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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내 딸 여자 맞아요"…'XY염색체' 복싱선수 父 TV 출연 호소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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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 이탈리아 복서보다 강했을 뿐"

IOC, 염색체만으로 성별 결정 못한다는 입장 고수

남성의 성염색체인 'XY염색체'를 보유했음에도 이번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종목에서 여성 선수로 출전한 이마네 켈리프(26·알제리)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켈리프의 부친이 직접 미디어에 출연해 "제 딸은 여성이 맞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켈리프의 아버지인 이만 켈리프는 한 해외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딸이 여성이라는 모든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카메라를 향해 켈리프 의 출생 증명서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해당 서류에서 켈리프는 여성으로 표기됐다. 이만은 "내 딸은 (이전에 경기를 치른) 이탈리아인 복서보다 더 강했을 뿐"이라며 "그 아이는 열심히 노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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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출생한 이마네 켈리프 복싱 선수의 출생 증명서를 보여주는 이만 켈리프. 켈리프 선수는 여성이지만 XY염색체를 보유한 간성으로, 뒤늦게 검사를 통해 자신이 간성임을 알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출처=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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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프 또한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이 도를 넘었다며, 혐오를 중단해 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켈리프는 4일(현지시간) AP통신 스포츠 영상 파트너 SNTV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올림픽 원칙과 헌장을 지켜달라는, 또 선수를 괴롭히는 걸 삼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성별에 대한 오해가 불러온 비난은 사람을 파괴할 수 있다"며 "사람들의 생각, 정신, 마음을 죽일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을 갈라놓고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켈리프는 이날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노르에서 열린 복싱 대회 여자 66㎏급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23·헝가리)에 대해 5-0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1일에는 이탈리아 선수 안젤라 카리니에게서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내기도 했다. 안젤라 선수는 당시" 코에 강한 통증을 느껴 더 뛸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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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알제리 이마네 칼리프(오른쪽)는 이탈리아 안젤라 카리니와 맞붙어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냈다. [사진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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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프는 여성 선수이지만, XY염색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올림픽 복싱 대회에는 여성 선수이지만 XY염색체를 보유한 이들이 총 두 명 출전한 상태다.

다만 이들은 성전환 수술을 거친 트랜스젠더가 아니다. 성염색체 검사를 통해 XY염색체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케이스로, 이런 경우는 '간성(인터섹스)'으로 분류된다. 간성은 남녀 생식기 전체, 혹은 일부를 보유했으나 성호르몬 자체는 한쪽만 분비되는 사례가 많다.

국제연합(UN)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간성인의 비율은 0.05~1.7%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XX, XY 등 성염색체만으로는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규정하는 방침에 따라 두 선수 모두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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