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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전강위' 위원 박주호 충격 폭로 "홍명보 감독 되는지 몰랐다...황선홍 임시 감독도 투표로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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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지난 2월부터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가 위원회 실상을 폭로했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박주호는 이 영상을 찍기 직전까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박주호는 지난 2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체제에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지난 5개월간 활동한 '내부자'다.

박주호는 직접 3명의 감독 후보를 추천했다. 그는 후벵 아모림(스포르팅), 제시 마치(캐나다), 그리고 바스코 세아브라(FA)를 전력강화위원회에 감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직접 밝혔다. 본인 외에는 거의 후보 추천을 하지 않았고 일부 위원만 한두 명 정도 추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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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이미 파울루 벤투 감독 이전에 있던 리스트를 포함해 후보군이 많았다. 후보군을 볼 때, '이 감독님은 무조건 컨택해야지' 이런 분들은 사실 많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마치는 대표팀에 가장 적합한 감독이라고 확신했다. 박주호는 "내가 내 이름을 대고 추천하는데, 어느 정도 알아야 할 것 같은 의욕이 있었다. 의욕이 커서 이야기를 나눠봤고 어떤 축구를 할 건지, 현실적으로 한국에 관심이 있었고 (황)희찬과 연도 있어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 성향 등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더 깊은 이야기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소개할 때 이야기해 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며 추천했다.

마치는 사실상 차기 감독 유력 후보였지만, 협상 과정에서 결렬됐고 마치는 캐나다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향했다.

박주호는 "3월에 마치와 접촉했다. 이 사람은 한다고 어느 정도 이야기했던 상태였다. '나는 한국이다'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서로 접점을 잘 맞추면 될 줄 알았다. 아쉽다. 그리고 지금 결과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주호는 "마치가 조금 딜레이된 이유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마치를 잘 몰랐다. 관심을 갖지 않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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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는 캐나다를 이끌고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에서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놓친 감독을 두고 배 아파하는 상황이 됐다.

영상 촬영 도중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기사가 발표됐고 박주호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에서 K리그 감독이 거론된 건 사실이었다. 박주호는 "시즌을 다 준비했는데 그 감독님들은 모르신다. 우리가 감독님을 찍고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협회도 먼저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진척이 되면, 팀에도 잘 이야기하는 과정을 스무스하게 해야 한다. 회의 때도 울산 HD 팬들이 트럭 시위를 하고 난리가 났었다. 이게 과연 알맞은 과정인가 생각했다. 또 돌아가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3월 임시 감독 선임 때에도 황선홍 당시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올림픽 본선 집중에 집중하고 있는데 동남아 팀을 잘 아는 후보군의 감독님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이야기가 오갔다. 황 감독도 협회 지도자여서 후보에 올라왔다"라며 박항서, 김도훈 감독도 후보군에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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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은 바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투표로 감독을 정했다는 점이다. 박주호는 "이해하지 못했다. 투표하는 게 아니다. 감독을 어떻게 투표로 정하나. 투표를 하긴 했다. 그래서 됐다. 이해가 안 갔다. 난 이유를 적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항서 감독이 제일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쉬고 계시고 동남아 축구를 잘 알고 계신다. 한 번만 희생을 해주시고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도훈 감독도 싱가포르 축구를 잘 알고 계셨다. 2경기만 잘 마무리해 주시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에 대해선 "왜 리스크를 만드나 싶었다. 올림픽 탈락과 직결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어쨌든 올림픽을 준비하는 감독을 잠깐 맡기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이해가 안 됐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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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감독 결렬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는 2차로 후보군 12명을 추렸다. 박주호는 "헤수스 카사스는 1차 때 결렬됐는데 왜 다시 후보에 올려놨는지 모르겠다. 이라크와 3차 예선 같은 조에 속했는데 데려오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뺏어오는 격"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에게 박주호가 두 번째로 추천한 인물 중 따로 박주호가 기다렸던 감독은 니코 코바치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그리고 에릭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이었다.

