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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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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김도영 잇는 미친 재능 등장… KBO 산증인도 “이런 선수 처음 봤다”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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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1982년 출범된 KBO리그의 산증인이라고 할 만하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1985년 KBO리그에 데뷔한 양 위원은 1993년까지 프로에서 활약했고 이후 코치·감독·단장·해설위원으로 지금까지 현장을 누볐다. 근래 리그 40년 역사를 모두 꿰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양 위원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 선수가 등장했다. 올해 SSG의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고졸 신인 박지환(19)이 그 주인공이다. 캠프 당시부터 SSG 코칭스태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박지환이지만, 아무래도 스포트라이트는 먼저 지명되고 먼저 프로 무대에서 활약한 동기 투수들에게 쏠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모두가 박지환이라는 거대한 재능에 흥분하고 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지환은 1일 현재 시즌 30경기에서 112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84, 38안타, 2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1이라는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에는 미달하지만 고졸 신인 야수가 100타석이 넘는 구간에서 이런 OPS를 기록한 건 근래 들어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첫 100타석 구간 OPS는 근래 KBO리그를 흥분시킨 재능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강백호(kt), 김도영(KIA)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 투구에 손등을 맞아 미세골절로 한 달 이상 결장한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놀랍다. 보통의 고졸 신인은 그 시점에서 좋았던 흐름이 끊기기 마련인데, 박지환은 오히려 복귀 이후 더 펄펄 날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 당시부터 SSG 코칭스태프가 극찬한 그 능력, 어느 투수를 상대로든 타이밍을 잘 잡고 타구를 인플레이시키는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경기를 읽는 눈도 좋고, 집중력도 뛰어나고 실패에 대처하는 멘탈도 남다르다. 지금 모습은 누가 봐도 향후 KBO리그를 이끌어나갈 대성할 그릇이다.

양 위원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간 현역과 지도자·프런트 생활을 하면서 40년간 수많은 신인 선수들을 봐 왔지만 박지환과 같은 선수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양 위원은 박지환에 대해 “이런 선수는 처음 봤다”고 놀라워했다. 6월 30일 잠실 두산전 중계 도중에도 박지환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예사롭지 않다고 누차 강조했다. 야구 선배로서의 흥분이 묻어나왔다.

비교적 근래 KBO리그 1군 감독(LG·롯데)직을 역임하기도 했던 양 위원은 “모든 야구 선배들의 이야기가 똑같을 것이다. 변화구 타이밍을 잘 맞추는 선수가 들어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남다르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다”면서 “(투수로서는) 뭘 던질지 당연히 고민이 될 것이다. 잘 치는 (신인) 타자들을 상대로는 바깥쪽 변화구를 던지면 되지만 이 선수는 조금 다르다”면서 패스트볼과 변화구에 모두 잘 대처하는 능력을 호평했다.

실제 신인 타자들은 패스트볼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도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박지환은 근래 들어 처음 보는 투수의 변화구마저 모조리 콘택트하며 좋은 타구를 날리고 있다. 가장 기술적으로 완성되기 힘든 폼인 토탭으로 타이밍을 자유자재로 맞춘다. 이건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 난 재질이라는 게 타격 파트 지도자들의 한목소리다. 훗날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선수들도 고졸 신인 1년 차 때는 고교 시절과 차원이 다른 변화구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데 박지환은 굉장히 빠르게 이를 이겨내고 있다. 발도 느리지 않고, 수비도 침착하게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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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가진 박지환을 쉽게 생각하고 상대하는 투수는 현재 KBO리그에 없다. 이제는 변화구 구사 비율도 높아지고, 투수들도 조금은 모험을 감수하고 몸쪽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박지환은 이 견제까지 이겨내면서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361로 높고, 최근 8경기에서는 타율 0.448, OPS가 1.071로 성적이 오히려 더 좋아졌다. 양 위원은 “지금 몇몇 구단 전력분석팀이 있는데 박지환 전력분석을 어떻게 할지 궁금할 정도”라고 했다. 분명 약점은 있을 텐데 그것이 무엇인지 자신도 궁금하다는 것이다.

SSG는 박지환을 향후 팀 내야의 기수로 내세우고 있다. 캠프 때 기량을 본 뒤 계획을 수정해 시범경기부터 기회를 줬고, 어느 정도 확신이 서자 꾸준하게 기용하고 있다. 부상으로 한 차례 이 흐름이 끊겼으나 복귀 후 바로 1군에 올려 사실상 밀어주고 있다. 지금은 2루를 보고 있지만 박지환의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고, 구단은 3루를 시켜도 너끈히 적응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쯤 되면 이 성적은 운이 아니다. 리그가 흥분할 만한 천재적인 자질을 가진 선수가 성공적으로 랜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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