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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외인 선수가 인터뷰를 자청했다, 'LG 복덩이' 오스틴 "감독님과 약속 꼭 지킬게요" [고척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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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팀 간 9차전을 앞두고 LG 더그아웃에서 특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날 때마다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감독 인터뷰를 5분 정도 앞두고 있던 오후 4시 55분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오스틴이 이 자리에 착석했다. 짧게나마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오스틴은 오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되는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스틴은 특별하게 준비하는 게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어떤 걸 하면 좋을지 물어봤다. 몇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확인했다"며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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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더비에 대한 질문도 빠질 수 없었다. 지난해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출전한 오스틴은 1홈런에 그치면서 입상에 실패했다. 팀 동료 김현수가 배팅볼 투수로 나선 가운데, 오스틴은 3아웃 이후 첫 홈런을 기록한 뒤 좀처럼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스틴은 팬 투표에서 많은 지지를 받으면서 올해도 홈런더비에 출전하게 됐다. 올해 오스틴의 배팅볼 투수는 서인석 1군 매니저다. 오스틴은 "지난해에는 사직야구장 담장이 높아서 1개밖에 치지 못했는데, 올해는 (타자 친화적인)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올스타전이 열리니까 지난해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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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은 염경엽 감독이 등장한 뒤에도 자리를 지킨 채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를 지켜보던 염 감독은 "네가 대신 인터뷰를 하라"며 미소 지은 뒤 더그아웃 앞에서 오스틴의 인터뷰를 지켜봤다.

그러자 오스틴은 취재진으로부터 짓궂은 질문을 한 가지 받았다. 최근 도루를 시도하다가 계속 아웃을 당하고 있는데, 벤치의 도루 지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었다. 오스틴은 "아무래도 난 선수이고, 감독님의 명령을 따르는 게 선수의 소명"이라며 "원래 도루를 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님에도 감독님이 계속 (도루를) 지시하셔서 10도루를 했는데, 나도 솔직히 놀랐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오스틴의 답변을 들은 염 감독은 "내 목표는 오스틴이 20홈런-20도루를 하는 것이다. 오스틴의 가치를 높여주고 싶다"고 했다. 오스틴도 "감독님과 20홈런-20도루를 하기로 약속했고, 그걸 꼭 지키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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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은 지난해 139경기 520타수 163안타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3으로 활약한 데 이어 올해 83경기 310타수 93안타 타율 0.300 17홈런 69타점 11도루 OPS 0.910으로 활약 중이다. LG의 '복덩이'와 같은 존재다.

경기 외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오스틴이다. 팀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한국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였다. 오스틴은 "고기를 구워먹는 게 가장 좋다. 처음에는 음식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떨지 걱정했는데, 제공되는 식사가 다 맛있어서 문제가 없었다"고 웃었다. 오스틴이 자주 찾는 고깃집에선 오스틴에게 쌈장을 챙겨주기도 했다고.

전반기 마감을 앞둔 오스틴은 남은 시즌 동안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한다. 그는 "아무래도 비시즌이 짧아서 많이 못 쉬었고 지난해에 비해서 선수들이 잔부상을 겪다 보니까 팀이 잘 안 풀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최근 들어서 선수들의 몸 상태가 다시 좋아지고 있고, 지난해와 같은 모습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좀 안 좋긴 했지만, 그 모습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고척,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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