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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폭염이 뭐예요?'...무더위 날린 손흥민의 토트넘-김민재의 뮌헨 [박순규의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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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바이에른 뮌헨-토트넘 홋스퍼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취재기
경기는 뮌헨이 토트넘에 2-1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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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손흥민과 김민재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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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바이에른 뮌헨-토트넘 홋스퍼의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6만 관중의 환호 속에 열리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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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서울월드컵경기장=박순규 기자] 이렇게나 팬들이 많다고? 40도에 육박하는 폭염도 축구팬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 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이미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은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 홋스퍼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발걸음으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더니 실제로 경기장은 6만여 팬들의 묘한 흥분과 설렘으로 한여름 밤의 축구 축제를 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는 세계적 빅클럽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함성과 박수로 경기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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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김민재(왼쪽)과 손흥민이 인사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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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열린 팀 K리그와 토트넘의 1경기가 승패를 떠나 일종의 축구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면 뮌헨과 토트넘의 2경기는 유럽 양대리그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로 팽팽한 긴장감을 보였다. 북쪽 응원단석에는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남쪽 서포터스석에는 토트넘 팬들이 모여서 응원가를 합창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6만 3496명이 경기를 관전했다. 최하 4만 원에서 50만 원까지 한 입장권이 모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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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팀의 공수 핵 손흥민(7번)과 김민재(3번)가 사상 처음 상대팀 선수로 만나 경기를 펼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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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콩파니 감독이 지휘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4-2-3-1 전형을 바탕으로 마누엘 노이어, 라파엘 게레이로, 김민재, 요시프 스타니시치, 사샤 보이, 조슈아 키미히,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세르쥬 나브리, 토마스 뮐러, 가브리엘 비도비치, 마티아스 텔을 선발 출전시켰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역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드 스펜스, 라두 드라구신, 벤 데이비스, 페드로 포로, 파페 사르, 아치 그레이, 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손흥민이 선발로 나섰다.

킥오프에 앞서 글로벌 그룹 뉴진스가 시축을 했다. 뉴진스의 동작 하나하나는 팬들의 함성과 박수를 끌어냈다. 뉴진스는 하프타임 퍼포먼스로 경기장 분위기의 열기를 를 쉴 새 없이 이어갔다.

전반 4분 함성이 크게 일었다. 토트넘 골키퍼 비카리오가 수비수에게 건넨 볼을 뮌헨의 가브리엘 비도비치가 가로채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수비진 조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 선수들 간의 사인 미스로 어처구니 없는 실점을 하고 말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팔짱을 낀 채 선수들을 응시하기만 했다.

반대로 뱅상 콤파니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날 정도로 큰 액션을 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38세 젊은 감독의 패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콤파니 감독 역시 프리시즌 동안 수비 안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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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왼쪽)과 뱅사 콤파니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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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백 레전드 출신의 콤파니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세계적 수비수 4명을 모아놓은 것보다 4명의 수비 조직력이 좋을 때 더 성적이 좋았다"며 조직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새 시즌을 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콤파니 감독의 이 같은 시즌 운영 전략은 김민재의 위상과도 관계가 있는 부분이어서 국내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세리에 A 나폴리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초반 두각을 나타냈으나 에릭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이적해오면서 주전 위치에 도전을 받게 됐다. 당시 토마스 투헬 감독으로부터 지나치게 공격적이며 탐욕적이란 말까지 듣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시즌 새롭게 뮌헨의 지휘봉을 잡은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국내 팬들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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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사샤보이가 손흥민을 잡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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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뮌헨의 우세로 전개됐다. 전반 4분 만에 뮌헨이 선제골을 넣은 것도 있지만 볼 점유율에서 60%-40% 정도로 앞섰다. 전반 20분까지 전체 슈팅 수 3-2, 유효 슛 2-0으로 뮌헨이 앞섰다. 왼족 윙포워드로 나선 손흥민은 뮌헨의 라이트백 사샤 보이의 적극적 수비로 좀처럼 득점 기회를 잡지 못 했다.

토트넘은 전반 8분 손흥민의 오른발 슛과 전반 10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왼발 슛으로 뮌헨 골문을 위협했으나 모두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김민재는 왼쪽 센터백으로 나서 손흥민과 경기 초반 접전은 별로 없었다.

