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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신진서, 벼랑 끝에서 웃었다… 란커배 첫 우승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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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신진서 9단(오른쪽)이 구쯔하오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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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벼랑 끝에 선 승리 의지가 통했다.'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지난해의 눈물을 21일 웃음으로 닦아 냈다. 신진서 9단은 이날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 국제바둑문화교류센터에서 열린 제2회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 구쯔하오 9단에게 19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일 결승1국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던 신진서 9단은 이날 대국에서도 초반 잠깐의 팽팽한 흐름이 있었지만 첫 상변 전투에서 단번에 반상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이후 중반까지 집의 우위를 지키며 무난히 승리의 길을 닦는 듯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구쯔하오 9단의 반격도 만만차 않았다. 종반으로 접어들 즈음에 벌어진 좌중앙 전투에서 신진서 9단을 몰아붙였고, 흑 쪽으로 기울어 있던 승부의 저울추를 팽팽하게 만들었다. 인공지능 승부 예측도 5 : 5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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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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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지난해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한 불길한 기운이 돌았다. 신진서 9단에게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구쯔하오 9단에게 패하며 초대 챔프 등극에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는 까닭이다. 당시 신진서 9단은 결승1국에서 완승을 거뒀지만 결승2·3국에서는 초·중반까지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내리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군걱정은 잠시뿐이었다. 신진서 9단은 정확한 수읽기로 구쯔하오 9단의 강수를 무리수로 만들며 금방 우세를 되찾았다. 이어 구쯔하오 9단의 승부수들을 모두 무위로 만들며 집 차이를 벌려 나갔다. 191수에 이르러 구쯔하오 9단이 할 수 있는 일은 항복을 선언하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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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이 끝난 후 신진서 9단(왼쪽)이 국가대표 감독인 홍민표 9단 등과 함께 복기를 하고 있다.(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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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신진서 9단은 지난해 결승전 패배의 아픔을 되갚으며 이 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상금 180만 위안(약 3억4000만 원)도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횟수를 7회로 늘렸다. 국내 대회까지 합치면 38번째 타이틀이다.

신진서 9단은 우승을 확정 지은 후 MHN스포츠와의 문자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이번 결승전에 임하면서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다"며 "언제나 응원해 주시는 국내 바둑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신 9단은 "그동안 란커배만을 생각하며 많은 준비를 했는데, 결과가 좋아 보람을 느낀다"며 "삼성화재배 등 남은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바둑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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