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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결승은 달라' 김우민, '1레인의 기적' 쓴다…2011년 박태환처럼 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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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예선에서의 부진은 오히려 쓴 약이 될 수 있다.

결승에선 다른 선수들을 잊고 자신 만의 레이스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 지난 2011년 세계수영선수권 같은 종목에서 1레인을 받고도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낸 박태환이 좋은 예다. 김우민도 충분히 할 수 있다.

12년 만에 한국 수영 올림픽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받는 김우민이 '1레인의 기적'을 노린다. 3년 전 계영 멤버로 도쿄 대회에 참가했던 그는 이후 급속도로 성장, 세계가 주목하는 중거리 레이서가 됐다. 그런 저력을 올림픽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펼칠 때가 됐다.

김우민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3시42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김우민은 앞서 27일 오후 벌어진 같은 종목 예선에서 3분45초52를 기록, 37명 중 전체 7위로 상위 8명에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받아들었다. 김우민의 결승 진출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벌어진 세계수영선수권에서 같은 종목 3회 연속 결승 진출을 일궈냈고, 올해는 금메달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다만 기록은 좋지 않았다. 하마터면 떨어질 뻔할 정도로 아찔한 순간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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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민은 이날 4조 5레인에서 출발했다. 바로 옆 4레인에서 물살을 가른 영자가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새뮤얼 쇼트였다. 지난해와 올해 월드 챔피언이 예선부터 붙어 헤엄 친 것이다. 김우민과 이번 올림픽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간주된 선수여서 서로 좋은 경쟁을 하면 김우민도 괜찮은 기록과 순위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그렇지 않았다. 1~3조에서 중국의 신예 페이리웨이가 3분44초60으로 가장 빠른 가운데 김우민은 4조 4위에 그쳤다. 가장 기록 좋은 선수들이 모인 맨 마지막 5조에서 4명만 김우민 기록을 앞서도 김우민이 충격 탈락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5조 레이스가 끝난 결과, 올해 세계랭킹 1위 루카스 마르텐스(독일·3분44초13), 2022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일라이자 위닝턴(호주·3분44초87) 등 톱랭커 두 명만 김우민을 앞질렀다. 김우민은 결국 예선 7위로 결승에 올랐다.

김우민은 올해 세계선수권 예선에선 3분45초14를 기록했다.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선 예선에서 3분44초52를 찍었다. 만반의 준비를 한 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올림픽에서 예선 기록 만큼은 세계선수권보다 떨어진 셈이다.

김우민의 자유형 400m 레이스 특징은 초반에 경쟁자들을 훌쩍 제친 뒤 마지막 200m에서 최대한 버텨 1위를 지켜내는 식이다. 금메달을 땄던 2024 세계선수권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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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올림픽 에선을 조금 달라 김우민은 150m까지는 쇼트(3분44초88), 길레르메 코스타(브라질·3분44초23)에 뒤지지 않으며 선두 그룹을 유지했으나 이후부터 조금씩 밀리더니 막판엔 1레인에 있던 미국의 애런 샤켈(3분45초45)에 4조 3위 자리를 내줬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김우민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고, 초반에 달리는 김우민의 작전을 이제 다른 톱랭커들도 아는 만큼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작전을 예선에서 아껴뒀을 수도 있다. 이번 대회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파리에 간 한국 수영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 박태환도 예선을 보면서 "김우민의 레이스 치고는 다소 어색했다"며 "결승을 보겠다"고 응원할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 박태환의 13년 전 세계선수권 레이스를 김우민이 참고할 만하다. 박태환도 당시 예선에서 전략이 어긋나 예선탈락할 뻔했으나 결승에서 1레인의 기적을 만들고 금메달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3분46초74라는, 상당히 저조한 기록을 내고 턱걸이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선 달랐다. 2~8레인 선수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혼자 달리겠다는 듯 결승 초반부터 박태환 만의 레이스를 펼쳐나갔고 결국 다른 선수들이 따라잡지 못한 채 그대로 '골든 터치'에 성공했다. 기록도 3분42초04로, 지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도 메달권이 가능할 정도의 우수한 기록이었다. 당시 동메달리스트였던 세계기록 보유자 파울 비더만(독일)이 "경기하다보니 박태환은 따라잡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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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민이 대선배 박태환의 그런 레이스를 닮아간다면 예선 아쉬움을 싹 잊게 만드는 1레인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

김우민은 지난달 모나코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3분42초42를 작성했다. 올해 세계랭킹 1위 마르텐스가 지난 4월 독일 대표 선발전에서 기록한 3분40초33, 올해 세계 2위 위닝턴(3분41초41), 쇼트(3분41초64)와 비교하면 0.7~0.8초 정도 뒤지는 게 사실이지만 계속된 강훈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님에도 개인 기록을 계속 끌어올린 것 고려하면 이번 올림픽 결승에서 어떤 기록을 만들어낼지 또 알 수 없다.

김우민이 '1레인의 기적'을 만들지 궁금한 이유다.

그는 결승에선 다른 레이스를 약속했다. 그는 예선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엑스포츠뉴스 등 취재 기자들을 만나 "그래도 오후에는 (내) 몸이 좋은 편이니까 (결승에서는 예선보다) 더 좋은 레이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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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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