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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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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도 인정, 최강 투수도 인정… 김도영의 칭찬 받을 자격, 20-20은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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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그냥 못 친다고 할 수 없으니까 잘 친다고 해 주셨다고 생각해요”

메이저리그 경력을 마치고 올해 KBO리그로 돌아온 류현진(37·한화)은 후배들에 대한 칭찬에 후하다. 꼭 소속팀 한화 후배뿐만 아니라 리그의 젊은 선수들이 자라나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재능 중 하나인 김도영(21·KIA)에 대해서도 한 차례 좋은 평가를 내렸다. 두 선수는 지난 3월 12일 시범경기 당시 만났다. 두 번의 맞대결을 했는데 한 번은 김도영이 안타를 쳤고, 한 번은 류현진이 이겼다.

시범경기라 결과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리그 최고 투수인 류현진, 그리고 리그 젊은 야수의 대표 주자인 김도영의 맞대결 자체가 큰 흥미를 모은 대결이었다. 류현진도 경기 후 김도영의 능력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김도영은 “못 친다고 할 수 없으니 잘 친다고 해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김도영은 “시즌에 만나면 또 어떨지 많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때(시범경기)는 물론 100%가 아니셨을 것이다. 그때보다 더 긴장하고 타석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만남을 고대했다.

김도영은 류현진에 대해 “진짜 몰입해서 실전 경기다, 시즌이다 생각을 하고 타석에 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이 진짜 좋으셨다. 그때 날씨도 추웠는데 구종들이 완벽했다. ‘확실히 다르구나’를 많이 느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다음을 기약한 두 선수가 23일 광주에서 만났다. 정규시즌 첫 맞대결이었다.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류현진은 한화의 선발 투수로, 김도영은 KIA의 3번 3루수로 정면충돌했다.

류현진도 상승세, 김도영도 상승세였다. 첫 타석은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김도영의 바깥쪽으로 정교한 제구가 동반된 공을 찔러 넣었다. 김도영이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4회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다소 밋밋하게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고 김도영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이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류현진이 올해 허용한 두 번째 피홈런이자, 김도영의 시즌 2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김도영은 류현진과 첫 상대 당시 몸을 낮췄지만, 김도영의 타격은 류현진이 그런 칭찬을 할 만한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과거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궤적이 낯선 타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구종이다. 하지만 김도영은 정확한 콘택트와 순간적인 임팩트로 이 공을 담장 밖으로 보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를 성공시킨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김도영의 20-20은 리그 전체적으로 의미가 꽤 컸다. 김도영의 20-20은 만 21세 8개월 21일에 이뤄졌는데 이는 김재현(당시 LG) 현 SSG 단장이 신인 시즌인 1994년 달성한 것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이뤄진 것이었다. 경기 수로 따지면 73경기 만에 20-20을 달성했다. 이 부문에서는 이병규(68경기), 박재홍(71경기)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KIA 프랜차이즈에서는 2018년 로저 버나디나 이후 처음이고, 국내 선수로만 따지면 2003년 이종범의 뒤를 이어 21년 만에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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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김도영의 괴력을 칭찬한 건 류현진뿐만이 아니다. 올해 리그 최고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팀 동료 제임스 네일 또한 이날 경기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도영의 20-20 달성 이미지를 올렸다, 네일은 김도영을 ‘야수(beast)’라고 칭하면서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아마 리그의 모든 선수들이 네일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른다.

20-20은 시작일 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전체 경기 수로 보면 이제 시즌의 반환점을 갓 돈 시점에 20-20을 달성했다. 앞으로 부상 없이 뛴다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30-30 클럽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KBO리그 역사상 30-30 달성 사례는 총 8번인데, 박재홍이 세 차례 달성해 선수만 따지면 6명이다. 그나마 2010년 이후로 달성자는 에릭 테임즈(2015년) 한 명이다. 국내 선수는 하나도 없다.

3할-30홈런-30도루도 달성도 노려볼 수 있다. 김도영은 올해 74경기에서 타율 0.341을 기록 중이다. 3할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 3할-30홈런-30도루는 말 그대로 호타준족의 상징과도 같은 기록인데 역대 6번밖에 없었다.

김도영의 롤모델로 불리는 이종범이 1997년 처음으로 이 기록을 썼다. 당시 이종범은 타율 0.324, 30홈런, 64도루를 기록했다. 이어 1999년에는 세 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이 기록을 달성했다. 홍현우, 제이 데이비스, 그리고 이병규가 주인공이었다. 2000년 박재홍이 이 기록을 달성한 뒤 명맥이 한창 끊겼다가 2015년 에릭 테임즈가 KBO리그 역사상 첫 3할-40홈런-40도루의 괴력을 썼다. 국내 선수로는 2000년 박재홍 이후 23년간 나오지 않았다. 김도영이 그 기록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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