어해서 한 말이라기보다는 별 생각없이 나온 저질 농담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는 아시아인들 외모에는 차이가 없다는 인종차별적 시각이 드러난 발언이다. 남미에 동양인 차별 의식이 얼마나 만연한지 알 수 있는 방증인 셈. 아무리 익숙지 않은 다른 인종을 보면 구분하기 쉽지 않다지만, 명백한 실언이었다.

당연히 논란이 커졌고,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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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도 잡음을 피하지 못했다. 벤탄쿠르는 게시된 지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사과문을 올리면서 일부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사과문은 이미 내려간 지 오래다.

게다가 벤탄쿠르는 'Sonny' 대신 'Sony'라고 적는 실수까지 범했다. Sony는 손흥민의 애칭이 아니라 일본의 전자제품 기업 이름이다. 무엇보다 벤탄쿠르가 정말 반성했다면 자신이 인종차별적 발언에 무감각했다고 정확히 인정하고 사과해야 했다. 단순히 '나쁜 농담'으로 취급하며 넘어가선 안 됐다.

일단 벤탄쿠르는 24시간짜리 사과문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새다. 이후로는 한국 팬들의 비판 댓글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사진만 올리고 있다. 토트넘 역시 빗발치는 항의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는 인종차별을 지적하는 댓글을 지우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벤탄쿠르의 이번 발언은 영국에서도 조명받았다. '디 애슬레틱'과 '더 선', '데일리 메일', BBC 등 여러 매체가 이번 사건을 빠르게 전했다. 더 선은 "벤탄쿠르의 충격적인 발언은 손흥민이 웨스트햄전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 팰리스전에서 또 다시 인종차별을 당하기도 했다"라고 과거 피해 사례도 언급했다.

토트넘 팬들도 분노 중이다. '스퍼스 웹'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벤탄쿠르가 그런 발언을 하다니 미친 일이다. 단순한 나쁜 농담이 아니라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다. 손흥민이 이를 마음에 두지 않길 바랄 뿐이다. 둘이 프리시즌을 위해 합류할 때 괜찮길 바랄 뿐"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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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인 알레스데어 골드도 벤탄쿠르의 발언을 꼬집었다. 그는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관련된 농담을 하며 끔찍한 시도를 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으로 사과했다. 처음에 한 말은 정말 어리석었고, 많은 이들을 화나게 했다. 손흥민이 자기 팀 동료들로부터 필요로 하는 말은 아니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벤탄쿠르의 안하무인격인 사과에 구단이 방관하고 있는 상황. 토트넘 전담 기자 폴 오 키프는 자신의 SNS에서 한 팬이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묻자 구단이 침묵하는 이유와 앞으로의 대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폴 오 키프는 "토트넘이 그렇게 부지런한 구단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아마 운영진 대다수가 비시즌 휴가를 떠났기 때문에 당장 그 문제에 대처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라면서 "그리고 만약 이 사건에 개입한다 하더라고 해도 그걸 공개적으로 밝히지 의문"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한마디로 자신의 클럽 주장이 동료 선수에게 인종 차별 당한 상황서도 토트넘 운영진은 자신의 휴가를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토트넘 운영진의 휴가가 끝나고 나면 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벤탄쿠르와 손흥민이 만나 아시아 투어로 합류할 상황이지만 제대로 된 징계가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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