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6 (월)

“한국 축구의 암흑시대”…팔레스타인전 무승부에 들끓는 여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홍명보 감독(가운데)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0 대 0으로 경기를 마친 뒤 손흥민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가 무승부(0-0)로 끝나자, 축구팬들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주장 손흥민 등 유럽파를 총출동시켜 완전체로 출전했지만, 피파 순위 96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자 비난의 화살이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 쏠리고 있다.



한쪽 골대 뒤편에 자리 잡은 붉은악마 응원단은 5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 시작 전부터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한국 축구의 암흑시대’, ‘현대 쩌리’, ‘피노키홍’, ‘일진놀이 몽규! 협회는 삼류!’ 등과 같은 펼침막이 응원단석에서 넘실거렸다.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라는 구호도 상암벌에 울려 퍼졌다.



홈팬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시작된 경기는 끝내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전반전 초반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손흥민은 상대 선수들에게 집중 수비를 당하며 체력을 소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은 무거워 보였고, 볼 터치는 길어졌다.



후반 34분과 41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골을 뽑아내진 못했다. 공격수들에게 공을 적재적소에 배급하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던 이강인 또한 후반 골키퍼와 맞이한 일대일 상황에서 허공으로 공을 날렸다.



한겨레

손흥민이 5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경기가 끝난 뒤 땀을 닦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 점유율을 80% 이상 가져가며 사실상 ‘반코트 게임’을 펼쳤지만, 골 결정력 부족 탓에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되자 팬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차라리 어제 졌어야 했다”, “어제 경기는 홈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에서 하는 줄 알았다”, “선수 배치나 선수 기용을 놓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 등의 발언이 온라인 커뮤티니에서 쏟아졌다. 축구협회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한국 축구가 사망했다”, “홍명보·정몽규 손잡고 이제 나가라” 등의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수비의 핵 김민재는 경기 뒤 양손을 들어 관중들을 자제시키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는데, 이를 놓고 공동취재구역에서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해주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그랬다”고 말해 분노를 키웠다. 주장 손흥민은 “기회를 많이 날려서 미안하고 오늘 경기는 진짜 많이 반성하고 있고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첫 복귀전에서 아쉬운 평가를 남긴 홍 감독은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죄송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며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앞으로 견뎌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축구협회 일부 소수 이사들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외국인 감독 다수를 제치고 사령탑 자리를 맡게 됐다는 의혹에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다. 24일에는 축구협회 현안질의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돼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



한겨레

손흥민이 5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출발부터 삐걱거린 홍명보호는 이제 10일 오만으로 원정을 떠나 2차전을 치른다. 오만은 6일 이라크를 상대로 0-1로 져 한국(승점 1점)이 속한 B조 최하위에 떨어진 상황이다. 두 팀 모두 1승이 절실하다.



홍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경기 후 들어와서 바로 뛰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선수들 상태에 따라 다음 경기 선발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딥페이크’와 ‘N번방’ 진화하는 사이버 지옥 [더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