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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접전 끝 패배... '맏언니' 강영미의 눈물, "마지막 개인전, 경기력 좋은데 져서 울었지만 단체전서 웃겠다" [오! 쎈 IN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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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대한체육회 제공


[OSEN=파리(프랑스), 이인환 기자] "경기력 좋았는데 앞서 나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남여 펜싱 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그랑팔레에 위치한 펜싱장에서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종목 첫날 여정에 나서고 있다.

이날 열리는 경기는 에페 여자 개인전과 사브르 남자 개인전이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는 송세라(부산시청), 강영미(광주 서구청), 이혜인(강원도청)이 출격한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는 오상욱(대전시청), 박상원(대전시청), 구본길(구민체육공단)이 나선다. 에페와 사브르 개인전은 하루만에 32강부터 16강, 8강, 4강, 결승이 모두 진행된다.

펜싱은 최근 올림픽서 3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효자 종목이다. 단 개인전 금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할 수 있다'서 박상영이 메달을 따낸 이후 없었다. 이번에 남자 에페의 오상욱은 세계 랭킹 4위로 빼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지난 2020 도쿄 대회서 따지 못한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는 송세라가 있다. 송세라는 도쿄 올림픽 당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자신감으로 꾸준하게 성장해서 한국 여자 펜싱에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지난 도쿄 올림픽서 개인전 8강의 아쉬움을 이겨내고 이번 개인전에서도 최소한 포디움 입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는 펜싱의 종주국이다. 근대 펜싱은 프랑스서 스포츠화가 시작됐다. 그렇기 때문에 펜싱 경기는 프랑스어 용어로 진행된다. 종주국으로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함께 손꼽히는 펜싱 강국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펜싱의 인기는 올림픽 종목 중 최상위를 다툰다.

송세라는 32강전서 세계 랭킹 26위인 마르티나 스바토브스카-벤글라치크(폴란드)를 만났다. 1라운드 시작 직후 양 선수는 신중하게 탐색전을 펼쳤다. 1분여도 안 되는 탐색전이 끝나고 공세가 시작됐다. 1분 15초에 양 선수는 동시에 찔러서 1점 씩을 나눠 가졌다. 송세라는 먼저 추가점을 얻어내면서 2-1로 리드를 가진 채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2라운드서는 송세라의 일방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송세라는 2라운드가 시작하고 20여초만에 추가점을 얻었다. 마르티나의 약점을 정확하게 노리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특히 2라운드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내리 3점을 얻으면서 7-2로 2격차를 벌린 채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마르티나도 그대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3라운드 시작 직후 송세라와 치열한 공방전 끝에 맹공을 펼쳤다. 송세라도 침착한 운영으로 맞섰으나 3라운드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9-12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다. 그래도 송세라의 운영은 차분했다. 잔여 1분여 동안 내리 3점을 더하면사 15-11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16강에 선착한 송세라는 탕 준야오(중국, 세계 랭킹 23위)와 무하리 에스테르(헝가리, 세계 랭킹 10위)의 32강전 승자와 격돌한다. 한편 송세라에 이어서는 대표팀 맏언니 강영미가 나섰다. 세계 랭킹 21위인 강영미는 32강전서 넬리 디페르트(에스토니아, 세계 랭킹 12위)를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퍼리어드 빠르게 선취점을 내주면서 끌려가던 강영미는 3-5로 뒤진채 시작했던 2퍼리어드부터 기어를 올렸다. 2퍼리어드 40여초만에 내리 2점을 내면서 따라 붙은 강영미는 치열한 점수 공방전을 펼치면서 따라 붙거나 1점 뒤진 채 게속 경기를 유지했다.

7-8로 뒤진 채 시작한 3퍼리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영미는 시소 게임서 밀리지 않은 채 부지런히 따라 붙었다.3퍼리어드 1분여를 남겨두고 9-11로 뒤지고 있었던 강영미는 연신 몸을 날리는 플레이를 통해서 13-13으로 라운드 X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전 규칙은 먼저 1점을 내는 선수가 승리하는 것.

강영미의 맹추격에도 역전을 허용하진 않았던 디페르트는 연장전 시작 직후 바로 1점을 따내면서 기나길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1985년생인 펜싱 여자 대표팀의 맞언니인 강영미는 사실상 마지막 개인전이 될 확률이 높은 경기에서 명승부를 펼쳤찌만 아쉬운 패배를 맛봤다.

경기가 끝나고 디페르트와 악수를 나누면서 품격을 보였던 강영미지만 경기장 아래로 내려와서는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아쉽다. 솔직히 경기 내용은 만족하는데 결국 승리하지 못했기에 너무 아쉽다"라면서 "잘 했는데 승리하지 못했기에 눈물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강영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최선을 다해 즐기려고 했다. 게임 내용에는 전혀 후회가 없지만 패배해서 아쉽다"라면서 "3퍼리어드에서 잘 추격했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던 것이 컸다. 그래도 경기력은 괜찮은 것 같아서 단체전서 조금 더 잘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개인전서 흘린 눈물에 대해 강영미는 "차라리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게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더라. 시원하게 울었으니 이제 단체전에 집중하겠다"라면서 "단체전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서 그때는 웃도록 하겟다"라고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하면서 믹스트존을 떠났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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