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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박고 써보시죠"...명장이 놀라고 백전노장 코치도 강추, 롯데 '리그 탑급'2루수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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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롯데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부산, 조형래 기자] “한 번 박고 써보시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에 돌입하면서 가장 크게 했던 고민은 2루수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였다. 지난 4년 동안 2루 자리를 책임졌던 안치홍이 지난 겨울,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면서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을 하면서 떠났다. 주전 2루수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롯데는 모든 방안을 강구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오선진 최항을 영입해 2루수 뎁스를 충원했고 스프링캠프 직전 FA 내야수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내야진 가용 자원을 넓혔다.

하지만 확실한 주전 2루수를 찾는데 고심이 컸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누구 한 명을 낙점하지 못했고 개막전 2루수는 오선진이 맡았다. 하지만 이후 박승욱 최항 등이 번갈아가면서 2루 자리에 나섰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손호영도 2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내야진 곳곳에 균열이 가면서 기존 선수들은 내야 이곳저곳을 맡기 바빴다.

결국 김태형 감독과 코치진을 모험을 선택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 기간 2루수로 맹 훈련을 받았던 고승민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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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민은 사실 기존 2루수 자원들에 밀려 신뢰를 받지 못했다. 2루수로 입단했지만 외야와 1루 등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다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김민석의 부상으로 개막전에는 좌익수로 나섰다.

그러나 타격폼 교정을 위해 2군에서 재조정을 가졌던 시간, 롯데는 고승민에게 2루수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고승민은 4월26일 1군에 복귀한 이후 팀이 치른 48경기에서 10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2루수로 나섰다.

‘수비 조련사’ 김민호 수비 코치 마무리캠프 당시, 역시 가능성을 확인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라며 고승민의 2루수 정착을 도우기도 했다. 그리고 시즌에 돌입해서, 김태형 감독은 수비 명인으로 잘 알려진 백전노장 김광수 코치와 고승민의 2루수로의 모습을 지켜봤다. 김태형 감독은 김광수 코치에게 의견을 물었고 김광수 코치는 “박고 써보시죠”라고 대답했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 머리를 싸매도 대안이 안나왔다. 그래도 김광수 코치가 잘 보지 않나. ‘어떤 것 같아요’라고 물어봤는데, ‘박고 써보시죠’라고 하더라”라면서 “지금 내가 볼때 10개 구단에서도 거의 탑급 수비다. 지금 하는 거 보시지 않았나”라면서 고승민을 2루수로 정착시키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2루에서 몸놀림이 괜찮더라. 다른 구단 2루수들을 놓고 봐도 차이가 없다”라면서 “그런데 지금 방망이도 잘 치고 있다. 저렇게 잘할 줄 몰랐다. 2루수로 값어치가 정말 높아지고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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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승민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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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사직 KIA전, 김태형 감독의 칭찬에 걸맞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1-4로 뒤진 5회 1사 1루에서 소크라테스의 1-2루가 깊은 코스의 타구를 잡은 뒤 정확하게 돌아서 2루에 아웃을 시키는 고난이도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득점권 주자를 지운 롯데는 5회를 무실점으로 넘겼고 5회 1득점, 그리고 7회 3득점으로 6-4 역전승을 완성했다. 고승민은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는데 7회 3-4로 추격하는 2루수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현재 고승민은 타율 3할1푼6리(215타수 68안타) 6홈런 43타점 40득점 OPS .860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자체 육성 내야수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롯데는 고승민의 2루 정착으로 향후 구단 운영 게획에 탄력을 얻게 됐다. 더군다나 이미 병역을 해결한 상태다.

고승민은 김태형 감독의 극찬에 “감독님께서 그런 말을 하셨나요?”라고 되물으며 놀랐다. 그러면서 “2루수 자리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말씀은 좀 아닌 것 같고 제가 봤을 때 무난하게 잘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며 “외야수나 다른 자리를 나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수비는 수비고 공격은 공격이라는 생각이다. 어느 자리든지 나가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어느 포지션이든지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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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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