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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KBS, 광복절 기미가요·기모노 불쾌 청원에 남긴 답변..“日 미화 의도 전혀 없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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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채연 기자] 광복절 당일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해 뭇매를 맞았던 KBS가 시청자 청원에 공식 답변을 전하며 2차 입장을 냈다.

27일 KBS는 시청자 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79주년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일본의 기미가요 선율이 일부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에게 불편함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15일 자정 ‘KBS 중계석’에는 일본 전통 복식인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나비부인’이 방송됐다. ‘나비부인’은 1904년 초연된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로, 미국이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킨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특히 해당 극은 여자 주인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는 점, 결혼식 장면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의 선율이 삽입된 점 등 다소 짙은 왜색을 띄고 있다. 이날 방영된 뮤지컬 중계에도 기모노를 입은 출연자들의 연기가 계속됐다.

이에 KBS 시청자청원 홈페이지에는 해당 방송 편성과 관련해 불쾌함을 표출하는 시청자들의 민원이 계속됐고, 최초 등장 민원은 1만 6천명이 넘는 동의를 받아 KBS의 공식 답변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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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KBS 측은 “KBS는 공연예술 중계 프로그램인 ‘KBS중계석’에 푸치니의 명작 오페라인 ‘나비부인’이 편성·방송된 경위에 대해 시청자께 자세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이어 “KBS는 ‘나비부인’ 방송을 통해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나비부인’의 시대적 배경은 서구 열강이 19세기 후반에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키면서 게이샤들을 상대로 한 국제 결혼이 사회 문제화되었던 시기다. 이 오페라는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의 현지처가 된 게이샤가 결국 자식까지 빼앗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의 오페라를 방영한 것이 일제를 찬양하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미가요는 변주돼 반주와 배경음악 등으로 사용됐다. KBS가 전문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미가요 선율은 오페라가 시작된 이후 20분 뒤 처음 나온다. 남녀 주인공 결혼식 장면에서 남자배우의 독백 대사에 반주로 9초 동안 사용됐다. 그 이후 6초 동안 두 마디 선율이 배경 음악으로 변주돼 나온다. 푸치니는 당시의 일본 사회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미가요의 원곡을 변형해 사용했다. 관련 전문가는 푸치니가 기미가요의 원곡을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해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은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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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비부인’은 당초 7월 편성됐다가 올림픽 중계 때문에 연기돼 광복절에 방송됐다. ‘KBS 중계석’ 제작진은 지난 6월 29일(토) 예술의 전당에서 녹화했고 기존 녹화 순서에 따라 방송일을 7월 31(수)로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방송이 2차례 결방되면서 당초 방송일보다 2주일 뒤인 8월15일 0시에 방송하게 됐다. 올림픽 중계는 사전에 방송 일정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므로 정규 편성이 결방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결국 방송 날짜가 순연되면서 예기치 않게 광복절에 방송하게 됐다”고 말했다.

KBS 측은 “특히 ‘KBS 중계석’은 수준 높은 문화 공연물을 그대로 녹화 방송하는 교양프로그램으로 KBS심의실의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고 제작진이 제작부터 방송까지 책임지는 ‘제작진 위임심의’로 분류돼 있다”면서 “하지만 담당 제작 PD가 이번 작품을 제작해 편성에 넘긴 뒤 8월부터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방송을 앞두고 같은 제작 부서 및 편성 부서와 방송 내용에 대해 공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KBS는 “그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확인하지 못한 채 광복절에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3.1절, 6.25, 광복절, 한글날, 설날 및 추석 등 계기성 있는 시기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사전심의를 더욱 강화하고 내용을 더 자세히 살펴 시청자께서 불편함과 걱정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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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BS는 공식 답변 외에도 광복절 당일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한 점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당시 KBS 측은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며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으로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 극중 주인공 남녀의 결혼식 장면에서 미국국가와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된다"라고 설명했다.

KBS는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되었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라며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KBS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강조했다.

/cykim@osen.co.kr

[사진] KBS 방송 캡처, KBS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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