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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절체절명 위기, '포수' 강백호는 마무리에게 이렇게 말했다…"너 믿어, 자신 있게 던져"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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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또 한 뼘 성장했다.

KT 위즈 강백호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2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뽐냈다. 팀의 2-1 승리와 3연승에 앞장섰다.

결승타를 책임졌다. 1-1로 맞선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삼성 필승조 김재윤의 2구째, 몸쪽 낮은 코스의 146km/h 패스트볼을 때려냈다.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날아간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25m의 우월 솔로 홈런이 됐다. 강백호는 시즌 22호 아치로 팀에 2-1을 선물했다. 결승점이 됐다. 더불어 리그 홈런 단독 2위에 올랐다.

홈런 상황에 관해 강백호는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었다. 내 앞 타자인 로하스에게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보니 구위가 무척 좋아 보였다. (타이밍이) 늦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정말 패스트볼 하나만 보고 쳤다. 공이 (몸쪽에) 바짝 붙어 나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냥 방망이 빡 돌리고 쳐다봤는데 (타구가) 넘어가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엄청 세게 맞아 넘어갈 줄은 알았다. 다만 파울인지 페어인지 몰라 타구를 못 찾았던 것 같다"며 "(김재윤 형과는) 사적으로 정말 친하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선배다. 하지만 경기장에선 상대 투수로 만나기 때문에 그저 '한국에서 100세이브 이상 올린 베테랑 투수'라 여기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KT는 1차전서 8회까지 2-1로 앞서다 9회초 동점을 허용했다.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등판해 주전 포수 장성우와 호흡을 맞췄다. 2사 후 볼넷과 3루수 황재균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류지혁의 적시타에 2-2가 됐다. 결국 무승부로 1차전을 끝마쳤다. 2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던 강백호의 마음도 무거웠다.

강백호는 "솔직히 1차전이 너무 아쉬웠다. 로하스가 5출루(3안타 2볼넷)를 해줬고 충분히 기회를 이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어주지 못해 무척 미안했다"며 "감이 나쁜 것은 아니었는데 타이밍에서 조금씩 엇박자가 났다. 너무 아쉬웠고, 선발투수 (고)영표 형에게 미안했다. 2차전에선 잘 풀려 홈런 치고 세리머니가 크게 나왔던 것 같다. 이기고 싶었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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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도 위기가 있었다. 역시 2-1로 리드하던 9회초 박영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포수는 강백호였다. 선두타자 류지혁이 유격수 김상수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후속 박병호와 승부를 앞두고 강백호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강백호는 "1차전에서도 (박)영현이의 공이 안 좋아서 (적시타를) 맞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공은 좋은 코스로 들어갔고 볼배합도 좋았다. 류지혁 선배가 좋은 타격, 대응을 보여준 것이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이번에도 영현이의 가장 좋은, 첫 번째 구종을 살리려 했다. 공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봤다. (마운드에서) 타자들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나는 너를 믿고 있으니 너도 너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며 "서로를 믿으며 가장 좋은 공, 네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라고 했다. 맞아도 되니 자신 있게만 던지라고 해줬다"고 힘줘 말했다.

강백호의 든든한 조언 덕에 박영현은 버텨냈다. 류지혁의 도루로 무사 2루가 되자 박병호를 3루 뜬공으로 처리했다. 윤정빈에게 볼넷을 준 뒤 이병헌의 대타 강민호를 유격수 뜬공, 전병우의 대타 이성규를 루킹 삼진으로 요리해 승리를 지켰다.

'포수' 강백호는 "생각보다 할 일이 정말 많다. 그래서 엄청 힘들다. 투수들을 열심히 신경 써야 한다"며 "(장)성우 형을 존경하고 있다. 많이 배우려 하고 형도 이것저것 알려주신다. (이강철) 감독님은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시고, 투수들은 나를 많이 믿고 따라준다. 정말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에 맞게 내가 더 공부해야 한다. 우리 팀 투수들이 잘 던져 좋은 성적이 나면 그게 정말 기쁘더라"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있다. 포수로서 첫 시즌이기에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강백호는 "포수로는 한 주에 한두 번 정도 나가 부담감은 없다.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지난 2년 동안 못했기 때문에 경기에 나갈 수 있을 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체력은 걱정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목표도 연장선에 있다. 강백호는 "원래 30홈런, 3할, 200안타 등을 치겠다는 말을 안 한다. 그런데 올해만큼은 30홈런을 기록하고 싶다. 쳐야 하고, 칠 때 됐다"며 "개인 최다 홈런 개수만 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강백호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데뷔 첫해였던 2018년의 29홈런이다.

타자로서, 포수로서 강백호는 꾸준히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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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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