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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인터뷰] ‘돌풍’ 설경구 “김희애와 죽일 듯 연기, 빈틈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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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설경구가 데뷔 후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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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57)가 첫 드라마 주연작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연출 김용완)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추적자-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까지 권력 3부작으로 호평을 받은 박경수 작가의 신작이다. 설경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치를 개혁하려고 하는 국무총리 박동호를 연기했다.

‘돌풍’은 대한민국 정치판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강렬한 사건들을 담아내는 동시에 승패를 가를 수 없는 두 인물의 팽팽한 경쟁과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반전으로 정치 도파민을 선사했다. 지난달 28일 공개 직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설경구는 데뷔 후 첫 드라마 주연작을 맡게 된 소감을 묻자 “데뷔 초에 아침드라마를 6개월 했는데 그때랑 환경이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다. 예전에도 인터뷰할 때도 책 좋으면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돌풍’ 합류 배경에 대해 “제작사와 교감 있고 정한 게 아니라 느닷없이 왔다. 영화 ‘보통의 가족’ 찍고 있을 때 김희애랑 매니저가 뒤에서 자기들끼리 ‘돌풍’ 이야기를 했다. 드라마 생각 있냐고 하더라. 대본을 받고 단숨에 읽었다. 호감이 가는데 결정은 쉽게 못 했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것 같더라. 책이 좋아서 하고 싶은데, 드라마 환경 선입견이 있어서 지레 겁먹은 것 같다. 김희애가 그때 푸시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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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김희애, 설경구.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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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설경구에게도 전문 용어와 비유가 많은 문학적인 대사를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다. 대사량도 만만치 않은 분량이기에 대본을 보고 또 봤단다.

그는 “대사량이 많았다. 정말 빽빽했고 평소 안 쓰는 말이기도 했다. 영화는 대사가 많지 않고 행간이 주는 표현도 있는데 이건 말로 진행이 되니까. 그래서 말에 매달렸다. 평소 시나리오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닌데 이건 받자마자 계속 되뇌었다. 입에 붙여놔야 했다. 그래서 톤 조절도 신경 썼다”고 말했다.

대통령 시해 소재나 특정 인물이 떠오른다는 반응 등에 대해서는 “현실이 아닌, 판타지”라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위험한 신념을 가진 박동호 캐릭터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인물의 출발점부터가 현실적이지 않았고 판타지적인 인물이라 생각했다. 책 초반에 시작부터 강렬하게 시작해서 재미있더라. 빵 때리고 시작하는 거지 않나. 심각한 일이지만 극적 재미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저는 판타지라고 느끼더라도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끼면 작품에 몰입이 안 되지 않겠나. 보는 분들은 리얼하게 봐줬으면 했다. 박동호가 사람 같아야 사람들도 몰입할 수 있을 수 있으니까 그게 제게도 숙제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저희 작품에서 정치는 외피라고 생각했다. 작든 크든 조직에서 나올 수 있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죽음을 맞는 박동호의 결말에 대해서는 “처음엔 저의 운명은 모르고 시작했다. 하면서 눈치로 알았다. 막연하게 생각했다. 결말을 보고 작가님이 독하게 썼구나 싶더라. 떨어지면서도 정수진을 쳐다보는, 너의 몰락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그런 박동호의 모습이 지독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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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가 김희애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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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에서 치열한 수싸움과 함께 대립관계를 보여주는 경제부총리 정수진 역의 김희애와 호흡에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영화 ‘더 문’ ‘보통의 가족’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호흡이다.

그는 “박동호에겐 다 적이다.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예민한 상태였다. 환경이 주는 긴장감이 있었고 김희애랑은 촬영할 때 둘이 부딪칠 때의 긴장감이 세서 사담을 절대 안 나누고 계속 유지했다. 서로 긴장감을 놓치면 안 돼서 한 명을 촬영 중일 때도 카메라 밖에서 죽일 듯이 똑같이 연기해줬다. 저도 그랬고 김희애도 그랬다. 그렇게 감정선을 유지하다 보니 카메라 뒤에서도 같이 기가 빨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서로를 그렇게 해주는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이야기가 되지 않나. 저는 돋보이려 하는 편은 아니다. 같이 잘하는 게 중요하다. 김희애는 저에게 과분한 배우였다. 그 전 작품에서는 이렇게 부딪치는 거의 없었다. 이렇게 대놓고 부딪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기할 때는 정말 빈틈이 없다. 골프칠 때 공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평소엔 빈틈 많은 소녀 같은데, 연기할 때는 아우라가 다르다. 42년 동안 연기 인생을 보낸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데뷔 32년 차가 된 그는 여전히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친다고도 했다.

그는 “30년 연기 인생임에도 숙제라는 표현을 했는데 해결되지 않는다. 해결해보려고 버둥대는 인간이 배우라고 생각한다. 한해 한해 갈수록 해결 방법이 없어지는 것 같다. 30년 고수의 경지에 오르는게 아니라 또 무슨 카드를 꺼내야 하나 싶은 것 같다. 저는 한번도 100% 완성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모든 배우들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숙제를 주는 게 감사하다. 배우는 현장에서 행복하다”며 “안해본 캐릭터를 계속 하고 싶다. 나이 들수록 선택 폭이 줄어드니까. 10년 후에도 잘 나이먹고 싶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나이 먹는 건 자연적인 현상이니까. 잘 나이 먹고 있었으면 좋겠다. 편안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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