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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경기 뛰는 선수가 듣는 '나가 콜'은 눈이 없다 ⇒ 당사자 아닌 선수도 흔들었다 [서울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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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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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민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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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이인환 기자] 홈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러 0-0 무승부를 거뒀다.

10년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이번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한국은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 오만 원정 경기에서 첫 승리를 노리게 됐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으나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외적으로 여러 논란이 있던 상황 속에서 첫 승리를 위해 나선 대표팀은 3차 예선 첫 경기 정예 멤버로 나섰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아쉬운 잔디 상태와 부진한 결정력으로 첫 승을 다음 경기에서 기약하게 됐다.

팔레스타인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는 약 6만여명의 관중이 집결했다. 안타깝게도 경기 시작 전부터 '나가 콜'이 이어지면서 혼란스러운 한국 축구의 상황을 대변했다. 항의 걸개로 시작해 시작된 안티 콜은 전반 내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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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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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민경훈 기자]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 내내 야유가 이어졌다. 실제로 경기 시작 직후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한 안티콜이 나온것을 기점으로 전반 20여분 정도에 홍명보 감독을 향한 안티콜이 나왔다. 경기가 끝나고 김민재가 직접 붉은 악마가 있는 한국 응원석 앞까지 가서 두 손을 아래로 내리면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야유가 너무 심각했던 것 같아 자제를 부탁드렸다. 팬 분들에게 우리를 응원 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라면서 "SNS에 찾아와서 비판을 하시거나 그런 분들도 계신다. 공격적으로 따진 것이 아니라 그냥 다가가서 부탁드린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선수가 아닌 감독과 협회를 향한 안티콜에 대해 김민재는 "경기 시작 전부터 야유가 들리면 당사자가 아닌 선수 입장에서 집중이 어려웠다"라면서 "그게 아쉬워서 관중석으로 가서 자제를 부탁한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나쁜 의도는 절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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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박준형 기자]


이강인도 김민재의 발언에 동참했다. 그는 "너무 안타깝다 응원보다 야유로 시작해서 아쉽게 생각하고, 선수들은 100% 감독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 감독님이 좋은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실 거라고 믿는다. 많은 축구 팬분들이 당연히 많이 아쉽고 화가 나겠지만, 더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주장' 손흥민도 "팬과 축구는 하나로 뭉쳐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승리하기를 원하는 자리로 오셨는데 안 좋은 분위기보다는 좋은 분위기로 선수들에게 조금씩, 한 마디씩만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면 선수들이 팬들의 응원을 원동력삼아 정말 힘든 순간 한 발짝 더 뛸 수 있는 힘이 분명히 생긴다"라고 당부했다.

이런 선수들의 반응에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해가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관중의 당연한 권리라고 불만을 표현하는 의견도 많았다. 물론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이어갔던 'XXX 나가'라고 안티콜을 외치는 심정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3차 예선 첫 경기이자 감독 데뷔전에 나서는 경기 시작부터 안티콜이 들린다면 선수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족쇄가 차진 느낌이었을 것이다. 대표팀이란 너무나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그만큼 엄청난 스트레스와 정신적 부담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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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콜은 방송 화면에서 들리는 것과 달리 경기장 내 선수들에게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아무리 특정 대상만을 향한 나가 콜이라고 해도 선수들 입장에서는 전반부터 시작된 6만여명의 야유가 누구를 향하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가 콜'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2024년 내내 혼란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전 표값 인상까지 강행한 KFA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팬들의 당연한 권리다. 단 전반 내내 이어진 나가 콜은 당사자는 아니라고 해도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이 됐던 것이다.

만약 다음 홈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면 경기 내내 야유를 하기 보다는 정해진 시간에 야유 콜을 하는 것은 어떨까. 실제로 해외 축구에서도 홈팬들이 무엇인가 항의하기 위해서 정해진 시간에 강한 메시지를 보여주고 다른 시간은 경기에 집중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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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정당한 권리라고 해도 경기서 뛰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정확히 구분이 안가기 때문에 지속적인 야유 콜은 선수들을 방해할 수가 있다.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기에 나오는 야유이기에 경기장서 뛰는 선수들을 위한 배려가 더해질 기원해 본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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