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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안세영 金 따고 협회에 작심발언, 결국 정부까지 나섰다… 문체부 “사실 관계 파악할 것”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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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 여자 배드민턴에서 28년 만의 단식 금메달이 나와 축제 분위기가 될 줄 알았는데 안세영(22)의 작심 발언 하나에 굉장한 파장이 불고 있다. 안세영이 한국 배드민턴의 시스템적,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경위 파악에 나서겠다고 즉각 대응하며 일이 커지고 있다.

문체부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어제(8.5)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한다. 현재 ‘2024 파리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체부는 이어 “안세영 선수는 어제(8.5)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대한 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출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면서 “아울러, 문체부는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9위·중국)를 게임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역대 올림픽 단식에서 딱 한 차례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1996년 애틀랜타 대회의 여자 단식 방수현이다. 단식 종목에서는 28년 만의 금메달이 나오는 경사였다.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괜히 세계랭킹 1위가 아니었다. 안세영의 경기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미 세계 최고라는 공인을 받은 안세영은 예선전에서 1세트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러세계선수권대회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제패한 안세영은 저력이 있었다. 2세트 이후 경기력이 살아나는 루틴을 그리며 경쟁자들을 차근차근 제치고 결승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강력한 금메달 라이벌로 뽑히던 천위페이(중국)마저 조기에 탈락하면서 안세영의 금메달은 기정사실화됐다. 허빙자오 또한 세계적인 선수였지만 안세영은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었고 근래에는 진 적이 없었다.

예상대로, 생각보다 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은 1세트 초반에는 허빙자오와 포인트를 주고받는 레이스를 벌였다. 허빙자오도 만만치 않았다. 8-8 접전에서 안세영에게 점수를 내줬지만 곧장 9-9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허빙자오를 속인 직선 드롭샷으로 다시 10-9로 앞서간 데에 이어 11점을 먼저 따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허빙자오가 계속 추격했지만 안세영은 강력한 창과 방패를 모두 들고 15-12까지 도망가면서 1세트 기선을 제압했다. 결국 허빙자오가 제풀에 무너졌고 21-13으로 이기며 금메달을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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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에서도 역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11-7까지 앞서 나갔다. 허빙자오가 마지막 힘을 짜내며 안세영을 추격했지만 강철 체력과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무장한 안세영의 상대는 아니었다. 18-13에서 허빙자오의 실수가 나오면서 안세영이 19-13으로 앞서갔고, 마지막 허빙자오의 저항을 뿌리치고 21-16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허빙자오의 공격이 벗어나는 순간 안세영은 화려한 세리머니로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런데 시상식을 마치고 인터뷰에 임한 안세영은 그간 쌓였던 울분을 토로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것으로까지 들릴 수 있는 폭탄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당시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고, 계속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이전부터 부상에 대해서는 올림픽이 끝난 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겠다고 했다.

안세영은 그간 세간을 궁금하게 했던 부상 정도에 대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나을 수 없는 소견이었다”면서 “그런데 대표팀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많이 실망했다”고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 갔다. 안세영은 “트레이닝 선생님이 정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시고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것 같다”고 주위에 공을 돌리면서도 “미안함이 너무 많아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 계속 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대표팀 은퇴를 의미하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이제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면서 “나중에 자세하게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안세영은 “부상이 정말 심각했다. 처음에 오진이 나왔던 순간부터 참고 경기를 해야 했다. 지난해 말에 다시 한번 검진을 해보니 많이 안 좋았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참고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옆에서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믹스트존 인터뷰와 결이 크게 다르지 않게 입을 열었다.

이번 올림픽을 라스트 댄스로 생각했는지에 대해 안세영은 “부상을 겪는 상황과 순간 대표팀에 너무 많은 실망을 해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계속해서 기록을 위해 해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줄지는 모르겠다.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상황을 다 견딜 수 있다”고 협회의 시스템 비판에 나섰다.

심지어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에 못 나가는 건 아닌 것 같다. 단식만 뛴다고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우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금메달 하나밖에 나오지 않은 걸 돌아봐야 한다”고 협회를 직격했다. 금메달 이후 나올 수 있는 발언으로는 역대급으로 강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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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금메달에 대해서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행복하다.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생각나는 순간은 제가 아시안게임 끝난 이후 부상 때문에 못 올라설 때, 옆에서 이제 수정 선생님이랑 또 로니 코치님이랑 진짜 싸우고 울고 짜증내고 이랬던 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너무나도 실감해 주는 순간인 것 같다. 순간이 두려웠고 걱정이었고 그랬다. 근데 숨을 못 쉬고 좀 힘든 순간을 참다 보니까 이렇게 숨통 트고 이렇게 단호할 수 있는 순간이 오니까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이런 순간을 위해서 참았던 것 같다. 다음 목표는 최고 최대 이런 많은 기록들을 써내려가는 게 다음 목표가 될 것 같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어쨌든 안세영의 금메달 소감보다는 작심 발언이 더 큰 화제를 모으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배드민턴협회가 도마 위에 올랐고, 최악의 경우 안세영이 대표팀 은퇴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라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문체부까지 나선 것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관계가 계속 좋지 않은 가운데 문체부가 안세영 사건을 빌미로 삼아 칼을 들이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안세영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추가로 더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안세영은 SNS에 “오늘 하루 낭만 있게 마무리 하고 싶은 상상과 다르게 저의 인터뷰에 다들 놀라셨죠? 일단은 숙제를 끝낸 기분에 좀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저의 인터뷰가 또다른 기사로 확대되고 있어서 참 저의 서사는 고비고비가 쉬운 게 없네요”라면서 “먼저 저의 올림픽을 응원해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 끝에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 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라고 썼다.

이어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되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는 이야기 드리고 싶었는데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되는 부분이 안타깝네요.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 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주십시오. 제가 하고픈 이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 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봅니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안세영을 비롯한 배드민턴 대표팀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파리 현지에서는 추가로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안세영이 귀국길에 이번 사태에 대한 추가적인 자신의 생각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향후 문체부의 대응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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