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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5점 리드 날린 김원중 충격의 블론세이브… 무너진 자존심, FA 가치에도 영향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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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롯데는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10-5로 5점을 앞선 채 9회말 마지막 수비에 돌입했다. 경기장의 공기는 곳곳에서 ‘롯데의 승리’를 말하고 있었다. 한 이닝에 5점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한 데다 SSG도 주전 선수들 몇몇이 이미 경기에서 빠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마운드에는 롯데 마무리 김원중(31·롯데)이 서 있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경기를 잡기 위한 롯데의 결정이었다. 이미 불펜 소모가 심해 사실 9회를 맡길 만한 다른 선수도 없었다. 김원중도 세이브 상황과 무관하게 자신이 9회 등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김원중은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37경기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2.90)을 기록 중인 투수였다. 답답하다, 답답하다 그래도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에 이만한 마무리 투수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압박감은 SSG에 있었다.

9회 시작은 좋았다. 이날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인 선수이자, 이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되는 오태곤을 유격수 땅볼로 정리했다. 롯데 내야수들은 승리를 확신하는 듯 미소를 보였다. 다음 타자 전의산에게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중전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큰 일은 아니었다. 포크볼이 잘 떨어졌는데 전의산이 툭 갖다 맞힌 게 안타가 됐다. 정타는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김원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성현에게 볼 세 개를 던진 끝에 결국 볼넷을 내줬다. 모두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약간 제구가 되지 않았다. 이 시점부터 김원중은 주무기인 포크볼의 비율을 높이기 시작한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이든, 결정구든 포크볼 비율을 높였다. 김원중의 포크볼은 리그 최정상급 구종이자 김원중을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구종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최지훈에게 던진 초구 포크볼이 우전 안타로 이어지며 1사 만루가 됐다. 아직 5점차 여유가 있었지만 이쯤 되니 쫓기는 쪽은 롯데였다. 그리고 정준재와 승부에서2B-2S에서 던진 포크볼이 공략 당하며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박지환과 11구 승부를 벌였다. 김원중은 이 11개의 공을 모두 포크볼로 던졌다. 삼진을 잡아 추가 실점을 주지 않겠다는 심산이었을지 몰랐다. 어쨌든 11구 승부 끝에 박지환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했다. 2점을 주기는 했지만 10-7, 여전히 3점을 앞선 상황에서 이제 경기 종료까지는 아웃카운트 하나가 남았다.

하지만 에레디아와 승부에서 첫 2개의 패스트볼이 모두 빗나가자 김원중은 다시 포크볼에 의존했다. 이미 박지환 타석 때 대기 타석에서 수많은 포크볼 궤적을 본 에레디아는 헛스윙을 하기도 했지만 두 차례 파울을 치며 타이밍을 맞춰 나갔다. 결국 7구째 존 하단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제대로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때렸다. 김원중은 어이가 없다는 듯 외야를 바라 봤지만 이미 사태는 벌어진 뒤였다. 에레디아는 정확한 타이밍에서, 정확한 코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포크볼이 덜 떨어진 것도 있었지만 구종을 완벽하게 노리고 그 길목에서 칼을 갈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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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 난조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1경기 만에 2.90에서 3.95로 뛰어 올랐을 정도로 복구가 어려운 경기였다.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김원중의 가치가 이날 경기로 크게 깎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만큼 기록이 망가졌고, 팀도 결국 연장 12회 오태곤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으며 졌다. 롯데로서는 망연자실한 날이었다. 가뜩이나 힘들어진 포스트시즌 진출 전선이 더 어두워졌다.

마무리는 많은 구종이 필요하지 않다. 어차피 경기에서 한 번 보고 끝나는 타자들이다. 확실한 결정구 하나만 있다면 1이닝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기본이 되는 건 역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패스트볼이다. 변화구보다는 아무래도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는 제구가 쉬운 구종이기도 하고, 이 패스트볼이 있어야 다른 변화구도 그 위력을 더할 수 있다. 그러나 31일 김원중은 제구가 안 된 패스트볼을 사실상 봉인하고 포크볼로만 상대하다 화를 자초했다. 포크볼의 각도 평소보다 좋지 않았고 제구도 몰렸다. 그렇게 5실점 블론세이브로 울었다.

김원중이 이런 경향은 후반기 들어 더 도드라진다. 김원중은 전반기 30경기에서 1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1.05로 부진했다. 후반기 피안타율이 0.389에 이를 정도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패스트볼도 문제지만 역시 주무기인 포크볼이 장타를 허용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김원중이기에 동기부여가 충만하면서도, 또 달리 보면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생애 최고의 기회이기도 하고, 자신의 값어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현재의 떨어지는 경기력에 가장 당황하고 있을 법한 선수도 바로 김원중이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김원중이 어떤 반등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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