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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상의 벗고 "아프간 여성에 자유를"→실격…뜨거운 응원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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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아프가니스탄 출신 마니자 탈라시(21)가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예선전에서 상의를 벗고 '아프간 여성에게 자유를'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망토를 펼쳐보였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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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B-girl) 종목에 출전한 한 선수가 경기 중 펼친 특정 퍼포먼스로 실격 처분을 받았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첫 경기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 선수 마니자 탈라시(21)가 실격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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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출신 마니자 탈라시(21)가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예선전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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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네덜란드의 인디아 사르조에와 맞붙은 탈라시는 공연 도중 상의를 벗어 'Free Afghan Women'(아프간 여성에게 자유를)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파란색 망토를 펼쳐 보였다.

이를 본 상대 사르조에 역시 손을 들어 박수를 보냈고, 관중 역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탈라시의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다. 탈라시는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사르조에에 0-3으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 올림픽 여정을 마치게 됐다.

경기 후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에 탈라시는 '점수 차에 의한 패배'가 아닌 '실격 처분'(DSQ)를 내렸다. 점수도 0점으로 바뀌었다.

탈리시가 '정치적 의사 표현'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에 따르면 '올림픽 현장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조처다.

실격 처분에도 탈라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자신의 행동을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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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출신 마니자 탈라시(21)가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예선전에 참가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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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자란 탈라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브레이크 댄스를 알게 됐고,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비걸(B-girl)로 카불의 '슈페리어 크루'(Superiors Crew)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탈라시의 꿈이 무너졌다. 탈레반은 여성들의 교육·스포츠 등 대외 활동을 막았고, 가족 중 일부는 탈라시의 '비걸' 활동을 못마땅해했다. 심지어 비걸 활동을 이유로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이후 탈라시는 12살 동생, 댄스 크루 동료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파키스탄으로 향했고, 여권 없이 불법 체류하다 스페인에 정착했다. 탈라시의 어머니, 두 형제자매도 지난 5월 말 난민 신분을 부여받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생활 중이다.

탈라시의 사연을 접한 올림픽 난민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탈라시의 훈련을 후원했고, 올림픽 출전을 도왔다.

올림픽 난민팀은 내전과 전쟁, 차별 등 피치 못할 사유로 조국을 떠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도록 IOC가 결성한 특별팀으로, 2015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가 3번째다. 올해 난민팀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선수 5명을 포함해 11개국 출신 선수 36명이 포함됐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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