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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롯데 5월 이후 승률 1위, 2024년판 진격의 거인… 김태형 웃는 사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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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태형 롯데 감독은 2015년 두산 사령탑을 잡은 뒤 2021년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갔다. 김 감독의 이미지가 엄하고 냉철한 승부사가 된 것은, 어쩌면 그 피 말리는 싸움이 만든 자연스러운 결과물일 수도 있다. 한 번의 실패가 허용되지 않는 무대에서 감독이 웃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그 김태형 감독이 요즘 들어 부쩍 웃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잘할 때 더 많은 미소를 보이고, 때로는 선수들이 실수를 할 때도 그냥 웃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성적에 대한 압박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팀의 성장세가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김태형 감독의 웃는 장면이 많아짐과 동시에, 롯데의 성적과 희망도 그래프가 쭉쭉 올라가고 있다.

롯데는 6월 일정이 마무리된 현재 시즌 35승40패3무(.467)로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절대적인 성적표를 보면 그렇게 만족스럽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우상향 곡선이 뚜렷한 것은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심장에 불을 붙인다.

롯데는 4월까지 30경기에서 8승21패1무(.276)의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명장인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도 객관적인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5월 이후 달라진 팀이 됐다. 롯데는 5월 이후 48경기에서 27승19패2무(.587)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 1위다. 6월 승률도 1위였다.

사실 매일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기간 중 상당 날짜를 전력 누수와 함께 보냈다. 처음에는 전준우와 정훈이라는 베테랑 선수들이 차례로 부상 이탈했고, 그 다음에는 외국인 에이스라는 찰리 반즈가 빠지더니, 마지막에는 팀 상승세를 이끌던 손호영이 부상으로 빠지는 등 100% 전력으로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다. 박세웅 나균안 최준용 등 기대를 걸었던 선수들의 경기력도 기대에는 못 미쳤다.

그럼에도 롯데는 젊은 선수들, 그리고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의 성장이 팀의 성장으로 직결되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내고 있다. 특히 타선이 그렇다. 롯데는 5월 이후 48경기에서 팀 타율(.297)과 팀 OPS(.821)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개막 당시까지만 해도 “칠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우려를 모았던 팀이, 이제는 1번부터 9번까지 다 칠 수 있는 팀으로 돌변했다. 늦지 않게 찾아온 극적인, 또 유쾌한 변화다.

이 기간 손호영이 OPS 1.046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버팀목이 되어준 가운데 윤동희(OPS 0.916), 이정훈(.910), 나승엽(.894), 고승민(.890), 손성빈(.850), 박승욱(.847), 황성빈(.828) 등이 분전하며 더 이상 베테랑에 의존하지 않는 기관총 타선을 구축했다. 투수 쪽에서는 시즌 초반 부진했던 애런 윌커슨이 힘을 낸 가운데 불안했던 불펜은 구승민 한현희 진해수 등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버팀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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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이제 롯데는 ‘5강’을 향해 해볼 만한 위치까지 올라섰다. 시즌 초반에 까먹은 게 너무 많아 아직 시즌 승률은 5할 아래지만, 그래도 6위 NC까지의 경기차는 1경기, 5위 SSG까지의 경기차는 3경기로 좁혀졌다. 여러 팀을 추월해야 하고, 밑에서 쫓아오는 팀들도 경계를 해야 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4월의 암울했던 시기를 벗어나 희망을 찾았다는 점에서 롯데의 5월 이후 진격은 시즌을 버틸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제 롯데는 2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상위권 팀인 두산을 상대로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박세웅과 애런 윌커슨이 정상 휴식 후 대기할 수 있어 로테이션은 해볼 만하다. 여기에 후반기에 맞춰 반즈가 돌아온다면 달릴 만한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한창 상승세를 타다 의외의 변수에서 미끄러지는 경향이 많았던 롯데지만, 올해는 실패의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와봤다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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