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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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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선임 세계적 웃음거리, 정몽규 물러나야” 축구지도자협회, 강도 높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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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선임은 비상식적이다. 감독 선임 과정과 결과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물러나야 한다.”

(사)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12일 ‘한국축구 퇴보시키는 정몽규 회장은 즉각 물러나야’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비상식적인 행정을 짚으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1일 ‘대한축구협회 시스템을 사유화하거나 농단하지 말라’며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직격한데 이어 또 한번 사퇴를 촉구한 성명서다.

축구지도자협회는 “대한축구협회는 7월8일 울산 HD 홍명보 감독을 신임 국가대표 감독으로 발표했다. 우리는 축구협회의 발표가 지난 5개월간의 무능과 반복되던 시행착오를 종결짓는 매듭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는 더 심한 혼돈과 또 다른 기만의 서막이 되고 말았다”며 강도 높은 어조로 성명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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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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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축구지도자협회는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정몽규 회장은 저에게 모든 기술파트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줬다’고 하면서 ‘그래서 홍명보 감독으로 정해졌다. 부회장에게만 보고했고, 아직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무엇인가 숨겨야 할 일이 없다면 모든 권한과 책임을 준 회장에게 과정과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이라며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정몽규 회장에게 홍명보 감독 내정과 관련한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을 먼저 꼬집었다.

이어 축구지도자협회는 “만약 그의 말대로 회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중차대한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고 기자회견까지 했다면 월권이다”라며 “반면, 회장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감독선임 문제를 보고도 받지 않고 기술위원장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하게 했다면 그런 회장은 있으나 마나 하여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강도 높게 정몽규 회장을 비판했다.

앞서 축구지도자협회는 1일자로 ‘정몽규회장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축구협회 시스템을 사유화하거나 농단하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축구지도자협회도 해당 성명서를 다시 언급한 이후 “그러나 정 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 다시 대한축구협회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라며 “그리하여 합리적 결정을 해야할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과 결과가 세계적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며 분개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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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지도자협회는 “감독 선임과 발표의 과정들이 보안이라는 명목하에 규정과 절차적 시스템을 모두 내팽겨쳤다”면서 “정몽규 회장은 2013년 취임한 이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변경해왔다. 기술위원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전력강화위원회 다시 기술위원회로 바꾼 것이다. 이는 정몽규 회장이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협회를 운영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 명칭과 권한이 계속해서 바뀌는 허울뿐인 위원회 운영을 통해 톱다운(TOP-DOWN) 방식의 수직적인 협회 운영을 지속해왔다는 게 축구지도자협회의 전반적인 시각이었다.

실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지난 5개월 간 감독 선임 업무를 주도했던 전력 강화위원가 사실상 파행으로 운영되는 지경에 이르러 1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명이 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이임생 위원장이 주도하는 기술위원회가 업무를 이관해 감독 선임을 마무리했다.

축구지도자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업무를 관장해온 전력강화위원 11명 중 절반 이상이 빠져 5명만 남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하여 해당 위원회가 이 일을 매듭짓게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만약 기술위원회로 이관하려 했다면 남아있는 전력강화위원의 동의를 얻어 이사회를 거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이런 절차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축구지도자협회는 “절차적 정당성은 내부의사 결정권자들에게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속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하게 하고 외부적으로는 국내외 지원자들에게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제대로 지켜졌는가를 따져 묻기도 했다.

또한 축구지도자협회는 외국인 감독 면접 결과를 누구와 공유하고 결과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면접 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 갑자기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바뀌어야 했는지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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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축구지도자협회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을 목표로 수많은 축구지도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유럽에서 명장 반열에 오른 유수한 지도자들 역시 그러했다”면서 “우리 지도자들에게는 협회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이야말로 그나마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사다리이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지 않은가”라며 따져 묻기도 했다.

축구지도자협회는 “절차와 시스템에 의한 집단지성은 간혹 느리고 시끄럽고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여지지만 그런 시행착오 과정속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그에 따른 결과는 정당성을 부여받아 궁극적으로는 국민적 지지를 획득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이런 상식을 망각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번 결정을 정몽규 회장이 충성스런 부하에게 전권을 쥐어준 ‘독단적 결정’이라는 모양새를 갖추고 마음대로 결정하였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모든 절차는 뒤죽박죽되고 협회의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되었다”며 강도 높게 이번 선임 과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력강화위원의 일원이었던 박주호 축구해설위원이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한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한 것을 두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시사한 대한축구협회에 대해서도 강한 분노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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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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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지도자협회는 “우리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이런 일련의 과정속에서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태를 비판한 특정 축구인에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한 대한축구협회에 실망스러움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면서 “이번 사태는 대한축구협회가 평소 축구인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즉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존중(Respect)을 강요하면서 정작 협회는 전혀 선수와 축구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비판도 들으려 하지 않고 견디지 못하는 협회는 발전하지 못한다”며 일갈했다.

그러면서 축구지도자협회는 “축구협회의 무능과 잘못을 비판하는 축구인에게 법적대응 운운하는 일이 향후 다시 재발한다면 우리 지도자협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축구지도자 그리고 축구인과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축구지도자협회는 “많은 축구인들이 개탄한다. 역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축구협회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이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시키는 책임이 전적으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면서 “따라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이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회장직에서 사퇴하기를 촉구한다”고 강변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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