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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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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쾅!' 나성범 얼린 강심장, 한화 특급 유망주 돌아왔다…"단순한 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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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 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단순한 게 제일 좋거든요."

양상문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는 8월 들어 부침을 겪는 김서현(20)을 묵묵히 지켜봤다. 김서현은 7월 9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했는데, 8월에는 12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이 4.50까지 치솟았다. 양 코치는 그런 김서현을 다그치지 않았다. 간결하게 필요한 말만 짧게 하고 김서현이 생각을 비우고 마운드에서 단순하게 타자들과 싸우길 기다렸다.

양 코치는 김서현의 8월 부진과 관련해 "잠깐 흔들리는 것이지 않나. 괜찮다. 잠깐 그러는 것은 토닥거려주고 또 이제 빨리 잊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아직은 그런 시행착오를 겪어야 되는 선수다. 너무 이러쿵저러쿵 미주알고주알 말하면 머릿속에 말이 너무 많이 남으니까. 나도 콤팩트하게만 이야기했다. 우리 (김)서현이도 그렇게(단순히 생각하기) 해줬으면 좋겠다. 길게 가는 것은 별로 서로 안 좋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마운드에서 한번 꼬일 때마다 생각이 많아지면서 7월에 보여줬던 강점이 전혀 살지 않았다. 양 코치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자신감이라고 말하는데, (좋을 때는) 미트만 보고 던지는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안 좋을 때는) 조금 템포가 길더라. 던지기 전에 '내가 이걸 어떻게 던져야 되지'하는 생각을 조금 한 것 같다. 그러면서 뭔가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아서 서현이와 대화를 나눴다. (머리를 비우고) 단순한 게 제일 좋다"며 원래의 모습을 되찾길 바랐다.

김서현은 9월 첫 등판에서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특급 유망주의 귀환을 알렸다. 3-3으로 맞선 7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 등판해 2이닝 23구 무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완벽투를 펼쳤다.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화가 3-4로 석패하면서 웃을 수는 없었지만, 김서현의 호투는 분명 빛났다.

과감한 승부가 돋보였다. 김서현은 KIA 강타자 최형우와 나성범을 상대하면서 직구만 7개를 던지며 윽박질렀다. 최형우는 공 3개로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나성범은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직구로 바로 붙어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나성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직구의 구속은 전광판에 159㎞로 찍혔다. KIA 홈구장에서 쓰는 투구 추적 장치인 호크아이로 측정한 구속이었다. 김서현은 거침없었다. 2사 1, 2루에서 이우성은 결정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한화의 최대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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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은 8회말에도 등판해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서건창과 김태군을 연달아 결정구 슬라이더를 사용해 각각 1루수 땅볼과 유격수 땅볼을 끌어냈다. 2사 후에는 박정우를 역시나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뺏으면서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빠른 투구 템포가 돋보였다. 김서현은 6타자를 상대하면서 3구 승부 2차례, 4구 승부 3차례, 5구 승부 한 차례를 기록했다. 양 코치가 김서현이 안 좋았을 때 지적했던 늘어지는 투구 템포가 완전히 교정됐다. 김서현이 자신 있게 바로바로 타자들과 싸워나가는 게 눈에 확연히 보였다.

김서현은 올해 한 단계 성장한 투구 내용으로 왜 그가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인지 증명해 나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반등할 수 있었던 비결로 시즌 도중 부임한 김경문 감독과 양 코치를 꼽았다.

김서현은 "어떤 경기 결과가 나오든 일단 항상 칭찬만 많이 해 주신다. 좋은 말만 계속 해 주시니까. 언젠가는 안 좋은 말도 듣고 내가 조금 더 바뀌어야 하는 말도 많이 들어야 하기도 한데, 아직은 시즌이다 보니까 감독님과 코치님이 일단 자신감을 잃지 않게 좋은 말만 계속 해 주시는 것 같다. 오히려 나는 그 말을 듣고 해서 자신감이 많이 붙어서 지금까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야구는 자신감이 있어야 상대랑 싸울 수 있다. 작년에는 피하기만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오히려 계속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해 주시니까. 그럴수록 내가 더 조심해야 하지만, 그래도 또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자신감이 많이 붙게 되니까. 그런 게 좋은 것 같다. 지금은 잘한다고 해 주시면 감사하게 듣고, 일상생활이나 그런 것은 내가 최대한 조심하면 되는 거니까. 일단 그런 말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 코치는 김서현이 8월에 흔들릴 때도 옆에서 묵묵히 방향을 잡아 주면서 금방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했다. 한화가 현재 치열한 5강 싸움을 펼치는 상황에서 김서현은 필승조에 없어선 안 될 카드이기 때문. 주현상과 박상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상황에서 김서현이 힘을 더 보태주면 한화는 필승조를 운용하기가 더 수월해진다. 김서현은 9월 들어 되찾은 감을 쭉 이어 가며 생애 첫 가을야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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