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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홍명보 선임 이유는’…축협, 구구절절 해명 여론에 기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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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2일 홈페이지에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논의된 10번의 전력강화위원회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세 지점에 대해 ‘Q&A’로 정리해 올렸다. 안팎으로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뒤늦은 해명을 내놨지만 오히려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협회는 최후 3명의 후보자 중 외국인 감독 둘만 면담을 하고, 홍명보 감독과는 면담을 하지 않은 데 대해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뽑으면서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종 후보에 오른 외국인 감독 중 한 감독은 표지 포함 22쪽의 자료와 대표팀 경기 영상 16개, 다른 감독은 표지 포함 16쪽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면담은 물론 이 같은 자료 제출도 없었다. 이에 대해 협회는 “물론 자료를 잘 준비해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 있고 성의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니다”라고 했다.

협회는 이어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국내 감독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부적 상황과 관점에서 최종 3명의 장단점이 평가된 것이지, 면담 방식에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명 대부분이 ‘공정성’ ‘정당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고려하면 반대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또 협회는 “위원들은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 홍명보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됐다”고 해명했다.

이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전 국가대표 박주호가 홍 감독 선임 뒤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이 많았다. 전체적인 흐름은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고 폭로한 내용이 어느 정도 사실임을 뒷받침했다.

협회는 장문의 글을 통해 사령탑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었음을 부각하고자 했지만, 일련의 과정을 살피면 적어도 최종 단계에서는 절차적인 ‘심도 있는 논의’가 빠졌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축구협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홍명보 감독, 대표팀 사령탑 선임’ 게시물에는 비판적인 댓글이 8100개를 넘어서고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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