코바치에 대해 박주호는 "관계자를 통해 연락했다. 의사는 있는데 마지막 일주일을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최종적으로 유럽 팀을 맡기로 결정했다. 처음에 의사를 먼저 물어봐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주호는 "코바치의 대리인이 데리고 있는 다른 감독이 테르지치였다. 당시 테르지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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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테르지치 얼마나 좋은가. 도르트문트 팬들에게 호불호가 갈리지만 대단하다. 하지만 감독 본인이 쉬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일주일을 기다렸지만 되지 않았다"라면서 "마치 정도의 감독을 추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주호는 "어쨌든 나는 일을 해야 해 바그너를 추천했다. 훈련, 경력, 전술 등을 상세히 전력강화위원회에 설명했다. 직접 겹치지 않았지만, 프로필을 받아보고 추천할 수 있는 감독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또 호펜하임 감독이자 김진수를 영입했던 마르쿠스 기스돌 감독도 추천했다. 공격 성향이 굉장히 강했던 스타일의 감독이다"라고 밝혔다.

또 박주호가 추천한 후보는 우르스 피셔 우니온 베를린 전 감독이었다. 박주호는 "스위스 감독으로 바젤에서 우승 경력도 있고 분데스리가2에서 1부 승격시키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이끌었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추천 후보는 토마스 투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사단 중 한 명인 졸트 뢰브 코치였다. 박주호는 마인츠 시절 투헬과 인연이 깊기 때문에 당시 인연으로 연락을 취했다.

박주호는 "투헬과 연락을 하긴 했다. 측근한테 도와달라고 얘기는 했다. 하지만 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온 인물이 수석코치였다. 감독 경력이 많지 않은 사실상 코치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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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주호의 추천 이후 또다시 전력강화위원회의 파행이 빚어졌다. 박주호는 '또다시 투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왜 이 후보를 추천했는지 설명해야 하고 그걸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투표하자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난 투표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정 위원장이 사퇴했다. 사퇴 이후로는 난 전혀 모른다. 나가신 분들도 있고 소통이 전혀 안됐다. 이유는 모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마치 감독 이후로는 (전강위가) 없어졌어야 했다고 본다."라고 했다.

박주호는 "국내 감독을 원하는 거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국내 감독을 세세하게 살펴보고 어떤 장단점이 있고 어떻게 도와줘야 하고 확인해 모셔 오도록 하자고 했다. 그건 다 아니라고 하면서도 속으로 위원장한테 전화하는 위원들이 있다고 들었다. 정보도 계속 흘러 나간다. 위원회 안에 있는데도 나도 모르겠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결론적으로 유명무실해진 전력강화위원회를 무시하고 협회는 이임생 이사 체제로 스스로 움직여 홍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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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독을 평가하는 위원회 내부 위원에 대해 박주호는 "몇몇 분들이 국내 감독이 되야 한다더라. 어떻게 보면 빌드업이었다. 회의 시작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이어갔다. '국내 감독이 이제 해야 하지 않아?'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왜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외국 감독한테는 다 따지면서 국내 감독한테는 아예 없다. 그냥 다 좋다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감독을 내가 반대하는 게 아니다. 게임 플랜을 계속 얘기하는데 게임 플랜과 우리 방향성이 맞는 감독이어야 협회도 말할 수 있다. 협회가 그러면 '기술철학'을 발표해선 안됐다"라며 "계속 홍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홍 감독이 고사를 했다는 데도 후보군에 계속 있었다. 김도훈 감독도, 안한다는 사람도, 300억원이 필요한 아모림도 12인에 들어갔다"라고 이어갔다.

결론적으로 박주호도 전력강화위원회가 아닌 이 이사가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했다. 박주호는 "홍 감독이 고사한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투표했다. 그래서 어느정도 홍 감독이 높은 순위에 있었다. 지금도 비슷해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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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하고 절차를 이어갔다. 중간에 외부에서 외국 감독의 많은 추천도 받았다.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해온 대로 했다. 마지막 후보를 받았고 그 안에서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회가 5명만 동의했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언급하긴 그렇다. 협회 법무팀의 조언을 받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문제가 된다면 법무팀에 다시 물어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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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문로,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DB/연합뉴스/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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