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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끝’ 오승환이 돌아왔다, 그런데 보직은 마무리가 아니라고? 롯데 유망주는 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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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승환(42·삼성)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로 길이 남을 선수다.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래 올해까지 통산 427세이브를 거뒀다. 범접할 자가 없는 KBO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2년차였던 2006년 47세이브를 거둔 이래 최고라는 수식어를 놓지 않았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뛰며 개인적으로는 이룰 것을 다 이룬 선수다.

2013년 시즌 뒤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을 떠난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도 마무리 자리를 지켰다. 그 자리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활약을 했다. 전성기가 지나갈 때쯤에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오승환은 2016년 셋업맨으로 출발했으나 당당히 실력으로 당시 팀의 특급 마무리였던 트레버 로젠탈을 밀어내고 2년간 39세이브를 기록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미국이든 오승환의 자리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마무리였다.

2020년 KBO리그 유턴을 선언한 오승환은 친정팀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여전히 팀의 9회를 지켰다. 2020년 18세이브, 2021년 44세이브, 2022년 31세이브, 그리고 지난해에도 30세이브를 거뒀다. 그러나 나이는 속일 수 없었다. 전성기 때는 이른바 ‘돌직구’ 하나로도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선수였지만 40대에 이른 나이에 그 구위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불가능했다. 오승환이기에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는다.

오승환은 2022년 5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2, 2023년에는 5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여전히 좋은 기록이었지만 오승환의 전성기를 생각하면 ‘조금 내려왔다’는 평가도 가능했다. 올해도 팀의 마무리로 출발했으나 성적은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축이다. 시즌 48경기에서 46이닝을 던지며 27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올랐다. 상대를 압도하기보다는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에 오승환이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고 앞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쉽게 바꾸기 어려운 보직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징후가 짙어지자 이 전환점이 찾아왔다. 오승환은 8월 9일 광주 KIA전에서 경기 마무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⅓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고 2실점했다. 패전이었다. 물론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그 다음 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사실상의 집단 마무리 체제를 시사했다.

박 감독은 오승환이 꼭 9회에 나서는 건 아니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조금 더 앞쪽에 배치될 수도 있다고 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그간 ‘1이닝 책임제’에서 벗어나 총력전을 벌일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리고 오승환은 8월 15일 kt전에서 ⅔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8월 한 달 평균자책점이 12.00에 이르는 상황에서 분명 재조정이 필요했다.

아픈 건 아니었다. 그래서 애당초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고, 부족했던 점을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 복귀를 앞두고는 퓨처스리그에서 두 경기에 나가 경기 감각을 최종적으로 점검했다. 8월 23일과 24일 NC 2군과 경기에서 각각 1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보고를 받은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콜업을 예고했고, 열흘을 채운 뒤인 26일 다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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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오승환이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 그리고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를 앞두고 원기를 회복하길 바랐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휴식이 되어야 한다. 다만 보직은 유동적이다. 이미 오승환이 내려가기 전 오승환이 마무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분명히 보냈다. 오승환이 빠진 뒤에는 역시 통산 174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김재윤(34)이 마무리 몫을 비교적 잘했다. 잘 던지고 있는 김재윤을 갑자기 빼고, 아직 1군에서 컨디션이 검증되지 않은 오승환을 바로 마무리로 쓰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일단 셋업맨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경력 대부분, 특히 KBO리그에서는 거의 모든 기간을 마무리로 뛰었던 오승환이다. 6회나 7회에 등판하는 오승환의 모습이 낯설 수도 있다. 다만 자신이 증명해야 할 몫은 남아있다. 오승환이 좋은 구위를 보여주며 예전 모습을 상당 부분 회복할 경우 다시 마무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아무래도 큰 무대 경험이 풍부하고, 멀티이닝 소화가 가능한 김재윤을 앞으로 돌려 가장 중요한 시점에 만능키로 투입할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 향후 보름 정도 오승환이 보여줄 구위에 따라 올해 남은 시즌 보직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양현(32)이 말소됐다. 올해 삼성에 합류한 양현은 시즌 1군 시즌 18경기에서 1패2홀드 평균자책점 7.62로 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올해 18경기에서 13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2군 조정 기간을 거쳐 8월 18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8월 24일 대구 롯데전에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다시 2군에서 경기력 조정의 시간을 거칠 전망이다. 올해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는 4승2홀드 평균자책점 5.73을 기록했다.

한편 롯데에서도 두 명의 선수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5강 싸움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롯데는 이날 좌완 송재영(22)과 내야수 이호준(20)이 2군으로 내려갔다. 27일 새로운 선수가 1군에 등록될 전망이다.

라온고를 졸업하고 2021년 롯데의 2차 4라운드(전체 31순위) 지명을 받은 송재영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본격적으로 팀에 가세했다. 부족한 롯데 좌완 불펜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길 바랐고, 실제 그런 장면들을 보여준 경기들이 몇몇 있었다. 8월 1일 인천 SSG전에서는 김태형 감독의 깜짝 마무리 기용에 부응하며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감격의 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주로 원포인트로 활용되며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으나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0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한 뒤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28경기(28⅓이닝)에서 3승5홀드 평균자책점 1.91로 좋았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전체 23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상원고 출신 내야수 이호준도 2군으로 내려갔다. 이호준은 올해 7월 13일부터 7월 19일까지 7일, 그리고 8월 11일부터 8월 25일까지 15일 동안 1군에 머물렀으나 주전 구도는 비교적 확고한 롯데 야수진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올해 1군 8경기에 나갔으나 소화한 타석은 한 타석이다. 올해 퓨처스리그 24경기에서는 타율 0.266, 5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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