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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 (목)

'사고방식이 다릅니다' 아르헨 MF 데 폴, "쇼 하지 말고 전화해"...요리스는 "세계 축구의 얼굴, 올바른 본보기가 되길"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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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스포츠 바이블


[OSEN=정승우 기자] 로드리고 데 폴(3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황당한 발언을 뱉었다.

영국 '메트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로드리고 데 폴이 엔소 페르난데스의 인종차별 논란 이후 그를 언팔로우하고 소셜 미디어로 비판한 첼시 선수를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로드리고 데 폴의 사고방식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그는 대표팀 동료 엔소 페르난데스(23, 첼시)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과는 아니다. 오히려 '적반하장'의 자세로 나왔다.

최근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몰지각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축구계가 뜨겁다. 발단은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우승 뒤풀이. 아르헨티나는 지난 15일 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골로 콜롬비아를 1-0으로 꺾으며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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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승으로 아르헨티나는 코파 아메리카 최다(16회) 우승국으로 올라섰고 코파 아메리카 2021,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문제는 경기 후 발생했다. 엔소 페르난데스(23, 첼시)가 소셜 미디어 라이브를 통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팀 버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는데, 해당 노래 가사가 프랑스 사람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가사였던 것. 이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졌다.

안 그래도 이미 논란이 됐던 노래였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했을 때 팬들이 불러 비판받았기 때문. 노래에는 "엄마는 나이지리아, 아빠는 카메룬 사람이지만 여권에는 프랑스라고 적혀 있지", "(킬리안) 음바페는 트렌스젠더들과 자는 걸 좋아해", "들어봐. 그리고 널리 퍼뜨려. 그들은 프랑스에서 뛰지만, 모두 앙골라 출신이야" 등의 가사가 담겨 있었다.

가사가 자극적인 만큼,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당장 엔소의 첼시 동료들이 먼저 반응했다. 현제 첼시 구단에는 1군만 악셀 디사시, 브누아 바디아실, 레슬리 우고추쿠, 크리스토퍼 은쿤쿠, 말로 귀스토, 웨슬리 포파나 6명의 프랑스 국적 선수가 있다. 게다가 모두 아프리카계 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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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꺾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당시 팬들이 불러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된 노래다. "엄마는 나이지리아, 아빠는 카메룬 사람", "음바페는 트렌스젠더와 하는 걸 좋아해"라는 내용으로, 아프리카계 출신으로 구성된 프랑스 선수단을 조롱하는 가사가 주를 이룬다.

당장 엔소의 첼시 동료들이 먼저 반응했다. 현제 첼시 구단에는 1군만 악셀 디사시, 브누아 바디아실, 레슬리 우고추쿠, 크리스토퍼 은쿤쿠, 말로 귀스토, 웨슬리 포파나 6명의 프랑스 국적 선수가 있다.

아버지가 코트디부아르인인 포파나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논란이 된 영상을 공유했다. 그는 "2024년의 축구. 거리낌이 없는 인종차별"이라고 쓰며 불쾌함을 표했다. 디다시와 귀스토는 엔소와 소셜 미디어 팔로우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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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커지자 엔소는 17일 자신의 소셜를 통해 "대표팀 축하 행사 중 제 인스타그램 채널에 올린 영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 노래에는 매우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단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다"라고 사과했다.

당사자인 엔소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 모양이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우리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인종차별과거리가 멀다. 모든 것이 맥락에서 벗어난 이야기"라며 "난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가 농담으로 하는 말이 다른 곳에서는 다른 의도로 잘못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황당한 발언을 내놨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주장 리오넬 메시와 축구협회 회장이 사과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훌리오 가로 체육부 차관을 비판하며 곧바로 해임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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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은 "어떤 식민주의 국가도 축구 노래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한다고 해서 우리를 협박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선자들, 분노하는 척하지 말라. 엔소, 난 당신 편이다"라고 공개 옹호했다.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하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엔소의 대표팀 동료인 데 폴까지 입을 열어 기름을 끼얹었다. 그는 유튜브 채널 'OLGA'에 출연해 "경기장에서 부른 노래를 분석하진 않는다. 사람들은 그 노래를 농담에 더 가깝게 본다"라고 입을 열었다.

데 폴은 "난 인종차별로 고통받고, 인종차별을 싫어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 (적합한) 장소가 있는 것 같다. 만약 어떤 사람이나 엔소 동료들이 기분이 상했다면 소셜 미디어로 얘기할 게 아니라 그에게 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첼시 선수들을 꼬집었다.

이어 그는 "약간의 악의가 있거나 전혀 상관없는 일과 엔소를 엮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아주 이상하다. 쓰러진 나무를 발로 차는 것 같다. 전화해서 '무슨 일이야?'라고 하면 된다. 항상 라커룸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이다. 그를 팔로우하지 않는 건 내게 무의미한 것 같다"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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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엔소에게 전화를 걸어 '들어봐. 우리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과하는 글을 올리는 게 어때?'라고 하면 끝난다. 그런 쇼를 보여줄 필요가 없다"라며 현재 상황을 피해 입은 선수들의 '쇼'라고 주장했다.

물론 데 폴의 말이 어떤 맥락인지는 이해할 수 있다. 팀 내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게 옳다는 것.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요즘 시대에 인종차별은 궤가 다른 문제다.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위고 요리스는 이번 사건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짚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그는 ""중요한 트로피를 획득해 기쁨에 찬 순간이라고 하더라도 상관없다"라며 "우승한 팀일수록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축구에서 이런 일을 보고 듣고 싶지 않다. 우린 모두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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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는 "이번 일이 단지 실수이길 바란다. 우리 모두는 가끔 실수를 저지른다. 난 그들이 이번 일로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는 현재 남미 축구와 세계 축구의 얼굴이다. 그들이 4~5년 동안 경기장에서 이룬 업적은 많은 칭찬을 받을만 하다. 그러나 우승자라면, 특히, 아이들에게 올바른 본보기가 돼야 한다. 이들의 말은 아프리카 출신 가족이 있는 프랑스인을 제대로 공격한 발언이었다"라고 일침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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