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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올림픽의 또 다른 ‘금맥’ 태권도가 온다[파리는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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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파리로 떠나는 태권도 사총사 (영종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국가대표 서건우(왼쪽부터), 이다빈, 박태준, 김유진이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파리로 떠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7.25 cycl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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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선수단은 또 다른 금맥을 기다리고 있다.

3년 전 도쿄에서 노 골드의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국기’ 태권도가 7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금빛 발차기에 도전한다.

나흘간 8개 체급에서 금메달을 다투는 태권도에선 남자 58㎏급 박태준(20·경희대)이 선봉장으로 나선다.

첫 올림픽에 나서는 박태준은 올해 파리 올림픽 선발전에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꺾으며 이름을 알렸다. 올림픽 직전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은 5위로 장준(3위) 다음으로 높다.

박태준의 금메달 여부는 4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WT 랭킹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와 맞대결에 달렸다. 젠두비는 지난해 10월 타이위안 WT 그랑프리 3차 시리즈 결승에서 장준을 꺾고 우승한 강호다.

박태준이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이 체급 최초의 역사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선 이대훈이 은메달로 정상에 한 걸음이 부족했고, 김태훈과 장준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서 각각 동메달에 그쳤다.

박태준은 “내가 스타트를 잘 끊어야 형과 누나들이 좋은 영향을 받는다”고 호성적을 다짐했다.

금빛 릴레이의 다음 주자는 8일 여자 경량급(57㎏급)에 출전하는 김유진(24·울산시체육회)이다. 김유진의 랭킹은 12위로 가장 낮지만, 정재은(2000 시드니 올림픽)과 장지원(2004 아테네 올림픽), 임수정(2008 베이징 올림픽)이 시상대 꼭대기에 섰던 체급의 전통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김유진은 “지금이 전성기라는 자신감으로 올림픽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중량급(80㎏급)에 첫 출전하는 서건우(21·한국체대)도 자타공인 금메달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이번 대회에 난민 올림픽팀 자격으로 참가하는 파르자드 만수리가 “서건우는 위대한 선수”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문제는 이 체급에 최고수들이 모여있다는 사실이다. 당장 8강에서 경계 대상이었던 요르단의 살리흐 엘샤라바티(5위)와 만나는 가운데 4강에선 올림픽 랭킹 1위인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서건우는 “지금까지 다른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훈련했다고 자부한다. 꼭 1등하고 돌아오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태권도의 금빛 피날레는 최고참으로 자리매김한 이다빈(28·서울시청)이다. 10일 열리는 여자 67㎏ 초과급의 이다빈은 도쿄 올림픽에서 온전치 않은 몸으로도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는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기에 누구보다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다.

이다빈과 금메달을 다툴 유력한 후보인 개최국 프랑스의 에이스 알레아 로랭과 결승과 만나는 대진도 만족스럽다. 로랭은 올림픽 랭킹 1위이자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이다빈은 “몇 번 붙어봤고, 승률은 내가 더 좋았다.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는데, 로랭 역시 개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회가 우리의 판세를 바꿀 좋은 기회다. 이다빈이 너무 자신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받아쳤다.

한편 파리는 태권도와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파리에서 1994년 9월 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통해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일 수 있었다. 파리 올림픽에선 역대 최다 규모인 134명의 선수가 대회를 빛낸다.

조정원 WT 총재는 “역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태권도 경기가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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