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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인종차별 충격적인데, UEFA '싹 외면'…"친선경기잖아, 우린 몰라" 황당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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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전 세계 축구계가 '인종차별 퇴출'을 외치고 있는데, 정작 유럽 최고의 축구기관인 유럽축구연맹(UEFA)은 황희찬이 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한 이번 사태를 외면하고 있다.

UEFA는 이번 사건이 자신들이 주관하는 대회가 아닌 경기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프턴은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사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UEFA는 우리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친선전이 자신들의 소관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UEFA는 "축구에서 인종차별과 차별 및 편협한 사고를 없애기 위한 싸움은 우리의 주요 우선순위다. 차별적인 행위는 UEFA 대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UEFA는 축구계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라면서도 "징계 기관은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울버햄프턴과 코모 1907은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렀는데, 경기 도중 코모 1907의 한 수비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이를 들은 울버햄프턴의 윙어 다니엘 포덴세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수비수를 주먹으로 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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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게 경기를 이어갈 의사가 있냐고 물었고, 경기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통해 팀 전체가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황희찬은 경기를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경기는 울버햄프턴의 1-0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황희찬이 친선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점, 그리고 포덴세가 상대 선수를 폭행했다는 내용은 곧바로 보도됐다. 당시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의 리암 킨이 이를 자신의 SNS와 매체를 통해 보도했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다루는 등 순식간에 퍼졌다.

사건 발생 이후 울버햄프턴은 "후반전 중반 황희찬이 해당 사건(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일)을 알렸고,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분노했다. 개리 오닐 감독은 사건이 벌어진 이후 황희찬과 대화를 나눠 황희찬이 경기를 그만둘 기회를 줬으나 황희찬은 계속 경기를 뛰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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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모 1907은 황당한 성명을 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한 태도였다.

코모 1907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고, 모든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며 "문제의 수비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이 동료 수비수에게 '그를 무시해, 그는 그가 재키 찬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단은 이어 "우리 선수와 긴 대화를 나눈 결과, 우리는 이번 일이 황희찬의 이름과 그의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Channy)'로 부른 것과 관계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가 중국의 유명 배우 재키 찬(성룡)의 이름과 유사해 황희찬을 재키 찬으로 지칭했다는 게 코모 1907 구단 측의 설명이다.

변명거리가 될 수는 있으나, 한국의 축구선수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의 이름으로 부른 것이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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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코모 1907의 태도다.

코모 1907은 끝으로 "우리는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반응으로 인해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된 점에 대해 실망했다"라며 주먹질을 한 포덴세를 저격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이미 해당 사건이 인종차별 사건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코모 1907은 황희찬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울버햄프턴 선수의 격렬한 반응이 이번 사건을 키웠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코모 1907이 이번 일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울버햄프턴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탈리아축구연맹(FIGC)과 UEFA에 연락을 취했다. 코모 1907이 소속된 이탈리아 리그를 주관하는 FIGC, 그리고 유럽권역의 축구를 주관하는 최고 기관인 UEFA에 사건의 심각성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UEFA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한 이번 일을 사실상 외면했다. 인종차별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는 했으나, 자신들은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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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가 이런 입장을 취했으니, FIFA의 입장이 다를 가능성은 낮다. FIGC도 마찬가지다. 결국 해당 선수에게 인종차별 건으로 징계를 줄 수 있는 건 코모 1907 구단 자체 징계여야 하는데, 코모 1907의 공식 성명을 보면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지조차 모르는 분위기다.

명백한 인종차별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황희찬이 어떠한 기관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황희찬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고 있는 건 결국 울버햄프턴 구단과 팀 동료들밖에 없다.

울버햄프턴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우리가 당신과 함께한다"라며 황희찬을 태그해 게시글을 올렸다. 인종차별을 당한 황희찬을 응원한 것이다.

구단 외에도 황희찬을 위해 주먹을 휘두른 포덴스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SNS로 황희찬을 향한 지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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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도 이에 응답했다.

황희찬은 17일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사건 이후 코칭 스태프들과 동료 선수들이 즉시 경기장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고, 내 상태를 계속 확인해줬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경기를 뛰고 싶었고, 우리는 경기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다.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황희찬은 PL에서 밀고 있는 인종차별 방지 슬로건인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There is no room for Racism)"라며 인종차별 퇴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포덴세 SNS, 르미나 SNS, 코모 1907, 황희찬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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