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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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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서 방출→극적 MLB 복귀→세이브 뒤 잔인한 통보… 켈리-뷰캐넌 경쟁하나, 다음 행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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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중반 정들었던 LG와 작별을 고한 뒤 새 야구 인생을 찾아 나선 케이시 켈리(35)의 향후 거취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목표로 했던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루기는 했지만 그 시간이 너무 짧았다. 적지 않은 나이의 켈리에 관심을 가질 팀이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향후 켈리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신시내티 구단은 30일(한국시간) 켈리를 양도선수지명(DFA)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좌완 브랜든 레이브란트를 콜업하기 위해 26인 로스터 및 40인 로스터에 자리를 만들어야 했는데 신시내티는 켈리를 제외하는 선택을 내렸다. LG에서 방출된 뒤 올해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켈리는 지난 25일 신시내티 메이저리그 팀의 부름을 받아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감격을 누렸지만, 5일 동안 두 경기를 뛰고 로스터에서 빠지며 일단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도지명선수가 된 켈리는 향후 며칠간 웨이버 절차를 거친다. 타 팀이 켈리의 계약을 그대로 인수하며 영입할 수 있다. 다만 시즌 막판이고, 각 구단별로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한 달 정도 남짓을 쓸 수 있는 켈리를 클레임할 팀이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만약 켈리를 데려갈 팀이 없다면 켈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지시를 받아들이고 트리플A팀에 배정돼 잔여 시즌을 뛰며 다시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하는 것이다. 아니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행사해 팀을 떠나 자유롭게 타 팀과 협상할 수도 있다.

켈리는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보스턴의 1라운드(전체 30순위)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트레이드돼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2012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만 23세의 나이였는데 샌디에이고 구단이 켈리의 잠재력을 얼마나 높게 평가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2013년과 2014년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지 못한 켈리는 2015년 샌디에이고, 2016년 애틀랜타에서 각각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랐다. 다만 어릴 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른 게 마지막이었다.

미국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 켈리는 2019년 LG와 계약해 전성기를 달렸다.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5시즌 반을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KBO리그 통산 163경기에서 989⅓이닝을 던졌고,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다. 2019년 데뷔 이후 2019년 14승, 2020년 15승, 2021년 13승, 2022년 16승, 2023년 10승을 거두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LG의 외국인 에이스로서 뛰어난 기량은 물론 모범적인 행실, 그리고 한국과 한국 팬들에 대한 진심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켈리는 LG에서 뛰던 시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고심 끝에 매번 선택은 한국에 남는 것이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조건이 파격적이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한국 무대에 대한 애착도 느낄 수 있다. 가족도 오래 한국에서 뛰면서 안정적인 생활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30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성적이 예년만 못했다. 구속과 회전 수 등 여러 지표에서 내리막을 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올해 1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51에 그치는 등 투구 내용이 들쭉날쭉했고, 결국 퇴출의 비운을 맛봤다. 당초 LG는 켈리를 시즌 끝까지 데려가며 반등을 기대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하필 오랜 기간 눈독을 들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시장에 풀려 영입 가능한 선수가 되자 성적을 위해 켈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켈리는 한국을 떠날 당시 현역에서 물러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다만 웨이버 공시 기간 중 다른 KBO리그 팀들이 클레임하지 않으면서 올해는 KBO리그 구단에서 뛸 수 없는 신분이 됐다. 재기를 위해 대만 무대까지 알아본 것으로 알려진 켈리는 곧바로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새 둥지를 찾았다. 신시내티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루이빌의 감독은 켈리의 아버지인 팻 켈리이기도 해 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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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KBO리그에서 계속 선발로 뛴 켈리는 마이너리그에서도 특별한 빌드업 과정 없이 곧바로 선발로 투입될 수 있었고,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그때 기회가 왔다. 켈리는 신시내티 마운드의 줄부상이라는, 팀으로서는 불행이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는 호재인 상황 속에 지난 25일 콜업됐다. 선발이 무너진 상황에서 길게 던질 선수가 더 필요했는데 켈리가 낙점을 받은 것이다.

켈리는 콜업 직후인 25일 피츠버그와 경기에 곧바로 등판해 2018년 이후 첫 메이저리그 등판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그리고 팀이 크게 앞서 있는 상황에서 이날 3이닝 무실점 역투로 세이브까지 기록하는 등 현지 언론이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켈리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2018년 9월 27일으로 무려 2159일 만의 복귀전이 성사됐다. 이날 켈리는 38개의 공으로 3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지며 팀의 기대치에 부응했다.

켈리는 “스스로도 내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까는 의심이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내 삶에는 회오비바람이 몰아쳤다. 내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지금껏 해왔던 것 중 최고의 투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는 정말 살아남기 어려운 리그고, 내 공이 통하지 않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투구에 자신이 있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고 복귀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데이비드 벨 신시내티 감독은 또한 “켈리가 자신의 몫을 확실히 해냈다. 켈리는 (현 상황에서) 우리 팀에 딱 맞는다”고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했다. 실제 벨 감독의 말대로 켈리는 29일 오클랜드와 경기에서 두 번째 등판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2⅓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는 등 고전한 끝에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신시내티는 이날 6명의 투수를 쓴 탓에 당장 다음 경기를 위해 새로운 투수 수혈이 필요했다.

켈리는 타 팀 이적보다는 신시내티 조직엔 남아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서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신시내티는 선발진이 줄부상 중이고, 그래서 대체 선발과 롱릴리프 수혈이 필요하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려워진 팀이라 테스트차 많은 자원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켈리가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루이빌로 다시 내려간다면, 최근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돼 루이빌에 머물고 있는 데이비드 뷰캐넌(35)과 한솥밥을 먹을 수도 있다. 다만 두 선수의 포지션이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메이저리그 콜업을 놓고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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