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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쓰는 기적… ‘여름 고시엔’ 첫 결승 진출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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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지난달 28일 일본 교토 소재 와카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교토 대회 부분에서 승리를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교토국제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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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써내려간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에 3-2 역전승을 일구고 얻어낸 값진 결실이다. 1회 2점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6회초에 단 한 번의 찬스를 살려 역전 3득점을 성공시켜 극적인 뒤집기를 수놓았다.

5회부터 등판한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일등공신을 자처했다. 고교 2학년인 그는 본선 2차전과 8강에서 연속 완봉승을 기록하는 등, 이번 대회 2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리며 팀 질주의 선봉에 섰다.

1999년 창설된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여름 고시엔 무대를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2021년 사상 첫 본선 진출에 이어 4강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2022년은 본선 1차전에서 조기에 대회를 마쳤고, 지난해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뜨거운 기세 속에 사상 첫 결승 진출 쾌거를 빚었다. 이대로 첫 우승까지 노릴 대망의 결승전은 오는 23일 열린다. 상대는 도쿄 소재 간토다이이치 고등학교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야구부 감독은 준결승 승리 후 “교토 학교와 (패배한) 아오모리야마다의 마음까지 짊어지고 당당하게 싸우겠다”며 결승전을 향한 비장한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1947년 자발적으로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를 전신으로 한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 명칭으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중·고교 합해 약 160명의 학생들이 재적하는 가운데, 65%가 일본인이고 30%가 한국계로 알려졌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가사가 들어간 한국어 교가를 제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모습이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되며 국내에서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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