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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 (금)

‘음주운전 사고’ 前 빙속 국대 김민석, 징계 받자 헝가리로 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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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의 김민석(25)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자격 정지 징계를 받자 헝가리로 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이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김민석과 쇼트트랙 문원준(23)의 귀화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힌 내용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전 국가대표 출신의 김민석은 차세대 한국 빙속 중장거리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핵심 선수였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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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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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민석은 한 순간의 실수로 스피드스케이팅의 차세대 대들보에서 자격 정지로 나락에 떨어졌다.

지난 2022년 7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물의를 빚었다. 결국 2022년 8월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징계 1년 6개월을 받았다.

추가로 지난해 5월 재판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아 대한체육회로부터 2년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2025년 5월이면 김민석의 자격 정지가 종료된다. 내년 10~11월 경 열릴 예정인 2025-26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면 2026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수 자격 정지로 성남시청과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었고, 수익도 없었기에 결국 귀화를 결정했다는 게 김민석의 입장이다.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을 통해 김민석은 “한국에서 음주운전으로 3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일에 대해서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해당 사건을 일으킨 것을 후회하고 있고 그 사건 이후로 운전을 하지 않는다”며 음주운전 사고로 자격 정지가 된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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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헝가리빙상경기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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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민석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3년 간 훈련 하지 못하면 발탁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징계 이후 소속팀도 수익도 없는 상태였다”면서 현실적으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귀화 절차는 최근 마무리됐지만, 김민석이 결심을 굳힌 것은 올해 2월 경으로 알려졌다. 특히 헝가리 대표팀의 한국인 출신의 지도자인 이철원 코치로부터 제의를 받고 현재 문원준과 함께 이미 현지로 이동해 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은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쇼트트랙 간판선수로 활약했던 류 사오린 산도르, 류 사오앙 형제가 중국으로 귀화하면서 생긴 공백을 김민석과 문원준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인 아버지와 헝가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018년 동계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부문에서 헝가리 최초의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던 사오린, 사오앙 형제는 과거 헝가리 국가대표로 나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서 판정 논란을 겪은 끝에 금메달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으로 귀화하면서 헝가리 빙상경기연맹은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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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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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빙상의 역사에도 귀화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은 사례가 처음이 아니다.

2006 토리노 동계 올림픽 3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의 역대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로 꼽히는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은 국내 스포츠계 파벌 논란 등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잃자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후 빅토르 안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3관왕에 오르며 한국에 비수를 꽂았다. 한국의 ‘쇼트트랙 황제’는 러시아의 영웅으로 그 이후에도 현역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러시아에 많은 메달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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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안. 사진=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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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샤오쥔(왼쪽). 사진=김영구 기자


2018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도 2019년 대표팀 동료였던 황대헌과 불미스러운 사건이 계기가 돼서 한국을 떠난 바 있다. 당시 린샤오쥔은 진천선수촌 훈련 도중 황대헌의 바지를 내려 신체 부위를 노출하게 한 혐의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통해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이후 황대헌 측과 긴 법정 공방까지 진행했고, 법원으로부터 무혐의를 받았지만 결국 최종 선고가 나오기 전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바 있다.

국제규정에 따라 귀화 이후에 한동안 중국대표팀으로 나서지 못했던 린샤오쥔은 한동안 부진을 겪는듯 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각종 대회 우승 등으로 기지개를 켠 이후 지난 3월 ISU 월드컵에서도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린샤오쥔은 현재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로 오는 2026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과 경쟁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김민석의 귀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제2의 빅토르 안 사태 혹은 제2의 린샤오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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