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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홍명보 감독 "선수들은 응원해달라…1차전과 변화 필요"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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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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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만 시브, 나승우 기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서 쏟아진 야유에 대해 당황했다고 인정하면서 선수들에게 만큼은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팬들과 마찰을 일으킨 수비수 김민재도 적극적으로 감싸안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있는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 오만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경기를 약 사흘 앞둔 7일 수도 무스카트에 있는 무스카트 국제공항을 통해 오만 땅을 밟았다. 15시간 여정 끝에 도착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등 태극전사들은 26명은 전날 밤 늦게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카타르 도하를 경유하는 긴 비행을 거쳐 무스카트에 왔다. 한국에서 오만으로 오는 직항편은 없다.

홍명보호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예상밖 졸전을 펼치며 0-0으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96위 팔레스타인과의 역사상 첫 A매치에서 전술 부재와 골결정력 미숙이 겹치면서 충격의 무승부에 그쳐 많은 비난을 받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서울월드컵경기장엔 야유가 가득했다. 그러다보니 이번 오만전 승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됐다. 약 20여명의 팬들의 환대 속에 빠르게 숙소로 향한 대표팀은 짧은 휴식 후 현지시간 같은 날 오후 6시, 한국 시간으로 오후 11시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홍 감독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뒤 팔레스타인전서 90분 내내 쏟아진 야유에 대해 솔직히 당황스러웠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보다는 자신에게 야유를 보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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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전은 명백한 졸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96위 팔레스타인을 만나 오히려 쩔쩔 맸다. 전·후반에 각각 한 골씩 내줄 뻔한 순간이 있었다. 전반전엔 오프사이드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 막판 일대일 위기 때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패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김민재와 붉은악마의 일종의 충돌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자신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야유는 이해할 수 있어도 선수들을 향한 야유는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민재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김민재 선수가 경기 끝나고 그랬다는 걸 나중에 봤다"고 입을 연 홍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민들을 위해 뛴다. 내가 아는 김민재는 팬들에게 감사하는 선수다. 팬들의 응원이 힘이 된다는 걸 알고 뛰는 선수다"라고 감싸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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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떻게 보면 나에 대한 것, 감독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들한테는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감독을 향한 비난은 받아들일 수 있다. 비난은 감독이 받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90분 내내 쏟아졌던 야유에 대해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러운 점이 없다고는 얘기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다만 "밖에서의 일은 밖에서의 일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선수들을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선수들을 향한 야유는 자제하고 응원을 보내주기를 당부했다.

이날 김민재는 무스카트 공항 입국 후 팬들의 사인 공세를 받으며 표정이 한결 밝아진 채 선수단 버스에 탑승했다. 이후 훈련에서도 밝은 미소를 지은 채 훈련에 임하며 최근 불거진 논란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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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무스카트 국제공항엔 20여명 정도의 교민들이 입국장에서 태극전사들을 기다렸는데 세계적인 구단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김민재를 향한 손짓이 줄을 이었다.

김민재가 한 걸음에 달려가 교민들이 준비한 축구공과 종이에 사인을 하는 등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김민재는 오만전에서 한국전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비록 홈이지만 전력이 떨어지는 오만이 빠른 역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힘과 스피드가 모두 빼어난 김민재가 한국의 최후방을 지키는 든든한 자물쇠다.

홍 감독은 오만에서 좋은 추억 다시 한 번 만들고 갈 것을 다짐했다.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지휘했던 홍 감독은 2011년 9월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서 오만을 2-0으로 잡았고, 이듬해 2월 무스카트에서 열린 원정 맞대결에서는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오만 원정에서 전반전 남태희의 선제골, 후반전 김현성, 백성동의 연속골로 편안한 승리를 거두며 올림픽 본성행을 확정했다. 오만의 과격한 관중이 경기장에 물병을 던지고 폭죽을 쏘며 한국 선수들을 괴롭혔지만 낙승하면서 당시 승리로 런던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홍 감독은 무스카트에서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이후 대표팀은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 획득이라는 쾌거까지 내달렸다. 당시 오만전 승리를 일궈낸 곳이 이날 훈련한 알 시브 경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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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도 당시 추억이 떠오르는 듯 "오만이라는 나라가 낯선 곳이지만 좋은 기운이 있던 곳이라 나쁘진 않다"고 반겼다.

홍 감독은 이어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오만전에 선수 구성 등에 변화를 줄 것임을 암시했다. 그는 "변화가 있을 거다. 줘야할 거 같다"며 "몇 년 동안 같이 지낸 선수들인데 난 훈련 하루 훈련하고 경기를 시작했다. 내 전체적인 색깔보다 선수들이 잘해왔던 걸 더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후반전에는 조금 변화를 줬고, 잘 이어졌는데 남은 이틀 동안 잘 수정해서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기존 대표팀에서 호흡이 잘 맞았던 선수들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홍 감독은 "팔레스타인전 직후 전체적인 경기를 놓고 봤을 때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는 모습 봤다는 얘기를 해줬다. 다음 경기가 있으니 잘 준비하자고 했다"며 선수들과의 결속력이 좋음을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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