1경기에 이어 2경기에서도 쿨루셉스키를 원톱으로 세우고 스피드가 좋은 손흥민과 브레넌 존슨을 좌우 윙포워드로 기용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까지 프리시즌 매치에서 주도했던 경기와 달리 밀리는 경기를 이어가자 좀처럼 팔짱을 풀지 못했다. 전반 45분 손흥민이 모처럼 득점 찬스를 잡았다. 파페 사르의 크로스가 뮌헨 수비수들 사이로 골마우스 왼쪽의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하지만 손흥민은 뮌헨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토트넘으로선 위기가 더 많았다. 전분 44분 마티스 텔에게 위협적 슈팅 기회를 내줬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토트넘 수비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볼 점유율 41%-59%, 슈팅 수 2-12, 유효슈팅 0-2로 밀렸다. 유효 슈팅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12개의 슛을 내준 수비의 허점 만큼이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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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김민재가 패스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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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의 콤파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6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노이어 그나브리 키미히 등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3명을 교체했다. 매디슨 그레이 드라구신을 빼고 비수마 베르발 로얄을 투입했다.

김민재는 후반 10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됐다. 김민재는 토트넘의 원톱 쿨루셉스키를 적극적으로 마크하며 상대 공격수들을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섰다. 에릭 다이어와는 주전 센터백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입장이다. 에릭 다이어는 이적 후 처음 서울에서 친정팀인 토트넘을 상대로 경기를 펼쳤다.

후반 11분 뮌헨의 추가골이 터졌다. 경기장의 함성은 하늘을 뚫을 듯 치솟았다. 뮌헨의 레온 고레츠카가 첫 번째 슛에 이은 두 번째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레프트백이나 윙백으로 주로 활약한 벤 데이비스를 센터백으로 기용하며 수비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별로 효과적으론 보이지 않았다.

토트넘은 후반 15분 결정적 득점 찬스를 놓쳐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특히 손흥민이 왼쪽 진영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쇄도하던 파페 사르의 발 앞으로 택배 크로스를 날려 골에 가까워지면서 토트넘 팬들의 함성이 고조됐다. 하지만 파페 사르가 뮌헨의 골키퍼 벽을 넘지 못 해 기회는 무산됐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페드로 포로의 중거리 슛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수비수 벤 데이비스를 비롯한 3명의 선수를 교체한 토트넘은 보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나서 추격골을 뽑아냈다. 중거리 슛에 강한 라이트 백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오른발 무회전 킥으로 뮌헨의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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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걸그룹 뉴진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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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손흥민의 토트넘과 김민재의 뮌헨이 맞대결을 펼쳐 더욱 관심을 모았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공격과 수비의 핵심 손흥민과 김민재가 처음 상대팀 선수로 나서면서 두 선수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졌다. 손흥민은 지난 프로축구 올스타 팀 K리그전 종료 이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말할 것도 없이 정말 좋아하는 수비수"라며 "대표팀에서도 유럽 축구에서도 상당히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김) 민재 선수랑은 항상 같은 팀에서만 뛰었는데 상대로 뛰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김민재는 토트넘전을 하루 앞둔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 흥민이 형과는 연습할 때만 상대로 만났다. 실제 다른 팀으로 상대하는 건 처음"이라며 "최대한 잘 막으려고 하겠지만 손흥민 선수 말고도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으니 모두 잘 막아야 한다. 흥민이 형이랑은 최대한 마주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농담을 남겼다. '코리안 더비'가 양념으로 곁들여진 2024 쿠팡플레이 2경기는 시종일관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0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됐다. 팀 K리그와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연속골을 기록하지 못한 탓인지 교체를 아쉬워했다. 토트넘의 '캡틴'으로서 1-2로 리드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교체 아웃이 마음에 들었을리 없다.

경기는 바이에른 뮌헨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손흥민과 김민재는 경기 종료 후 센터서클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팬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가장 늦게까지 경기장에 남아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과 소통했다.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던 발길을 멈추고 환호와 박수로 손흥민을 격려했다.

세계적 빅클럽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의 서울 경기는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잊게 만드는 빅 매치였다. 특히 세계적 명가의 중심에서 당당히 주전으로 활약한 손흥민과 김민재의 플레이를 보면서 가슴은 더욱 웅장해졌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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