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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서든데스 2번→홈런더비 극적 우승…LG 복덩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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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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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의 '복덩이'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올스타전 홈런더비 정상에 올랐다.

오스틴은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컴투스프로야구 홈런더비' 결승에서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부상으로 트로피, 상금 500만원과 함께 LG 시네빔 큐브를 받았다.

준결승에서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의 서든데스를 통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오스틴은 10아웃제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먼저 타석에 섰다. 2아웃 이후 2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고, 홈런 2개를 추가하면서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서서히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면서 위기에 몰렸다. 4번째 홈런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고전했고, 결국 10아웃까지 4홈런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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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홈런으로 예선을 1위로 마친 페라자는 자신감 있는 스윙으로 결승 초반부터 홈런 개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2아웃 상황에서 이미 오스틴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서는 듯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정타가 나왔으나 타구가 폴대 밖으로 벗어나거나 담장을 넘어가지 못했다. 5아웃 이후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숨을 고른 페라자이지만, 4홈런에 만족했다.

오스틴과 페라자의 홈런더비 결승전은 '서든데스'에 돌입했고, 오스틴이 먼저 타석에 등장했다. 결과는 실패. 한화 마스코트 '위니'의 응원을 받고 타석으로 향한 페라자 역시 홈런을 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갖게 된 오스틴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아치를 그리면서 활짝 미소 지었다. 반면 페라자의 타구는 그라운드 안에 떨어지면서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오스틴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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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더비 종료 후 아들 달라스와 인터뷰실에 들어온 오스틴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즐기자는 생각으로 나왔는데, 마침 운이 따르면서 1위까지 했다"며 "솔직히 페라자도 잘하고 있었고, 이렇게 서든데스를 두 번이나 할 줄 몰랐는데 즐기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스틴의 홈런더비 배팅볼 투수는 서인석 1군 매니저였다. 선수 본인의 요청이 있었다. 오스틴은 "(서인석 매니저는) 구단 스케줄 등을 관리해 주시는 분인데, 가끔 훈련을 종종 오셔서 배팅볼 던져주셨을 때 내가 쳤던 배팅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장난삼아 올스타전 나가게 된다면 (서인석 매니저가) 배팅볼을 던져주시면 좋겠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성사다. 내가 긴장한 것만큼 긴장하셨을 텐데, 너무 잘해주셨다. 받은 상금을 다 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예선부터 서든데스가 진행된 만큼 우승으로 향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김도영과의 서든데스 과정을 복기한 오스틴은 "김도영 선수와 맞붙게 됐을 때 당연히 내가 질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면 김도영 선수도 올스타전에 처음 나온 것 아닌가. 훈련 때 나오는 배팅볼이라면 넘겼을 텐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응원하는 상황에서 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승에서 자신의 타격 이후 페라자의 타격을 지켜본 오스틴은 "(페라자의 아웃카운트가) 8개가 됐을 때 어쩌면 한 번 더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솔직히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왔을 때 하나 더 넘기라고 응원했는데 못 넘기더라. 같은 외인 동료로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홈런더비 이후) 위로보다는 서로 격려했다. '잘 쳤다, 지쳐서 도저히 못 치겠다'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며 "페라자 선수가 KBO리그에 와서 잘하고 있고, 올스타에 선정되는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항상 응원하고 있다"고 페라자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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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에서 오스틴에게 힘을 실어준 가족도 큰 힘이 됐다. 오스틴은 "가족의 힘을 없잖아 받은 것 같다. 자녀를 키워야 하면 '부모의 힘'이라는 게 있는데, (그 힘이)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 같다"며 "즐기자는 생각으로 홈런더비에 나왔고, 재밌게 시간을 보내자고 나왔다. 아내와 장난하면서 자녀와 놀아주는 느낌으로 출전했는데, 서든데스를 두 번이나 하고 우승도 차지하면서 우연이 이어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오스틴은 6일 진행되는 올스타전 본경기에도 출전한다. "6일 경기가 기대된다. (홈런더비에서) 응원해 주신 팬분들, 또 나를 올스타로 뽑아주신 팬분들과 선수들에게 고맙다. (본경기도) 많이 기대해달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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